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들은 이전 세대보다 일에 의한 관계 관리에 버거워합니다
모든 일은 관계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기왕이면 일을 덜하고 싶은 우리들은 관계를 제어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서 함께 어떤 일을 할 때도, 바깥에서 새로운 이와 어울릴 때도, 사적으로 친구의 친구를 만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외로워서 거꾸로 관계를 맺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때의 관계는 인스턴트식입니다. 모두가 본능적으로 고정적 관계가 고정적 일을 늘린다는 것을 깨달은 탓일까요.
며칠 전 당근을 통해 모르는 사람끼리 모여 일명 경찰과 도둑 게임을 한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뉴스에서는 실제로 모르는 이와의 일회성 만남을 즐기는 이들의 인터뷰가 나왔습니다. 신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왜 모르는 사람과 만날 약속을 정하고, 같이 놀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정답은 아니지만, 추측건대 '관계 맺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불현듯 스쳐갔습니다. 그런데, 그게 일상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이어진다면, 함께 일하는 이들이 서로 어렵지 않을까요.
단, 사적 영역에서는 사람 중심, 공적 영역에서는 일 중심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관계의 사전적 정의는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을 말합니다.
따라서, 의미상 관계는 단수가 아니라 복수입니다. 관계는 늘 둘 이상을 포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어떤 관계든지 '일'을 동반합니다. 물론, 그 반대도 성립됩니다. 그러니까, 둘 중에 무엇이 맞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일은 관계를 또는 관계는 일을 동반하고, 그 관계에서 상호 기대치에 따라 새로운 일이 파생됩니다. 이것이 일의 발생 원리입니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가 어떤 관계로 맺어져 있는가에 따라
어떤 일(문제)이 발생할 수 있을지 예측됩니다.
부모 자식 사이(관계)
형제자매 사이(관계)
부부 사이(관계)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관계)
장모님과 사위 사이(관계)
같은 반 친구 사이(관계)
직장 동료 사이(관계)
같은 팀 선후배 사이(관계)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관계)
대표와 팀장 사이(관계)
기타 지인 사이(관계)
세상에는 수많은 관계가 있습니다. 그 많은 관계 중 어렵지 않은 관계는 없습니다. 관계를 맺는 것도 어렵지만,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들이 때론 너무 많아 힘들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건 사적관계와 공적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에서 그 중심을 무엇으로 보는가에 따라 다릅니다.
떼려야 땔 수 없는 사이, 언제든 떼어도 이상하지 않은 사이
전혀 안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쉽게 뗄 수 없는 사이가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맺어진 가족 관계입니다. 여기서 수많은 관계가 형성되지만, 결론은 하나입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구성원에 따라, 상황, 여건, 라이프스타일 등에 따라 서로 다른 경험을 하지만, 가족이 지향하는 바를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하는 암묵적 룰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를 구성원 중에 누군가 깨려고 하면 분란, 갈등, 싸움 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체 수준까지 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가족이니까 덮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사적 관계 중에 가장 오래된 만큼 끈끈한 사이가 가족입니다. 그 외에도 친구도, 동료도, 지인도, 결혼을 통해 새롭게 맺어진 관계 등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사적 영역입니다. 참고로 사적 영역의 관계는 떼어내는 것도 떼어지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일로 만난 사이(공적 관계)는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일을 하기 위해 만났고, 일을 해서 이익을 거두기 위해 만났습니다. 그럼, 만났으니 일을 해야죠. 친분을 쌓아야 할까요? 물론, 그런 것도 일정 부분 필요합니다. 대신에, 과하면 좋지 못합니다. 오히려 가'족'같은 사이가 됩니다. 가족은 아닌데, 가족처럼 되어버린다는 뜻입니다. 생각만으로 불편하죠. 그건 MZ의 가장 첫 줄에 있는 제 입장에서도 불편합니다. 그러니까, 우리 일 하자고요.
그런데, 만약, 서로 거두고자 하는 이익의 내용, 추구하는 방식과 방법, 지향점 등이 다르다면요?
