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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May 24. 2023

제대로 된 내 인생 언제부터 시작될까?

꿈, 행복

*지금부터 묘사하는 이야기는 내 이야기가 아니라, 대부분 대기업을 다니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인생은 대학을 위한 인생일 뿐이다. 이 시기에는 마음껏 놀아도 안되고, 늘 선행학습을 하면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고군분투하여 대학에 들어간다. 그럼 이제부터의 인생은 대학생의 낭만이고 나발(?)이고 취업을 위한 인생일 뿐이다. 혹시라도 여유 시간이 있다면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벌어야 하고, 금수저라면 학원이라도 하나 더 수강해서 더 엘리트 직장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이제 승진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 주말에는 자기 계발을 해야 하고 쉬는 날 없이 일하다 보면 아이가 생긴다. 엇? 나는 소위 대한민국에서는 엘리트라 불릴 정도의 좋은 직장을 다니는데 아이를 키우는데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 외벌이로는 서민같이 느껴져.. 그리하여 아내도 경제 전선으로 등을 떠민다. 커리어가 주욱 이어진 아내라면 문제없지만, 단절된 경우 다시 경력 없는 신입으로 급여도 별 볼일 없다. 하지만, 아이는 누군가 봐야 하니 아내 월급의 대부분 아니 그 이상이라도 풀타임으로 아이를 보는 유모에게 들어간다.



40대가 되면, 이제 은퇴준비를 해야 한다. 젊었을 땐 재테크다 뭐다, 파이어족(40대 은퇴하기 위해 멀티 잡을 뛰며 돈을 모은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 되겠다는 등 허세(?)를 부렸다. 하지만, 이제 현실이다. 아이는 한참 크고 있는데 나는 빠르면 40대 중반부터 은퇴를 고려해야 한다. 다시 재취업하면 대기업에 받던 월급의 1/3 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 수입으로 살수 있을까? 



어느덧 그간 모아둔 통장 잔고를 보았지만, 영끌해서 집산 대출금이라도 다 갚으면 용하다. 나의 미래는 없다! 제대로 된 내 인생 언제부터 시작될까?






혹시 위에 글을 읽다가 한두 문장 이상 내 상황이라고 느꼈다면, 지금 눈을 뜨면 좋겠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불행하게 지내다가는 영원히 내가 바라는 미래는 오지 않는다. 나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부모님의 세뇌(?)를 받고 대학이 인생의 전부인 양 계속해서 현재를 희생하며 참고 또 참았다. 하지만, 대학교에 들어가서 Dr. Wayne Dyer라는 박사의 책을 읽고 눈이 번쩍 뜨였다.


그래, 나의 인생은 몇 년 뒤가 아니라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회비용이라는 건 있다. 현재 무언가 의사결정을 하면 그로 인해 포기해야 할 것들이 생긴다. 예를 들어 저축대신 현재 즐거움을 위해 여행, 사고 싶은 아이템 등을 구매하면 미래의 경제를 포기한 셈이다. 이게 바로 기회비용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밸런스를 맞추어야 한다. 하지만, 행복에 대해서만큼은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행복한가? 아니라면 왜 그런가?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행복을 찾아 인행이란 여행을 떠나야 한다.


아들을 보며 내가 느낀 점을 그대로 전달해 주고 싶었다. 나의 세상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지 미래의 어느 순간 어떤 조건이 달성되어야 벌어지는 것이 아니란 걸 알려주고 싶었다. 그런데 다행히 아들은 그냥 알고 있다. 늘 현재를 즐기고 행복한 삶을 즐긴다. 괜히 기우였나 보다. 내가 몰랐던 사실에 집착해서 아들도 모를 수도 있다는 전제를 세운 모양이다.





아들은 태권도를 좋아한다. 부모가 시켜서가 아니라, 본인이 하고 싶으니 학원도 빠지지 않고 나간다. 자연스레 자세도 좋다. 어쩌면 성인이 될 때까지 태권도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부럽다. 신체도 건강해지고 자신도 지킬 수 있고 얼마나 좋을까?



아크릴 물감으로 천에 그린 그림 - 자화상 



아들은 그림도 잘 그린다. 나와 아내 모두 그림에 재주가 없기에 어릴 때부터 입시와 관계없이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림을 재미있게 그릴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학원을 찾아 주었다. 그리고 5년이 흘렀다. 이제 오히려 학원에서 미술 입시를 준비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설득할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아들은 즐기면서 그리기 때문에 잘 그리는 것이다. 만일 공부라고 생각하고 그렸다면 그림 그릴 때 몇 시간이고 작품을 완성하며 미소 짓지 않을 것이다.




좋아하는 일만 하고 어떻게 살 수 있냐고?


맞는 말이다. 대부분 현재 직업이 좋아하는 일이 아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적어도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노력해 본 적은 있는가? 처음부터 "사람이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 수 있나?"라며 미래의 행복을 스스로 거부한 건 아닐까?


나는 습관적으로 사람들에게 "지금 행복하세요?" 란 질문을 던진다. 그럼 당황하거나 그렇지 않다고 답하는 사람이 더욱 많다. 그리고 제대로 된 인생은 언젠가 찾아올 거라며 막연히 미래를 기대한다. 하지만, 그런 미래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 씨앗을 심지 않았는데 어떻게 거둘 수 있을까? 자신의 인생의 키(방향타)는 자신이 잡아야 한다. 지금부터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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