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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Jul 12. 2020

[day 15] 몽마르트 언덕부터 에펠탑 야경까지

이래서 파리~ 파리~ 하는구나!

파리 여행 셋째 날은 몽마르트 언덕 가이드 투어를 하고 파리 야경을 구경하기로 한 날이다. 즉, 이 날도 일정이 매우 힘들다는 의미(ㅋㅋ) 아침 일찍 일어나서 부리나케 숙소를 나섰다. 남프랑스에서는 날씨가 여름에 가까웠는데 파리는 남프랑스와는 달리 선선한 가을 날씨였다. 긴팔 긴바지는 물론, 저녁에는 목도리가 필요한 날씨였다. 새삼 유럽의 날씨가 정말 오락가락하다는 걸 느꼈다.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서서 메트로를 타고 몽마르트 언덕 앞의 작은 공원에서 가이드 분과 다른 일행분들을 만나서 워킹 투어를 시작했다.  우리와 함께한 가이드 분은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사진을 찍어주시는 가이드 분이었다. 딱 이 각도로 사진을 찍으면 사진이 매우 잘 나온다며 찍어주신 우리의 투샷. 

 

언덕 윗쪽 길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모습을 찍으면 가장 자연스럽다고 하셨다.ㅋㅋ


옛날에는 몽마르트 언덕은 파리에서 못 사는 사람들이 모이는 동네였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한 예술가들이 술집과 카페에 삼삼오오 모여서 친목을 다지던 동네라고. 몽마르트 언덕을 구경하다 보면 실제로 고흐가 살았던 집도 구경할 수 있다. (내부를 볼 수는 없고 밖에서 구경하는 정도) 가이드 분이 몽마르트 언덕과 관련된 다양한 미술가들의 이야기들을 해주셔서 투어 하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게 구경할 수 있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다른 일행분의 사진을 찍어주시는 우리의 가이드분. 쌍 따봉 bb 드립니다.

몽마르트 언덕을 올라가는 길에는 유명한 '사랑해 벽' 도 있었는데 ㅋㅋ 당연히 우리는 여기서도 사진을 찍었다. 여행기 내내 썼듯이 방문하는 장소에 대한 사전 지식이 거의 없이 방문했고, 당일 SNS나 온라인을 뒤적이면서 정보를 찾았는데 이 사랑해 벽도 유명한 관광지였다. 프랑스의 젊은 예술가(?)가 만나는 여러 나라의 여행객들에게 해당 국가의 언어로 '사랑해'를 어떻게 쓰는지 노트에 써달라고 한 것을 본떠서 만든 벽이라고 한다. 


실제로 몽마르트 언덕길은 작은 골목들로 구성된 조용하고 오래된 동네 느낌이었는데, 이 사랑해 벽도 그 동네의 작은 동네 공원에 자리 잡은 아담한 벽 느낌이다. 모르고 가면 여기에 뭐가 있겠어? 하는 느낌. 동네 전체가 이런 느낌이다. 그냥 오래되고 조용한 동네인데 알고 보면 여기가 100년도 넘은 카페고, 술집이고, 여기서 고흐나, 드가 등 유명한 화가들이 모여서 놀았던 곳이고... ㅋㅋ


이렇게 동네를 감상하며 쭉 올라가다 보면 몽마르트르 언덕 꼭대기에 있는 몽마르트 성당이 나온다. 파리도 도시의 대부분이 평지이다 보니 이 정도 언덕 꼭대기만 올라가도 파리 시내 전경이 전부 보였다. 


대성당 앞에서 바라본 파리 시내 전경 & 간신히 성당건물과 나를 같이 찍는데 성공한 인증샷

파리 시내 저 끝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같은 곳이라서 그런지 대성당 앞에는 관광객들이 정말 많았다. 관광객이 많아서 그런지 기념품을 파는 사람들도 많았다. 문제는 이 기념품을 파는 사람들 중에 매우 적극적으로 호객행위를 하는 흑인들이 많았는데, 이 호객행위가 너무 적극적이라; 좀 위협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는 거... 몽마르트 대성당에서 투어 오전 파트가 마무리되고 점심시간이어서 언덕을 내려가는 길에는 가이드 없이 우리끼리 다녔는데, 내려가는 내내 관광을 마치고 내려가는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기념품 파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달라붙어서 좀 불쾌했다. 나는 다행히 덩치가 큰 남편이랑 같이 내려가고 있었고, 남편이 적극적으로 이 사람들을 차단해줬는데 여자끼리만 다니는 분들은 좀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시테섬을 지나 루브르 박물관의 외부 정원을 지나는 파리 시내투어를 했다. 어제 투어와 조금 겹치는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가이드분 마다 설명에 포인트를 주는 부분이 좀 달라서 오히려 더 재미있었다. 

