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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이상 Oct 17. 2022

편리의 불안

대체 좋은 것은 무엇일까?


아침에 운동을 하러 갔더니 피티스튜디오가 닫혀있었다. 10분만 기다렸다가 가려고 했는데 5분 늦게 트레이너가 도착했다. 원래 일요일마다 주간 스케줄을 보내는데 카톡이 먹통이 되어서 소통을 못했고 나는 카카오 비즈 채널로만 소통하는 바람에 전화번호가 없어서 오는지 안오는지 확인을 못했다고 했다. 혹시 몰라서 와본거라고. 카카오가 멈춘 것이 마치 재난상황인양, 모두가 함께 이겨내고 있다. 위기는 누군가에겐 기회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아무렇지도 않다. 


배달의민족, 오늘의집, 무신사가 만나서 의식주 캠페인을 진행한다. 지금 MZ세대 (아니, 이제 저 단어에 포함된건 모든 국민이라고 해도 된다)의 의식주를 책임지고 있는 브랜드라는 뜻이다. 플랫폼, 플랫폼, 플랫폼. 플랫폼이 우리에게 무엇을 책임져줄 수 있는 걸까? 


직접 식당에 가거나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던 시절을 회상한다거나, 전화를 걸거나 만나서 이야기나누던 시절을 추억하며 그때가 좋았다고 얘기하려는 생각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편리’라는 미명 아래에서 누리던 것들이 중지 되었을 때 마비되는 것들을 생각해보면, 그건 문제가 생겼을 때만 비로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의 시작부터 찾아오는 근간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무엇이든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잊혀지는 법이다. ‘진화’라는 말이 꼭 좋은 것만 살아남는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걸,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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