사실, 여기서부터 관계 맺는 것이 불편해집니다. 정확히는 불편한 관계가 된다는 뜻입니다. 그 불편함은 서로 느낄 수도 있고, 한쪽만 느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내가 그걸 느끼고 있다면, 정확히 짚어봐야 합니다.
나는 (아무개)와 같이 일하는 것이 불편한가
아님, 그 사람보다는 그 일의 진행방식 및 방법, 목적과 목표 등이 마음에 들지 않는가
물론, 위 질문에 둘 다 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으로부터 촉발되었는가를 정확히 짚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함께 하여 더욱 잘 되게 만들어야 하는 일을 실제로 일어나게끔 해야 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 아닐까요?
그런데, 우리는 자신을 지킨다, 덜 상처 입겠다, 또는 더러워지지 않겠다는 명목하에
잘못된 방향으로 일을 이끄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그래서, 일은 해야 하지만, 서로 일하는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는 핑계 삼아, 최대한 가까워지는 것을 경계하고, 괜스레 부딪힌다고 느끼거나, 갈등을 만들거나 서로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기 위한 쪽으로 노력하는 것입니다. 분명히 일을 하며 형성된 관계, 그 관계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해줘야 할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호 보완적, 협조적 태도보다는 분할 및 분업적 생각과 태도, 인식에 의해 "내 일만 내가 맡아서 해야겠다 그리고, 상대방의 일에 관여, 간섭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같이 일을 하는데 서로 의견이 다르거나, 추구하는 방향과 방법이 다르거나, 그래서 한쪽의 선택을 들어주고 그 선택에 의해 어떤 일을 실행하는 것은 어떤 관계에서 어떤 일을 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거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늘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적 상황일 뿐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간혹 문제로 보고, "무언가 잘못됐구나"하는 판단을 합니다. 만약, 상대가 직장 상사이고 그가 화나 보이거나, 뭔가 기분이 나쁜 것과 같은 제스처를 취하면, 그 즉시 손을 떼고 뒤로 물러서는 태도를 취합니다. 맞습니다. 갈등이 나타났을 때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대신에, 그게 진짜 문제인지, 아님 일시적 상황인지 수 분 후에 함께 판단해 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이도 쉽게 떼려야 땔 수 없는 사이는 맞습니다.
단지, 가족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울 뿐입니다.
어떤 관계든지 소중히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공적 관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수입니다. 그들은 내 가족이 아니라, 나와 이익을 공유하는 이익 공동체입니다. 따라서, 이익 공유 관계가 핵심입니다. 여기서 만약, 내 이익만 추구하겠다는 식의 태도를 일관한다면, 그들은 나와 절대 함께 하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결국 내 평판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참고로 회사 내에서 개인이 추구할 수 있는 (눈에 보이는) 이익은 거의 없습니다.
약간의 농땡이 혹은 태업 정도뿐입니다. 게다가 오늘 조금 일을 덜한다고 해서, 그 일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내일 이어서 해야 할 뿐입니다. 회사를 그만두기 전까지 도비는 절대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모두의 이익이 커지는 방향과 방법으로 되어야만 하는 일을 되는 쪽으로 만드는데 동참해야 합니다.
대신에, 회사 및 조직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성과 및 성취'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때 회사는 성과를 가져갑니다. 결과론적일 수 있지만, 이전보다 커진 매출과 이익, 줄어든 비용 또는 효율적인 비용 구조로 전환되면서 개선된 ROI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한, 회사가 어떤 고객을 타깃으로 할 때 가장 높은 이익을 기록하는지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아마도 내용적으로 볼 때 여러 성과를 만들어볼 수 있을 겁니다.
이때 나는 해당 과정에 함께 참여했을 것이고, 그중에 내가 주도하거나 참여했던 여러 업무들이 있을 겁니다. 그 업무 경험을 통해 얻은 여러 인사이트와 노하우가 내가 얻은 가장 소중한 산물이자 성취입니다. 함께 일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 및 상황 속에서 나는 회사에게 성과를 안기며, 동시에 나 자신에게는 성취를 안겨주기 위해 일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크고 작은 경험들이 누적되며 실력이 되고, 결국에는 더 좋은 기회 또는 연봉 상승의 효과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좋든 나쁘든 그건 당시에는 중요헀을지 몰라도,
그때 느꼈던 감정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당시 느꼈던 내 감정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감정을 우선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합니다. 이때 상대방이 느끼기에 과도하게 드러내도 그렇지만, 나 자신에게도 드러내며 스스로를 곤경에 빠뜨리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것은 포커페이스입니다. 만약, 그게 나에게 어렵다고 느낀다면, 적어도 '솔직하게 표현하는 법'이라도 익힐 수 있어야 합니다. 단, 상대방이 오해하거나, 기분 나쁘지 않도록 '예쁘게' 말하는 것입니다.
