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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디 Jun 08. 2023

나를 지탱하는 습관의 힘

변화의 3개월

올 해 초, 유난히 자신감이 뚝뚝 떨어지고 내면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내면의 삐용삐용 적신호가 오면 이제는 전보다 빠르게 알아차린다. 외면하면 나중에 더 큰 폭풍이 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 특히 이번에는 늘어난 체중으로 몸에도 좋지 않은 신호가 와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생각에 변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에도 100일간 1일 1운동을 실천해보았기에 나를 믿고 의지를 다졌다. 그리고 지금, 시작한지 100일이 얼마 안 남은 시점. 나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   

    잠에 드는 과정이 이전보다 편안하고 숙면을 한다.  

    체중이 이전으로 돌아왔다.

    코어의 힘이 생겼다.

    긍정적 에너지가 다시 살아났다.  



지난 100일간, 내가 가져간 습관은 다음과 같다.



1. 아침 운동 루틴 만들기


일단 하루의 기분을 결정하는 '아침'을 잘 보내기 위한 루틴을 만들었다. 예전의 나는 아침 준비 시간을 최소화하고 잠을 더 자는 쪽을 선택했는데 루틴을 만들기 위해 평소보다 30분 일찍 일어나기 시작했다. 스트레칭이든, 요가든, 홈트든 컨디션에 따라 10~ 20분 운동을 하고 출근 준비를 한다. 일어나자마자 졸린 눈을 비비며 세수하고 옷 입고 나오기 급급하면 하루가 정신 없이 시작되고, 기분도 썩 유쾌하지 않다. 30분만 더 일찍 일어나 몸의 활력을 높이고, 여유롭게 준비하고 나오면 하루의 시작이 기분 좋은 성취와 함께 시작된다. 마음이 불안정할 때 이런 습관 하나만으로도 작은 안정감이 싹튼다.


아침에 하는 요가를 가장 좋아한다.



2. 더 많이 걷기


걷기는 특히 기분 전환을 위해 많이 추천 받는 방법이다. 출퇴근을 조금이라도 더 걸을 수 있는 루트를 선택했다. 대중 교통을 탈 수 있는 스팟이 5분과 15분 거리 2곳이라면 15분 거리를 택한다. 특히 요즘 같이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이 시간이 굉장히 소중하다. 오디오북을 감상하며 계절의 변화에 집중하여 걷다보면 이 시간이 즐겁게도 느껴진다. 나는 요즘 걷기를 통해 현재에 집중하는 힘을 기르는 연습을 한다. 잡생각은 잠시 접고, 자연과 거리의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내가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출근길 육교를 건너며 보는 남산 타워 풍경을 제일 좋아한다!





3. 건강하게 먹기


변화를 시작하기 전까지 우리 집 냉장고에 식재료는 별로 없었고, 거의 배달 음식을 시켜먹었다. 몸도 마음도 기운이 없으니 귀찮아서 자주 시켜먹었는데 시켜먹음으로써 괜히 또 자책감이 들어 악순환이 생겼다. 변화를 위해 요리를 다시 시작했다. 처음에는 체중 조절을 위해 식단을 신경 써서 했는데 지금은 맛있는 음식은 편하게 즐기면서 요리의 횟수를 늘렸다. 요리는 단순히 몸 건강 뿐 아니라 나를 위해 한끼를 준비하는 과정이 또 다른 성취감을 줘서 마음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요즘은 아침 기상 시간을 더 당겨서 아침 식사도 챙겨먹고 있다.


간편한 포케를 자주 해먹었다.




꾸준히 가져온 습관들은 이 세 가지이고 이 외에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더 해주고,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상황과 고민을 털어놓고 지지와 응원을 받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조금씩 변화의 싹을 보고 있다. 물론 변화를 시도했을 때 바로 결과가 나오진 않는다. (체육 교육을 전공한 남편 왈 :꾸준한 운동을 통해 몸의 변화를 얻기 위해서는 8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중간 중간 감정이 더 요동친 날들도 있었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으나 조금씩 보이는 변화들이 다시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효과 보다는 10초라도 시도한다는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운동을 적어도 30분 이상은 해야 효과가 있다는 강박을 가졌다면 꾸준히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나의 컨디션에 따라 때로는 더 많이 하고, 때로는 짧은 스트레칭만 하더라도 시도를 했다는 것에 방점을 두니 과정을 더 즐길 수 있었다.


행복은 상태가 아니라 과정이라 했다. 조금씩 나를 위한 습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곧 나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길임을 몸소 느꼈다.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무기력함에 빠졌던 내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에너지를 다시 채울 수 있었던 것은 자동화된 삶에만 나를 맡기지 않고 '나'를 위한 선택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작은 습관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낀 시간들이다. 거창한 이벤트에서 오는 행복은 영원하지 않다. 일상에 내 힘으로 작은 것들을 꾸준히 해나갈 때, 내가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간다는 그 느낌이, 행복한 삶을 만드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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