파리 시청 건물.

파리 시내 투어를 하면서 시내 곳곳에 중세시대의 건축양식들을 반영한 다양한 건물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오랜 역사의 흔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도시들은 도시가 가지고 있는 건물과 골목의 모양 등 도시 그 자체가 관광의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 과연 문화대국이라고 불리는 프랑스의 저력이라고 생각했다. 파리 시청 건물 역시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양식을 철저히 반영해서 지어진 건물인데 그 외관의 화려함과 디테일이 저게 1800년대에 지어진 건물이라고!?라는 말을 수시로 하게 만드는 수준이었다. 


시내를 돌아 루브르 박물관의 정원을 투어 했는데 파리 왕실의 본궁이니만큼 가장 화려하고, 그 시대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건물이 루브르 박물관 건물이라고 한다.  

첫날에는 내부의 전시를 관람하느라 외부 건물은 구경하지 못했는데, 본궁인 만큼 외관의 장식과 디자인의 화려함이 대단해서 외관을 구경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 궁궐의 화려한 인테리어와 외관 디자인에 비해서 정원의 디자인은 넘나 듬성듬성하고 소박했다. 왕의 정원이라고 하는데 넓은 부지에 비해서 너무 헐빈하고 그나마 있는 나무도 작고 귀여운 모양으로 다듬어진 나무들이 듬성듬성 놓여있는 정도? 


작고 아담한 나무 앞에서 ㅋ 보시다시피 정원인데 뭔가 황량한 느낌이다.

뭔가 넓은 부지에 비해서 부실해 보이는 이런 느낌이 중세시대 프랑스 조경의 특징이라고 한다. 땅의 넓이나 길의 크기는 어마어마하게 넓은데 그걸 채우는데 힘쓰는 것보다는 그 규모에 집중하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정원을 지나 콩코드 광장, 그리고 샹젤리제 거리 입구에서 가이드와 함께하는 워킹투어가 마무리되었다. 



샹젤리제 거리 한복판에서ㅋ 횡단보도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너무 무서웠다.

어제는 샹젤리제 거리 초입 부분에서 개선문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했기 때문에 오늘은 샹젤리제 쪽을 걸어서 구경해보기로 했다. 우리는 대로변을 중심으로 이동했는데 큰 도로를 중심으로 구경한 샹젤리제 거리의 분위기는... 각종 브랜드들이 모여있는 넓~은 쇼핑거리 같은 느낌. 명동 같은 느낌이었다.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명품 브랜드들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 여행에는 쇼핑은 해당사항이 없었으므로 그냥 큰 길로만 구경하면서 다녔다.  마침 샹젤리제 거리에 유명한 마카롱 집이 있다고 해서 먹으러 가보기로. 처음에 방문한 곳은 라뒤레였는데, 과연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다 모여있는 느낌. 들어가는 입구부터 줄을 서야 하는데, 안에서 차를 마시면서 먹을 사람들과 마카롱만 사서 갈 사람들의 줄을 구분해서 받는 것 같았다. 


라뒤레의 마카롱 마카롱 뿐만 아니라 조각케잌도 팔더라.

꽤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우리가 마카롱을 엄청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도 하고 예매해 놓은 유람선 시간이 좀 촉박하게 남아있어서 가게와 마카롱을 구경하고는 그냥 나왔다. 그렇게 나와서 뭔가 마카롱 한 번은 먹어보고 싶어서 찾다가 '파리에서 마카롱으로는 사실 여기가 더 유명하다!'라는 느낌의 후기를 발견했고, 마침 가는 길에 피에르 에르메 매장이 있길래 가장 유명하다는 이스마한을 샀다.  뭔가 쇼핑몰 1층에 있는 팝업스토어 같은 느낌의 매장이었는데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고, 줄을 안서도 금방 구매할 수 있어서 퀵하게 마카롱을 포장해서 나왔다.


