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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면옥 2년 만에 종로 한복판 새 둥지

종로세무서 옆 낙원동 55-1…마무리 공사 한창

지난 2022년 6월 25일 문을 닫았던 평양냉면 전문점 ‘을지면옥’이 종로 한 복판인 낙원동에서 2년 만에 다시 문을 연다.      


을지면옥에 따르면 종로세무서 옆인 낙원동 55-1 옛 제일빌딩을 리모델링하고 간판을 달았다. 간판 서체는 과거 입구에 소박하게 쓰여 있던 간판손글씨체에서 따왔다. 내부 인테리어와 식당 입구 등 주변 정리가 약간 남은 상태다. 따라서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시원한 냉면 육수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구 낙원동 55-1 옛 제일빌딩(사진 좌)을 리모델링 해 재개업을 준비 중인 을지면옥(하응백 제공).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간판손글씨체 ‘을지면옥’을 따서 간판을 달았다.


을지면옥이 들어서는 낙원동은 종로오피스텔이란 랜드마크와 종로세무서란 관공서, 아귀찜 골목, 특히나 익선동 초입이란 의미에서 종로의 가장 핫한 곳이다. 을지면옥이 들어서면서 일대는 더욱 붐빌 것으로 전망된다.        


옛 을지면옥이 있던 자리는 세운재정비촉진사업에 따라 구도심이 사라지고 곳곳에 주상복합 아파트 등 마천루가 들어섰다.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수많은 노포 맛집도 사라졌다. 을지면옥도 그중 하나였고 시행사와 마지막까지 보상금 문제로 긴 소송전을 벌였지만 양측 모두 웃지 못했다.     


재개발로 사라진 지번 충무로 72-2의 옛 을지면옥 입구.

    

을지면옥이 있던 세운3구역에는 서울 노포 대명사 중 하나인 양·대창전문점 ‘양미옥’(3-3), 가장 오래된 갈빗집 ‘조선옥’(3-8) 등이 있는 곳이다. 고 박원순 전 시장은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을지면옥 원형을 보존하겠다고 했지만 당사자인 을지면옥 측은 이를 반대하면서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다.    

 

을지면옥 의정부 계열 평양냉면 원조인 평양면옥의 둘째 딸이 1985년 차린 노포다. 첫째 딸은 필동면옥, 셋째 딸은 서초구 잠원동에 '의정부 평양면옥 강남점'을 열었다. 의정부 계열 평양냉면의 특징은 소와 돼지고기로 육수를 내고 고명으로 대파와 고춧가루를 사용하는 것이다.      


을지면옥의 대표메뉴인 평양물냉면과 제육.


평냉 마니아들에게 익숙한 선육후면(수육과 소주 한잔 먼저 먹고 냉면으로 마무리)과 관련 을지면옥 제육을 기막힌 소주 안주로 만드는 특별한 레시피가 있다. 빈 냉면 그릇을 하나 달라고 해서 제육을 한 접시를 쏟아붓고 무김치와 수육소스 그리고 겨자 두 세 스푼 넣고 휘저어 비비면 양념이 간간한 새로운 안주가 된다. 


2022년 문을 닫은 후 셔터 문에 붙였던 감사의 말씀 및 이전안내문. 다시 찾아오는 데 2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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