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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May 05. 2023

허세 인플레이션? 허세 피라미드? 거지방?

우연히 재미난 글을 읽었다. 허세 인플레이션이 고물가 때문에 꺾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마이너스 통장 혹은 대출이 있어도 무감하게 지출하던 사람들이 더 이상 감당이 안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몇 달 전 미국에서 손님이 찾아왔다. 그들은 교포로 미국에 생활하며 코로나 이전에는 매년 한국에 한 번 정도 찾았지만 정말 오래간만에 한국에 방문해 본다고 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며 나에게 질문을 했다. "몇 년간 한국에 부자가 늘었나 봅니다. 고급 수입차도 쉽게 보이고, 젊은 사람들이 명품을 들고 다니네요."  내가 답했다. "글쎄요. 제가 느끼기엔 부자가 많아졌다기 보다, 사람들의 허세가 늘었나 봅니다."



요즘 MZ 세대의 경우 신기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본다. 예를 들어, "워라밸은 꼭 지켜야 하고, 수익은 늘었으면 좋겠어요.", "호캉스, 해외여행은 꼭 챙기면서 서울에 집 한 채 있었으면 좋겠어요." 등 긴박한 생각을 거침없이 이야기한다. 물론, 처음에는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진심이라는 걸 이제는 잘 알고 있다.


서울에 집 한채? 서울에 살지 않으면 뒤처지는 느낌이 든다고?


무언가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투자해야 하는 시간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경영학과를 나온 김에 전문용어로 하면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여라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다른 기회들을 비용으로 보는 것이다. 마치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서 돈을 지불하듯, 내가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크면 그만큼 선택한 것에서 오는 가치가 커진다. 


그런데, MZ 세대의 경우(잘 하고 있는 사람까지 언급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은 난독증이 있는 사람이 있어 이렇게 이야기하면 꼭 나는 그렇지 않은 MZ 세대인데요!라며 딴지를 거는 사람이 있다.) 기회비용은 지출하지 않고 희망하는 목표를 이루고 싶어 한다. 특히 현재의 수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명품을 구매하거나 36개월 할부로 차를 구매하고 카 푸어가 되었지만 마음은 나는 힙한 사람이라고 우긴다. 


기사에서 접한 내용이다. 허세 피라미드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허세 피라미드에서 가장 하위권부터 소개하면  

    바디 프로필  

    파인 다이닝  

    명품  

    골프  

    시계  

    차  

    집  

    인테리어  

    가구  

등 순이라고 한다. 명품조차 허세 피라미드에서 하위권이다란 사실에 무척 놀랐다.


이제 어느 정도 비밀이 풀린 것 같다. 사실 대한민국의 월급이 회사에 따라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수준인데, 월급 대비 과하게 소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늘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허세 공식에 따라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내가 진행하는 마케팅 프로젝트 중 하나가 회생, 파산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 사무실 프로젝트인데 다수의 의뢰인들 연령대가 MZ 세대이다. 회생 및 파산 공식이 있다. 첫 시작은 '리볼빙'으로 시작한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카드를 사용하고, 카드값을 내야 하는 시점에 미봉책으로 리볼빙 서비스로 일부만 내는 것이다. 그다음 성과급을 받으면 메꾸려고 생각한다. 하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원금에 다시 대출을 시도한다. 이 시점에서는 이미 은행 대출은 물 건너 간 상태이다. 


거지방?


허세 인플레이션이 꺾이면서 거지방이란 카톡 오픈 채팅방이 생겼다고 한다. 거지방은 서로 소비를 말려주는 채팅방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이모티콘을 사용하면, 그것도 비용이라며 이모티콘을 그려서 사진으로 보내준다. 앞으로는 사진을 대신 사용하라는 식이다!



이건 뜨는 해일까? 지는 해일까?


이제까지 난 이런 조언을 한 적이 없지만, 중년의 사업가로 MZ 세대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꼰대식 조언이라고 생각하면 보지 않으면 그만이다. 필요한 사람만 보길!!!)


살면서 "기회비용"에 대해서 늘 고민해 보길 바란다. 내가 이 선택을 하면서 포기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면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다. "뭘 포기해? 그건 루저들 생각이지. 난 다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도 20~30대는 이런 생각을 했다. 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다 한번 크게 부러졌다. 다시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 뒤로 항상 무엇을 희생하고 무엇을 얻을 것인지 즉 기회비용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했다. 건강도 기회비용이다. 매일 몇 시간씩 의자에 앉아서 일을 하면 수익이 증가한다고 하자. 그럼 몇 시간씩 의자에 앉아서 일할 땐 건강을 기회비용으로 지불한 셈이다. 그리고 그 결과 40대가 넘으면 혹은 늦어도 45세가 넘으면 건강에 이상 신호가 오기 시작한다.


SNS에 보면, 남들은 늘 호캉스 즐기는 것 같고, 해외여행에서 플렉스 하는 것 같다. 파인다이닝 하며 멋진 곳을 가는 것 같고, 캠핑, 골프 하며 멋지게 사는 것 같다. 차도 멋지고 심지어 아이 유모차도 명품이다. 하지만, 이런 럭셔리한 삶 이면은 어떨까? 통장의 잔고는? 30대 후반까지도 부를 축적하기에는 아직 젊은 나이다. 이때 너무 럭셔리한 삶을 즐기면 40대 이후는 어떤 기회비용을 내야 할까? 잘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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