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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군 Sep 05. 2022

공부하고, 적용하고, 공유하기

지식을 체화하는 방법 3단계

얼마 전에 데이터리안 세미나에 초대받아서 데이터분석가 채용을 비롯한 몇 가지 주제에 대해서 인터뷰를 했다.  마이리얼트립 데이터분석가 채용 홍보 목적이 가장 크긴 했지만 :)  주최측에서 전반적인 인터뷰 질문을 다양하게 잘 선정해주셔서, 답변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깊게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그날 받았던 질문 중에서 특별히 좀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서, 블로그에 기록을 남겨본다.




"인터뷰를 하기 전에 승화님이 쓰신 '그로스 해킹' 책을 다시 읽어봤는데요.  언제 이걸 다 공부하셨는지,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하더라구요.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해야 할까요?  평소에 이런 지식을 얻는 채널이 따로 있으신가요?"


스타트업에서 일하다보면 빠지지 않고 듣게 되는 말이 '성장'이다.  회사도 성장을 이야기하고, 동료들도 성장을 이야기하고, 채용 면접을 보면 지원자분들도 입을 모아서 '성장'을 이야기한다.  성장을 위해 회사 일도 열심히 하고, 시간을 쪼개서 책도 읽고, 세미나와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직무 강의를 찾아듣는다.  좀 심하게 표현하자면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끝없는 가스라이팅이 이루어지는 느낌이기도 하다.  지금 성장하지 않으면 안 돼.  지금 공부하지 않으면 안 돼...


아무튼... 이렇게 성장 욕심이 있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열심히 '공부'를 한다.  하나의 주제에 대한 공부가 끝나면, 또 다른 주제로 공부를 시작한다.  SQL을 공부하고, Tableau를 공부하고, Python을 공부하고, 웹 크롤링을 공부하고, 퍼널 분석을 공부하고, 코호트 분석을 공부한다.  물론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지식을 체화하는 방법으로 '반복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그리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다.  공부하는 동안은 '안다'라고 생각했던 내용이, 막상 필요한 순간이 되어서 써먹으려고 봤더니 '애매하게 아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로 바뀌는 경험은 누구나 있지 않을까.  '공부만 열심히 하는 것'의 한계는 명확하다.


개인적으로, 지식을 체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아래 3단계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 공부한다

공부는 이미 열심히 하는 분들이 많아서, 따로 이야기 할 내용이 많진 않다.  굳이 하나 이야기를 하자면, 공부는 '책'과 '강의'로 하는 게 좋다.  (블로그 글이나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공부하려고 하지 말자)  개인적으로 어떤 주제를 공부하건 상관없이 기-승-전-결이 있는 완결적인 콘텐츠를 통해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고, 나중에 보면 시간도 가장 절약되었던 것 같다.  물론 나도 여러 블로그를 구독하고 유튜브 영상도 간혹 찾아보긴 하는데, 그 자체가 공부라기보다는 '공부를 위한 아이디어'를 얻거나, 동기부여 혹은 점화(Priming) 측면에서의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 적용한다

공부가 끝나면 공부했던 내용을 실무에서 직접 활용해야 한다.  회사 업무가 되면 가장 좋고, 그렇지 않다면 개인프로젝트를 만들어서라도 직접 실행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Google Analytics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이나 강의(에 포함된 약간의 실습)로 공부하고 끝내기보다는, 워드프레스나 티스토리로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서 거기에 GA를 직접 설치한 다음 이벤트와 유입 데이터를 확인해보고, 이런저런 리포트를 만들어보는 것이 훨씬 좋다.  (개인적으로는 GAIQ 자격증 있는 사람보다, 개인 블로그에 GA 설치해서 이런저런 데이터 보고 분석해봤다는 사람을 면접에서 훨씬 더 선호한다)  웹 크롤링 공부를 했다면 그 지식을 어떻게든 회사 업무와 연결해서 실무에서 활용해봐야 하고, Tableau 공부를 했다면 회사 내 작은 주제에 대한 대시보드라도 직접 만들어봐야 한다. (샘플데이터 말고, 진짜 회사 데이터로)


물론 공부한다고 해서 모두 다 바로바로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닐 수도 있다.  (Tableau를 공부했지만, 회사에서는 Tableau를 안 쓸 수도 있으니...)  사실 개인적으로는 1)공부한다 를 할 때부터 2)적용한다 를 미리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뭔가 배워서 회사프로젝트나 개인프로젝트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걸 공부하는 게 좋다.  배워두면 언젠가 나중에 써먹겠지... 라고 하고 적용에 대한 고려 없이 미리 배우는 것들은 금방 잊어버리게 마련이고, 막상 나중에 필요한 순간이 오면 어차피 다시 공부해야 하더라 -_-;;;  

필요할 때 집중해서 빠르게 공부하고, 바로 활용한다... 가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3) 공유한다

'적용한다'의 다음 단계는, 그 내용을 나름의 방식으로 정리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공유 형태는 '글'이고, 한걸음 더 나아가면 '강의'가 될 수도 있다.  공유를 위해서는 '나름의 방식으로 정리'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체화하는데 엄청나게 도움이 된다.  (공부하고 적용하면서 '안다고 생각했던' 내용을 다시 한번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 이 과정에서 보충 공부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 그렇게 익힌 건 머릿속에 굉장히 오래 남는다.)  나도 아직 초보인데 이런 글을 써도 될까?  나도 이제 막 익히기 시작한건데, 강의를 할 수 있다고...?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초보가 왕초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시장이야말로 어마어마하게 큰 블루오션이라고 말하고 싶다 :)  


게다가 지식을 공유하는 것은 개인적인 학습 뿐 아니라, (꾸준히 한다면) 개인 브랜딩 차원에서도 많은 도움이 된다.  뭐 유명해진다... 이게 중요한 건 아니고 (모 연예인의 말마따나, 안 유명하고 돈이 많은 게 제일 좋습니다 ㅎㅎ) 재미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좋은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는 측면에서 개인 브랜딩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경험을 돌아보면, 본업에서 출발한 그로스 해킹 강의나 취미에서 출발한 자산관리 강의 모두 1)공부한다 > 2)적용한다 > 3)공유한다  의 3단계 과정을 거쳤다.  (그로스해킹 책 쓸 때는 '아는 거 말고 해본 거 쓰자'는 마음을 먹고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보니 지표를 올바르게 정의하는 부분이나, 심슨 패러독스 설명한 부분 등등을 보면 제가 했던 삽질의 경험이 그대로... -_-)  단순히 공부한다...를 반복하기보다는, 지식을 체화하며 깊이를 더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적용'과 '공유'를 꼭 활용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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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인터뷰이로 참여했던 데이터리안 세미나의 첫 세션이 보민님의 '이력서는 서비스여야 한다' 였는데, 내용이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주말 사이에 나도 1)공부하고, 2)적용했다. ㅎㅎ  덕분에 한동안 까먹고 있던 Google Tag Manager도 활용해봤고, 구글과 네이버 서치 콘솔도 등록했고, OpenGraph 개념도 좀 더 자세히 이해했고, 심지어 GA4는 이번에 처음 써봤다!  (그동안 UA만 써본 게으른 분석가 1인...)  기회가 된다면 oopy랑 노션 연결하는 거, GTM 활용하는 거, 구글과 네이버 서치 콘솔 등록하는 거 등등 모아서 3)공유도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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