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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Jun 20. 2023

단오에는 드래곤보트를 타요

음력 5월 5일 단오절(端午節)


단오절하면 떠오르는 건 신윤복의 <단오풍정>이다. 실제로 해본 적은 없지만, 단오에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뛰기나 씨름을 한다고 배웠던 그 풍경을 담은 그림이다.


신윤복 <단오풍정>


중국에 있을 때는 대나무 잎이나 연잎으로 감싼 찰밥-쫑즈(粽子)를 먹었다. 중국에 가고 몇 년이 지나서 단오절이 법정 공휴일이 되기도 했다. 홍콩에 오고 나서 알게 된 것은 단오절의 공식 영어 명칭이 "드래곤보트 페스티벌Dragon Boat Festival"이라는 것이었다.


드래곤보트라니? 창포물에 머리를 감아야 하는 단오절이 용이나 배와 무슨 연관이 있다는 말인가. 호기심이 일어 단오절의 유래에 대해 찾아보았다.


단오절 그리고 드래곤보트


단오절의 풍습은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의 정치인이자 시인인 굴원(屈原)에게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는 초나라에서 추방당했지만 충심에 강물에 투신했다. 그게 마침 단옷날이었고, 그가 투신을 하자 근처 백성들이 배를 몰고 나와 그를 구해내려 했다. 하지만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슬퍼하며 쫑즈를 물에 뿌리며 애도했다고 한다. 그 후 단옷날이 되면 배를 몰고 나와 경기를 하는 "드래곤보트 경기(賽龍舟)"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2000년 동안 단오절이면 쫑즈를 먹고, 드래곤보트를 타는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다 1976년 홍콩에서 지금과 같은 국제경기로 만들었다고 한다.


Photo by Joshua J. Cotten on Unsplash


드래곤보트(龍舟)는 용 모양으로 생긴 길고 납작한 나무배다. 요즘은 나무가 아닌 다른 소재로 만들기도 한다. 흔히 한 줄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각기 양쪽으로 노를 젓고, 총 8-10명이 타는 작은 배, 18-20명이 타는 일반적인 크기와 48명이 함께 탈 수 있는 30미터짜리 대형 배도 있다. 단오절이 다가오면 홍콩에서는 크고 작은 드래곤보트 시합이 열린다. 시합에 나가는 배는 용 모양으로 요란하게 장식을 한다. 뱃머리는 용의 머리로 후미는 용의 꼬리모양으로 장식을 하고, 배 앞에는 전통 북을 치는 드러머가 자리를 잡는다.


경기 규칙은 단순하다. 누가 더 노를 한 마음으로 빨리 저어서 결승점에 도착하느냐. 거리는 레이스마다 다른데 200m부터 500m까지 다양하다.


홍콩 서북쪽 춘완(荃灣)에서는 지난주 이미 경기가 열렸다. 단오절 당일(올해는 6월 22일)에는 스탠리 해변에서 ‘스탠리 드래곤보트 레이스’가 열린다. 한국인에게도 유명한 관광지인 ’스탠리 마켓‘에서 도보거리에 있다. 스탠리 드래곤보트 레이스에는 홍콩에 있는 회사나 동호회 등에서 남자, 여자, 혼성 부문에 팀을 이뤄 참가한다. 올해 혼성팀에만 119팀이 참가한다고 하니 그 규모가 엄청나다. 참가자들은 좁은 해변과 도로까지 연결되는 길에 천막을 치고 경기를 준비하고, 일부 회사에서는 요트를 빌려 바다 위에서 경기를 구경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사이쿵(西貢), 샤틴(沙田), 타이포(大埔)등 여러 지역에서 레이스가 열린다.


주말(6월 24-25일)에는 ‘홍콩 국제 드래곤보트 경기’가 열린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여러 팀들이 참가한다고 한다. 이스트 침사추이 산책로에서 볼 수 있다고 하니 같은 시기에 홍콩에 여행을 온다면 우연히 길쭉한 배를 탄 사람들이 미친 듯이 노를 저어 바닷물을 가르고 500m를 질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세한 내용은 홍콩 관광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오절 당일에 열리는 ‘스탠리 드래곤보트 레이스’에 우리 회사도 참가를 한다. 그리고 나도…! 깊이 생각하지 않고 참가신청을 했는데 10주간 토요일 새벽에 일어나 연습을 하고 투톤 팔뚝을 얻었다. 드래곤보트 도전기는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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