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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Aug 24. 2020

[day 24] 바티칸 투어

성 베드로 성당 & 바티칸 투어

한창 시간을 여유롭게 부리던 독일과 달리 이탈리아에서의 일정은 유럽여행 중에서 빡센 강행군 일정이었다. 거의 매일매일 투어가 잡혀있었기 때문. 이탈리아 여행의 첫 투어는 바로 바티칸 투어! 거의 종일 투어였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집합 장소에 모였다. :)


바티칸 투어는 바티칸 박물관 + 성 베드로 성당 + 시스티나 예배당을 투어 하는 일정으로 구성되었다. 바티칸 투어를 할 때는 짧은 치마나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을 경우, 베드로 성당이나 시스티나 예배당에 입장을 못할 수 있으니 복장에도 신경 쓰는 게 좋다고 한다.

바티칸 박물관 입구에서 :)
박물관에서 보이는 베드로 성당의 지붕


바티칸 투어 중에는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나름 남편이 열심히 찍는다고 찍었는데 찾아보니 돌아봤던 것 중에 정말 일부분만 남아있네 ㅜㅜ

눈으로 관람하기 바빴던 것도 있고 워낙 설명할 거리가 많은 장소다 보니 가이드분이 설명해주는 것을 따라 쫓아가는 것에 집중하기 바빴다. ㅋㅋ


바티칸 박물관에는 헬레니즘 시대에 만들어진 오래된 중세시대의 주요 그림, 조각 등이 보관 및 전시되어있었다. 그리고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우리가 이름을 들어본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들도 바티칸 박물관 안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라파엘로 - 변화산의 그리스도

라파엘로, 다빈치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대의 다른 작가들의 그림들도 많이 전시되어있었고, 그 그림들 중에도 멋있게 감상했던 작품들이 많았는데 사진을 찍어놓지 않은 것이 아쉽다. ..ㅠ 앞으로 이런 여행을 하게 된다면 최대한 사진도 많이 남겨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여행기를 쓰려고 자료를 찾다 보니 내가 사진을 귀찮아했던 게 많이 후회된다.  미술작품 등을 전시해놓은 박물관을 지나면 정원 같은 곳이 나오는데, 벨베데레의 정원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공간이다. 이 벨베데레의 정원에는 헬레니즘 시대 및 고대 그리스의 조각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 진품과 가품이 섞여있다고 한다.


바티칸 투어는 꼭! 반드시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전시된 전시품들이 워낙 유명하고 오래된 것들이 많고, 각각의 조각과 전시품, 그리고 박물관에서 성당으로 이어지는 복도를 장식하는 장식, 바닥의 모자이크 장식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상징들도 정말 풍부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기독교 역사 및 유럽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을 포인트별로 잘 설명해주는 가이드를 만나서 투어를 하는 게 훨씬 풍부하게 내용을 기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가이드 언니 설명을 들으면서 놀라는 중인 나
실감 나는 표정과 근육 묘사로 유명한 라오콘 상
가장 아름다운 남자 조각이라는 별명을 가진 아폴로.
역사가 아주 오래된 고대 유물들이 전시되어있어서 볼거리가 풍부함.

어떻게 그 옛날에 저렇게 사실적이고 디테일 쩌는 조각을 만들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 투어를 했다. 미술이나 예술에 문외한이라고 하더라도 바티칸 박물관내에 있는 미술작품이나 조각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임팩트를 갖고 있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단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부터 내부 장식의 디테일이나 화려함이 대단해서 감탄을 금치 못하는 수준이다.


바티칸 박물관을 먼저 방문하고 나서 바티칸 박물관 내부에 있는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었다. 투어 가이드분이 바티칸 투어를 하면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이곳 내부 푸드코트밖에 없는데 맛이 없기로 유명하다며, 맛을 보고 너무 실망하지 말라고 미리 친절하게 경고해주셨다. 비싸고 맛없지만 지금 여기서 먹지 않으면 투어가 종료되는 오후 시간까지 먹을거리를 사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으니 배를 채워두라고 하셨다. ㅋㅋ  아! 생각보다 투어 하면서 걸어 다니는 양이 많으니 초콜릿이나 과자 같은 주전부리를 꼭 많이 챙겨가시기를 추천한다. 투어 후반부쯤에는 남편이나 나나 둘 다 좀 많이 지쳤어서, 챙겨간 초코바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정말 기대를 안 하고 가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먹을만했던 점심 ㅋ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나서 오후 투어 시작! 바티칸 박물관과 성 베드로 성당은 다 연결되어있었다. 오후 투어에는 베드로 성당으로 이동하는 복도와 교황들이 머물렀던 집무실 및 가톨릭이 사용했던 각종 공간들을 둘러보는 투어를 했다.


과연, 유럽을 주름잡았던 종교의 수장이 머무는 공간이었다는 게 실감이 날 정도로 엄청나게 화려하고 사치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이건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정말 실제로 방문해서 봐야 한다. 그 화려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이러한 장식들이 만들어진 시기의 우리나라를 생각해보면..... 정말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이다.

천장과 복도의 벽면에 모두 지도 및 성화, 그림으로 꽉 채워져 있다.
자세히 보면 작은 조각들을 하나씩 연결해서 바닥을 장식했다.

