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일잘러가 되는 방법-4
"지금이 분야는 굉장히 격렬한 시기입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는 현재 AI 분야의 열기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AI는 새로운 질병 치료법이나 무한한 에너지원처럼 인류를 위한 엄청난 약속을 품고 있지만, 동시에 잘못된 가치관으로 개발될 경우의 위험성이라는 양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최근 와이어드(Wired)는 노벨상 수상자이자 구글 AI의 심장인 딥마인드를 이끄는 데미스 하사비스와 함께 인공일반지능(AGI), AI 시대의 경쟁, 그리고 우리가 맞이할 미래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의 인터뷰에서 드러난 핵심적인 통찰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딥마인드의 20년짜리 미션, '지능을 해결하고 그 지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대한 계획은 이제 15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을까요? 하사비스는 "저희가 예상했던 대로 거의 정확하게 잘 가고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그렇다면 AGI는 얼마나 가까이 와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앞으로 5년에서 10년 사이에 우리가 정의하는 AI가 나올 확률이 한 50% 정도 된다고 봅니다."
그가 말하는 AGI는 단순히 똑똑한 챗봇을 넘어, "인간이 가진 모든 인지적 능력을 어느 정도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마음이 일반 지능이 존재한다는 유일한 증거이기에, AGI 역시 모든 영역에 걸쳐 일반화된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사비스는 현재의 AI가 아직 AGI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를 명확히 짚었습니다. 바로 '일관성'의 문제입니다.
"어떤 분야에서는 저희 알파폴드 시스템으로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를 금메달 수준으로 풀 수 있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시스템들이 때때로 고등학교 수학 문제나 심지어 단어의 글자 수를 세는 것조차 실수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 기대하는 바와는 다릅니다."
이처럼 특정 영역에서는 초인적인 능력을 보이다가도 기본적인 작업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은, 시스템이 아직 완전히 일반화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추론, 계획, 기억과 같은 핵심 능력에서 여전히 빈틈이 존재하며, 이것이 채워졌을 때 비로소 우리는 AGI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중국이 AGI를 먼저 갖게 되면 우리는 끝장"이라는 '하드 테이크오프' 시나리오에 대해 하사비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AI가 스스로를 개선하며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지만, 점진적으로 발전할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정학적 경쟁이 AI 개발에 미치는 압박은 분명한 현실입니다.
"지금이 분야는 모두가 알다시피 굉장히 치열한 시기입니다. 우리는 당연히 AI 시스템들이 해낼 수 있는 놀라운 일들을 모두 원하죠. 하지만 동시에 걱정도 있습니다. 최초의 AI 시스템이 잘못된 가치관으로 만들어지거나 안전하지 않게 개발된다면 그 또한 매우 위험할 수 있거든요."
그는 두 가지 큰 위험, 즉 ① 나쁜 의도를 가진 행위자의 기술 오용과 ② AI 자체의 기술적 통제 실패 가능성을 지적하며,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스마트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러한 규제는 한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반드시 국제적인 협력과 공조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하사비스는 단기적으로는 AI가 생산성을 높이는 강력한 '도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도구들을 자연스럽게 다루는 사람들은 생산성이 10배나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제가 해주고 싶은 말은 이런 새로운 시스템에 깊이 몰입해서 이해하라는 거예요. 여러분이 무엇을 하든, 이런 새로운 도구들을 정말 잘 활용하는 사람이 되는 거죠."
하지만 AGI가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는 의사의 진단은 AI가 돕거나 대체할 수 있어도, 간호사의 '돌봄'과 '공감'처럼 인간적인 가치가 필요한 영역은 여전히 우리의 몫으로 남을 것이라고 예시를 들었습니다.
인터뷰의 하이라이트는 그가 제시한 20~30년 후의 미래 비전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잘 풀린다면, 인류는 '급진적 풍요(Radical Abundance)'의 시대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합니다.
"AI는 질병을 치료해서 훨씬 더 건강하고 긴 수명을 누리게 하거나, 핵융합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아낼 겁니다. 우리는 인류가 최대한 번영하는 시대, 즉 별들로 여행하고 은하를 개척하는 시대에 들어서게 될 겁니다."
기후 변화나 자원 분배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인류가 과연 그런 풍요를 공평하게 나눌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에, 그는 강력한 반론을 제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물 접근성은 앞으로 엄청난 문제가 될 겁니다. 해결책은 해수 담수화지만,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들죠. 그런데 만약 핵융합 등으로 에너지가 사실상 공짜가 된다면 어떨까요? 갑자기 물 접근성 문제가 해결되는 겁니다. 물은 더 이상 누가 강을 통제하느냐의 제로섬 게임이 아니게 되죠."
AI가 에너지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인류의 사고방식 자체를 제로섬 게임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데미스 하사비스는 AI가 가져올 변화가 산업 혁명보다 훨씬 더 클 것이며, 그로 인한 두려움과 반발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이 일을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저는 종종 만약 제가 AI처럼 혁명적인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우리 미래에 대해 정말 걱정할 것 같다고 말하곤 해요. 물론 AI 자체도 하나의 도전이죠.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제대로 다룬다면, 이 도전은 다른 문제들을 실제로 도울 수 있는 것 중 하나입니다."
그의 말처럼, AI는 인류에게 주어진 가장 큰 도전 과제인 동시에, 우리가 직면한 다른 모든 난제를 해결할 열쇠일지도 모릅니다. 그의 낙관이 현실이 되기를, 그리고 그 과정이 안전하고 지혜롭게 진행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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