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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선 Nov 01. 2017

인간과 동물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그런데 아주 작은 차이에 시간이 더해지면..

요즘 내가 아주 천천히 공들여 읽고 있는 책이 있다.


최초로 인간과 수화로 대화할 수 있었던 침팬지 워쇼.

그녀의 보호자이자 친구였던 로저 파우츠 박사가 쓴 [침팬지와의 대화]다.

평소 인간과 동물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란 없다생각했는데 역시다.


실제로 인간과 침팬지는 dna구조가 98.4퍼센트나 일치한다. 책에 따르면 이는 붉은 눈비레오라는 새와 흰 눈비레오라는 새들(차이를 구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가까운 종)보다도 인간과 침팬지가 가까운 종이라는 얘기다.


그런데도 인간과 침팬지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도 멀게 느껴진다. 마치 본질적으로 다른 생물인 것처럼.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까?


dna구조가 98.4퍼센트 일치한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단 1.6퍼센트의 차이가 이토록 큰 차이를 낳았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그 중요한 작은 차이는 뭐였을까. 책을 읽으며 나 나름대로 고민해본 결과는


'혓바닥의 길이 차이'다.


침팬지는 인간보다 혀의 길이가 짧아 다양한 소리를 내기 어렵다. 그래서 오랫동안 언어학자들은 언어능력이 인간만의 축복받은 특징이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침팬지들은 교육만 시키면 충분히 언어 능력을 갖추게 된다. 물론 말이 아니라 수화로 인간과 대화하는 능력이다.


이는 침팬지가 언어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말하기'능력이 부족한 것이라는 뜻이 된다.


말하기를 활용한 의사소통은 몸짓 언어를 활용한 의사소통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여기서 내 유추는 이렇다.

진화과정에서 침팬지와 갈라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축복받은 구강구조로 인해 말하기 능력이 폭발하게 된다.


말이 넘쳐나니 글이 필요하게 됐을 것이다. 말하기의 단점을 보완해줄 아주 좋은 수단이 글이니까.


글은 인간이 세대를 넘어서도 지식과 경험을 전달할 수 있게 된 중요한 포인트다.


인간은 부모의 교육과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 외에도

종이에 새겨진 글을 통해 어마어마한 지식을 축적해 나간다.


즉, 내 생각에 지금과 같이 인간과 침팬지가 본질적으로 다른 종처럼 보이게 된 이유는 바로 '혓바닥의 길이 차이'라는 아주 작은 요소(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요소)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다시 말하지만 인간과 동물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하지만 아주 작은 차이는 시간이 흐르면 어마어마한 차이를 만들어 낸다.


그러므로 나는 가장 인간적인 활동이 바로 말하고 쓰고 읽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열정에기름붓기에서 추천하는 책을 읽어야 하고(읽기) 열정에기름붓기 스케줄러에 적어야 하고(쓰기) 크리에이터 클럽에서 말해야 한다.(말하기)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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