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Sep 01. 2024

아들의 박사학위 졸업식에서

기다리던 2024년 8월 29일은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날이다.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긴 공부 끝에 마침내 박사학위를 받으며 아들이 졸업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공부와 시험에 대한 부담, 어려움과 답답했을 시간을 이겨내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어 낸 아들에게 고마움과 축하의 말을 기회가 날 때마다 반복했다. 고장 난 녹음기처럼....

우리 정 씨 집안의 첫 박사 탄생이다. 박사 집안에서 박사가 난다고, 아들이 박사의 첫출발을 하였으니, 앞으로 후세에도 박사로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

10일 전쯤 서울대학교 총장에게서 우리 집으로 제78회 후기 학위수여식 초청장이 왔다.

졸업식 전날, 축하를 위해 KTX로 여러 명이 서울로 이동해 아들 집에 머무르고, 졸업식 당일 서울에 사는 친척과 친구가 합류했다.

10시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학사와 석사 졸업식이 진행됐다. 졸업식장 가득 젊음의 열기가 바깥 기온보다 더 뜨거웠다. 졸업식을 축하하려는 듯 날씨는 맑았고, 아직 여름인 8월, 기온은 높았다. 학교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졸업식 옷은 여름용이 없어 두꺼웠다. 더운 날 두꺼운 옷을 입은 아들이 땀을 흘려 안타까웠다.

점심을 먹고 오후 2시, 신임 박사에게는 단과 대학별로 박사학위 후드착의식이 열렸다. 석사 졸업식 때는 없었던 행사다.

아들 덕분에 박사 졸업식을 처음 본다. 아들이 아니었으면 못 했을 구경이다. 단과대학장이 신임 박사에게 축하와 당부의 말을 하는 것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이어서 후드 착의식.

신임 박사학위자 뒤에 선 논문지도 교수(학과장)가 졸업복 위에 뒤에서 앞으로 목걸이처럼 후드를 걸쳐주면 앞에 선 단과대학장이 앞을 다듬어 주었다. 단과대학장이 신임 박사에게 학위기를 주었다. 박사에게는 졸업장 대신 학위기를 준다.

단과대학장, 신임 박사, 논문지도 교수 세 사람이 나란히 서서 기념 촬영을 한 후, 세 사람은 그대로 있고, 축하하러 온 가족과 친척, 친구를 무대 위로 불러 또 기념식 촬영을 한다.

교수진이 퇴장하고, 졸업생과 가족이 모여 자유롭게 축하하고 사진 촬영하는 것을 끝으로 박사 후드 착의식이 끝났다.

목요일 졸업식부터 일요일까지 아들 집에 축하하러 온 친구들 대접을 끝마치고 다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아들은 서울 집에 남고, 우리는 KTX에 탔다. 차창 밖으로 풍경이 빠르게 지나간다.

의자에 앉아서 패티김의 '구월의 노래'를 듣다 보니 정신없이 바쁘게 보낸 아들과의 시간이 풍경보다 더 빠르게, 때론 천천히 흘러간다. 졸업식과 손님맞이 준비 과정은 빠르게, 아들이 기뻐서 행복해하며 웃는 모습의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박사로 살아갈 아들이 전문가로서 우리나라를 밝히

고 이롭게 했으면 좋겠다. 또한 늘 건강하고 행복하게 더 발전해 가기를 믿으며 바란다.

고맙고 자랑스러운 아들아, 사랑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족의 소중함, 있을 때 잘해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