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Doodle 3/21 : Alda Merini 탄생 85주년
(※ 이 글에 나오는 알다 메리니의 시는 이탈리아어 원문을 영어로 번역한 글을 제가 다시 한글로 번역한 것입니다. 저는 전문 번역가가 아니기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알다 메리니(1931.3.21 – 2009.11.1)는 이탈리아의 작가이자 시인이다. 그녀의 작품은 이탈리아의 모든 기차역 가판대와 서점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사랑받는다. 탄생 85주년 기념으로 Google Doodle이 알다 메리니를 재조명했다.
그녀의 초상화는 어딘가 깊고 음울한 분위기를 풍긴다. 알다 메리니는 그녀의 깊게 패인 주름만큼이나 긴 시간인 20년을 정신병원에서 보냈다.
I was born in spring the twentyone
Not knowing that to be born insane,
To open the turfs
A tempest could unchain.
And thus gentle Proserpina
Sees rain fall upon the grasses,
Upon the large gentle grains
And always weeps at night.
Perhaps it is her prayer.
- <I was born, 1991>
봄의 첫날에 태어나
미치광이로 태어난 줄 모른 채
씨앗을 심으려 태어난 줄 모른 채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그리하여 조용한 페르세포네가
비에 젖는 풀밭을 바라보고
비에 젖는 낟알을 바라보고
밤에는 흐느껴 운다
그건 아마 그녀의 기도일지도 모른다
알다 메리니는 아주 어릴 적부터 문학에 재능을 보였다. 여덟 살에 단테의 <신곡>을 읽고 문장을 외우곤 했다.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그녀는 독서와 글쓰기를 즐겼다. 열다섯 살에는 2차 대전의 후유증으로 심각한 거식증을 앓으면서도 시 쓰기에 몰두했다.
A certain overcoat lived at our house for a long time
it was made of good wool
a finely-combed wool
a many-times-made-over overcoat
well-worn, a thousand times turned inside out
it wore the outline of our father
his very figure, whether worried or happy.
Hanging on a hook or on the coat rack
it took on a defeated air:
through that ancient overcoat
I came to know my father's secrets
to live that life, in the shadow.
오랜 시간 우리 집엔 외투가 하나 있었다
고급 양털로 만들어졌다
훌륭하게 손질된 양모
매우-여러 번-수선된 외투
수천번-수선되어 잘 닳은 외투
외투는 내 아버지의 형태를 입었다
걱정스럽건 행복하건 그의 모습을 입었다
외투는 옷걸이에 걸려
패배의 모습을 띠었다
오래된 외투는
그늘 속의 삶에 대한
아버지의 비밀을 드러냈다
그녀는 작품에서 내면에 대한 탐구와 인생의 양면성을 신비롭게 그려냈다. 1947년에 이탈리아의 저명한 문학가들은 열여섯 살 메리니의 작품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즈음부터 그녀의 정신분열적 증상이 나타났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그녀의 정신병은 악화되었고 20년 동안 길고 긴 정신병동 생활을 이어갔다.
나는 항상 차분했지만 속으로는 나의 비밀스러운 광기를 숨기고 있었다. 어느 날 나는 이성을 잃어 남편을 때렸다. (중략) 남편은 경악했지만 더욱 경악한 건 나 자신이었다. 나는 나조차도 모르고 있는 나의 일부를 마주하고 있었다. <1972, 인터뷰>
정신분열이 심해지기 이전의 시는 희망적이고 애정이 넘쳤지만 이후의 시는 병과의 싸움, 죽음, 허무, 불안정한 영혼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핏빛 갈망아, 너는 언제까지 나를 속박할까?
<La Terra Santa>
메리니는 자신의 내면을 비추며 시를 썼지만 그로 인한 환멸과 고통을 겪어야 했다.
위태롭고 절망적인 정신병동에서 나는 삶을 찾았다.
인생의 불안정성과 상실을 노래하면서도 그녀의 작품에는 삶에 대한 가느다란 희망이 담겼다. 1991년작 <I was born> 에서 그녀는 자신이 미치광이인 동시에 씨앗을 되기 위해 태어났다고 읊조린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부모와 이별하고 저승에 들어간 페르세포네는 씨앗을 상징한다. 모든 걸 포기하고 땅속에 묻혀야 할 운명이지만 씨앗은 시간이 지나면 결실을 맺는다.
As for me, I used to be a bird
with a gentle white womb,
someone cut my throat
just for laughs,
I don't know.
As for me, I used to be a great albatross
and whirled over the seas.
Someone put an end to my journey,
without any charity in the tone of it.
But even stretched out on the ground
I sing for you now
my songs of love.
- <As for me, I used to be bird>
나는 새였다
흰 부드러운 자궁을 가진 새였다
누군가 나의 목을 땄다
그저 웃기 위해서일지도
나는 커다란 알바트로스였다
대양 위로 휘날았다
누군가 내 여정을 끝냈다
한 줌의 측은함도 없이.
땅바닥에 쓰러져도
나는 당신을 위해 노래한다
나의 사랑의 노래를.
알다 메리니는 1990년 중반부터 다양한 예술가들과 합작을 하여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말년에는 두 번이나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작품보다는 순탄치 않았던 삶으로 더 주목받는다는 비판도 있지만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그녀의 섬세함과 예술성은 여전히 높게 평가받는다.
내 영혼 안에는 매춘부와 성인과
욕정으로 가득 찬 이와 위선자가 살고 있다.
많은 이들은 내 삶의 방식에 제각기 이름을 붙였지만
나는 그저 히스테릭할 뿐이었다.
- Alda Merini
<정보 출처>
http://aldamerini.blogspo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