그 당시에 가장 비싼 청색 원석을 조각조각 내서 모자이크화로 바닥을 장식했다.  중세시대에 가장 비싼 염료가 청색 염료였는데, 저 청색 모자이크 타일이 얼마나 비싼 재료였을지....  그 비싼 자재를 다른 곳이 아닌 '바닥'을 장식할 정도였으니 과연 교황의 위세가 대단했나 보다. 투어를 하다 보면 그 시대 최고의 화가를 데려다가 교황의 집무실이나 사적 공간을 채울 그림을 그리도록 한 방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중 최고로 치는 것이 바로 라파엘로의 방.  유명한 아테네 학당 그림도 라파엘로의 방에서 관람할 수 있다. 진짜 모든 벽면을 그림으로 꽉꽉 채워서 꾸며놓았는데 이후에 교황의 사치스러운 생활이 왜 지적받았는지 알 것 같은 수준이다.

 

아테네 학당 - 라파엘로

이렇게 교황들이 사용하던 집무실과 여러 공간들을 지나고 나면, 바로 베드로 대성당에 들어갈 수 있다. 들어가자마자 정말 입이 떡 벌어지는 규모와 화려함에 눈을 뗄 수가 없는 수준이다. 이곳이 바로 가톨릭의 수장이 머무는 가장 큰 성당인 베드로 성당. 실제로 성당의 규모가 정말 크고 넓고 높아서 공간감이 잘 안 느껴질 정도이다. 천장에 쓰인 라틴어 알파벳 하나의 높이가 2미터라고 하니, 그 위엄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나시는지? 입장하자마자 둘러보는데 약간 멀미가 나는 느낌이었다.

정말 대박이예요.


나는 크리스천이지만, 자신이 어떤 종교를 가졌는지에 관계없이 살면서 꼭 한 번은 방문해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 공간이 주는 엄청난 위압감과 화려함은 실제로 꼭 한 번쯤은 봐야 한다!

아.. 아줌마 ㅠㅠ 손좀...ㅠㅠ

이 성 베드로 성당의 건축, 조각 등은 당대 최고의 예술가라고 지칭되는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베르니니 등이 총 투입되었는데, 돈과 시간과 천재가 만나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작품들이 건물 곳곳에 박혀있는 수준이다. 이 청동으로 만들어진 조각물은 베드로 성인의 무덤을 덮는 캐노피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청동 조각물을 만들기 위해 이탈리아 전역의 청동을 모두 쓸어 모았다고 하는데, 사진으로 봐서 감이 잘 안 오시겠지만.. 정말 어마어마한 크기와 위용을 자랑한다.


피에타

베드로 성당의 한쪽에는 유명한 피에타 조각도 전시되어있다. 어떤 미친놈이 피에타 조각을 테러하는 바람에 유리 보호막으로 가려져있지만 조각을 감상하는 데는 충분하다. 이 조각에 대한 썰을 가이드분이 풀어주셨는데, 앞에서 봐도 위에서 봐도 균형적으로 완벽한 조각이라고... 모든 방향에서 봐도 완벽하게 보이도록 조각했다는 것. 이 조각이 너무너무 유명해졌는데, 사람들이 20대 초반인 미켈란젤로가 이런 대작을 만들었다는 것을 믿지 못하자 화난 미켈란잴로가 성모 마리아의 옷을 가로지르는 띠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대성당 내부를 투어하고 나서, 전망대를 올라갈 것인가 말 것인가 엄청 고민했다. 엘리베이터가 없기 때문에 전망대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야 했는데 우리는 이미 너무 지쳐있어서 ㅠㅠ 올라갈지 말지 엄청 고민했다.  결론은 올라가 보기로 했음.


전망대 입장권! ㅎㅎ

전망대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대성당 내부의 돔 위쪽까지 올라가 볼 수 돼있고, 외부에서 전망을 볼 수 도 있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다. 자, 올라가는 길과 성당 내부 돔 위쪽의 광경은 동영상으로 봅시다.

대성당 전망대를 올라가는 과정



전망대를 올라가다 보면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나온다.  거기서 앞을 내려다보면 성 베드로 광장을 관람할 수 있다. 베드로 성당을 중심으로 열쇠 모양으로 설계된 광장. 교황이 매주 일요일마다 미사를 하고 관람객들을 만나는 장소가 바로 이곳!

성 베드로 광장 & 베드로성당 지붕


옥상 전망에서는 바티칸 시국 전경과 주변을 관람할 수 있다. 그리고 이쪽 전망대에 기념품샵도 있더라. 들어가 보진 않았지만 옥상 전망대에 기념품샵(성수? 같은 걸로 인증?을 받은 물품들을 판다고 한다.)이 있어서 특이했다.  이렇게 전망대까지 구경하고 나서 바티칸 투어는 마무리 :)  투어가 마무리될 때쯤에는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해서 퀵하게 숙소 근처  KFC 치킨을 사서 호텔로 복귀했다.  알차게 여행했던 이탈리아 투어 두 번째 날도 이렇게 마무리!


   

베드로 성당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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