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오군 Oct 23. 2022

[책]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시진핑의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해설서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한청훤 | 사이드웨이 | 2022-08-03




학창시절에 들었던 역사수업에서는 우리나라와 중국 고대사에 대해서 시시콜콜한 걸 다 배운 기억이 나는데(물론 다 까먹음...), 막상 '중국 현대사'에 대해서는 어디서도 배운적이 없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중국에 가본 적도 없고, 알고 있는 중국인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중국이라고 할 때 떠오르는 건 일당 독재의 정치 체제, 그러다보니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 남의 눈을 의식하기보다는 본인의 잇속을 챙기는 자기중심적인 사람들(?)... 정도?!  


최근에 지정학 관련된 책들을 재미있게 읽으면서, 도대체 중국은 어떤 나라인가...??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질문이 좀 이상하지만, 아무튼 글로벌 정치나 경제에 대한 여러 이슈들을 이해하려고 하다 보면 곳곳에서 중국을 꼭 만나게 되더라) 트위터 피드를 내리다가 이 책을 추천받고는 밀리에서 바로 GET.


저자인 한청훤 님이 한국인이고(중국인이 쓴 중국 관련 책의 객관성을 믿을 수 없다-_-) 멀찍이 떨어져서 중국을 '연구'한 연구자가 아니라, 실제 중국에 살면서 중국의 사회, 문화, 비즈니스의 여러 측면을 가감없이 경험한 분이라는 게 좋았다 (저자의 아내분도 중국인).  굉장히 많은 자료를 참고하고,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균형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부분도 여기저기 느껴졌다.  무엇보다, 한발 떨어져서 제3자의 시각에서 느긋하게 품평만 하는 게 아니라, 책의 여러 주제들에 대해서 본인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일본과의 관계 회복이나 정부의 대중국 정책에 대한 의견 등은 우리나라에서는 워낙 예민한 주제인데, 두루뭉술한 말 뒤에 숨지 않고 (비판받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하고)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밝힌 부분에서는 저자의 용기(!)가 느껴졌다.  책 내용 전반에 걸쳐서 조국인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이 크게 느껴져서, 설령 내가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일부 있을지언정 저자의 진심을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책의 4부인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에게 강제로 읽히고 싶었음... -_-


책이나 뉴스로 어렴풋이 접했지만 내용은 거의 이해하지 못했던 문화대혁명, 공청단과 상하이방, 보시라이의 실각, 후커우에 대한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왠지 이 주제들에 대한 디테일한 내용은 중국인들도 잘 모르지 않을까 싶기도 했음 -_- (거긴 아직도 천안문 검색이 안되는 동네니깐...)  그리고 저자가 반도체 관련 업종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가 미/중 반도체 전쟁의 디테일한 측면에 대해서도 몰랐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마치 한 편의 잘 짜여진 소설처럼 흥미진진했던 책.  재미있고, 유익하다. ★★★★★


+


이 책을 완독하는 시점에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가 막 마무리되었다.  모두의 예상대로 시진핑은 3연임에 성공했고, 사실상 종신집권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듯 하다.  리커창을 비롯한 공청단과 상하이방 출신의 지도부가 모두 물러나고, 시진핑의 최측근으로 채워진 3기 지도부가 출범했다.  후진타오의 갑작스런 퇴장을 비롯해서 이래저래 뒷말이 많은 행사로 남을 것 같은데, 과연 시진핑 3기는 순항할 수 있을까...?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개인의 창의성을 억압하고 정보를 통제하며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독재자의 말로는 그동안 너무 많이 봐서 -_-... (와 이거 쓰고 나니깐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데?)







매거진의 이전글 [책] 지극히 사적인 네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