그럼, 자연스럽게 해결하는 과정에서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사적 관계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렇게 해도 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양쪽의 자연스러운 선택에 의해 나타난 결과가 된 것입니다. 또한, 잠시 깊어진 관계도 역시 계속 좋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맺어진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서로가 갖는 기대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공적관계에서는 함께 추구해야 하는 이익의 내용과 방법에 대해 수시로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이익을 위해 서로 해야 할 것이 무엇이고, 조심해야 할 것, 이번 업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무엇이고, 언제까지 어떤 상태로 만들기를 원하는지 등에 대해, 일의 핵심(문제 혹은 목표)과 그 핵심에 이어지는 여러 부차적 과제와 내용들에 대해서도 함께 다루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일이 어렵기보다는, 대부분 함께 일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MZ, 특히 그중에 Gen Z가 오해하는 것이 있을 겁니다.
"그나마 선배들, 업계에 먼저 들어온 이들은 비교적 편하게 일하는 것 같다"
하지만, 선배 된 입장에서 더 이상 주니어라고 불릴 수 없는 입장에서 보면, 똑같이 어렵습니다. 단지 Gen Z보다 경험이 조금 더 많기 때문에, 회사 또는 위에 상사가 조금 더 믿어주는 부분이 있고, 일종의 경력과 경험에 비례한 버프가 작동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믿어달라고 하기보다는,
상대방이 나를 믿게 하려면 내가 어떻게 하면, 또는 하지 않으면 좋을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이런 부분에서 눈치는 Gen Z에 비해 Gen X, M이 더 많은 경험 덕분인지 모르지만, 이해와 공감 및 역지사지가 조금 더 잘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Gen X, M도 Gen Z에 대한 여러 낭설을 믿지 마시고, 똑같은 인간대 인간으로 존중하는 시선에서 서로 도울 수 있는 무드를 주도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상황은 회사, 팀이 목표로 하는 바가 잘 정돈되어 있는 것입니다.
앞에서 리드하는 상사 및 윗세대는 목표를 수립하거나 수립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리고 아래 세대는 목표 수리 과정에 적극 참여하거나, 수립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현실적, 합리적,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이 둘은 무조건적으로 연결되어 일을 할 수밖에 없고, 동시에 자신의 영역의 전문성과 지배력을 동시에 키울 수도 있는 것입니다. 또한,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어떤 갈등이 벌어져도 "누구 때문에 일어났는가" 보다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당장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식으로 초점이 맞춰질 수 있기 때문에, 갈등이 비교적 슬기롭게 해결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일이기 때문에, 일로서 보도록 해야 합니다.
일은 일이고, 일을 하는 이유는 일을 되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럼, 적어도 일을 함께 하는 하는 이들끼리는 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이고, 그렇게 만들려면 서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도는 맞춰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로 조금 더 친분이 있다면, 함께 일을 하는데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관계가 껄끄럽지만 않다면, 일에 집중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더 나은 성과 및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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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스쿨 김영학 대표. 17년차 전략 컨설턴트.
6년이 넘는 동안 1,500여 명의 직장인을 만나 커리어 코칭을 했고, 함께한 사람들이 스타트업 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중견기업에서 전도유망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외국계 기업이나 해외로 취업하는 것을 도왔다. 또한 수년간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전략 기반의 비즈니스 컨설팅을 했으며, 현재는 스타트업 전문 비즈니스 코치로도 활동 중이다. 또한, 직장생활과 커리어에 인사이트를 주는 글을 꾸준히 쓰고 있으며 〈이코노믹리뷰〉에 ‘직장에서 생존’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