감동스러운 맛의 이스파한

바토무슈 선착장에 도착해서야 포장을 뜯었다. 가장 유명하고 시그니처 메뉴라고 해서 큰 기대 없이 한 입 베어 물었는데 먹자마자 깜짝 놀랐다. 너무 맛있어서; 먹어보기 전에는 대체 장미맛이 어떤 맛이길래 맛있다고 다들 난리인 거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오 세상에. 뭐 장민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산딸기의 맛과 꼬끄의 향기로운 맛이랑 안의 필링이 진짜 절묘하게 어우러져서 정말 맛있는 맛이었다. (이렇게 밖에 표현 못하는 나의 어휘력의 한계가 답답하다.) 마카롱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남편도 맛있다고 인정한 맛. 한 개에 16유로가 넘는 가격이었지만 그 가격을 주고 먹을만한 맛이었다. 나중에 프랑스에서 유학했던 지인이 이야기하길, 본인은 라뒤레보다 여기가 훨씬 더 맛있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이 라뒤레만 알고 여기를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속상했다고 하더라 ㅋㅋㅋ 본인도 여기가 더 맛있다고 생각한다고ㅋ. 여하튼 디저트 좋아하는 파리 여행객이라면 꼭 드세요 제발!! 



이 날 저녁에는 파리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유람선을 타는 일정이었다. 내 유럽여행의 모든 일정을 담당한 남편이 저녁 일정의 가이드였다. ㅋㅋ 참고로 우리는 이 유람선을 타러 가는 길에 배가 매우 매우 고파서 예민해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유람선 선착장에는 뭐 사 먹을만한 게 전혀 없으니 미리 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오시는 것을 추천한다. 


바토무슈 선착장. 그리고 배고파서 피곤한 우리.


유람선은 2층 외부 좌석과 1층 실내 좌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밤에 맞는 강바람이 생각보다 힘들기 때문에 옷을 단단히 챙겨 입으시길. (10월 기준)  당연히 2층 좌석에서 구경하는 게 훨씬 운치 있어서 우리는 2층에 자리를 잡았다.  낮에 보는 파리보다 밤에 보는 파리가 훨씬 더 운치 있었다. 사람들이 왜 파리를 낭만의 도시라고 하는지 잘 이해를 못했었는데 유람선을 타고 바라본 파리 야경은 진짜 멋있었다. 강물에 비친 불빛들이 만들어내는 멋진 야경을 보고 있으면 고흐의 그림이 진짜 파리를 눈으로 보고 그린 그림이라는 게 실감 났다. 

그림같은 파리의 야경. 강물에 비친 불 빛들이 멋있었다.



바토무슈 유람선을 낮에 타는 사람도 있던데 꼭, 반드시 밤에 타서 야경을 구경하시라는 말을 하고 싶다. 낮에 구경했던 파리의 유명한 경치들을 멋진 야경으로 다시 복습하는 느낌으로 멋지게 투어 할 수 있다. 특히 에펠탑이 보이는 구간부터는 파리의 낭만이 폭ㅋ발ㅋ 하는 느낌...  에펠탑 뭐 있나 싶었는데 에펠탑이 보이는 구간부터는 난간에 붙어서 사진도 잘 안 찍고 하염없이 야경만 구경했다. 구경하는 내내 '와 에펠탑 볼만하네, 진짜 멋지네' 이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철탑 덩어리가 뭐가 멋있냐고 하면 할 말 없지만... 강바람&주변 야경과 함께 보는 에펠탑은 진짜 멋있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한번 오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진짜 멋져요. 파리 야경. 특히 불 들어온 에펠탑은 진짜 더 멋져요.


유람선 투어를 마치고 걸어서 에펠탑을 구경하러 갔다. 선착장에서 에펠탑이 보이는 공원까지 걸어갔는데. 이때 남편이랑 밤거리를 걸으면서 사람들이 왜 파리를 좋아하는지 알겠다고 이야기했다. 낮이랑 느낌이 완전 다른 도시가 되었다고. 낮에 돌아다닐 때 보다 밤의 분위기가 훨씬 멋진 도시였다. 남편이랑 같이 걸어서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 ㅋㅋ 


에펠탑의 야경을 구경하기에 가장 좋다는 샤이오궁에 도착하니까 궁궐 앞 광장에 사람이 정말 많았다. ㅋㅋ 그 광장에서 버스킹을 하고, 노래를 틀어놓고 춤을 추거나 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삼삼오오 모여서 술을 마시는 사람도 많아서 정말 젊은 분위기였음. 



조명이 들어와서 여러가지 색깔로 빛나는 에펠탑


샤이오궁 광장 앞에 자리를 잡고 한참 동안 야경을 구경했는데 각종 색깔로 바뀌기도 하고, 반짝반짝 불이 들어오기도 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우리처럼 여행 온 젊은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보였는데 장소가 장소인지라 ㅋㅋㅋ 진짜 최선을 다해서 SNS를 하더라. ㅋㅋㅋ 사람들 인증샷 찍는 구경도 하고 버스킹 하는 것도 구경하면서 한참을 에펠탑과 에펠탑에 들어오는 조명과, 그 에펠탑을 구경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걸로 파리 여행 셋째 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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