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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댁의 생각_69. 요리가 수학이었다면

by 부암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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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가 수학이었다면…



요리를 가르쳐 달라는 몇몇 이야기에 대체 뭐부터 가르쳐야 할지,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곰곰히 생각하다가 ‘요리가 수학이었다면…?’이런 생각까지 이르렀다. 내 생각에 요리에 필요한 것부터 이야기 하자니, 무슨 요리를 그렇게 어렵고 피곤하게 배워야하냐 할것 같고. 그렇다고 쉽다고 절대 이야기 할 수 없고..�



전부터 종종 이런 생각을 했다. 요리가 수학이나 영어처럼 돈과 권력 , 삶,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그런 과목이었다면, 사람들이 요리를 대하는 태도가 좀 달랐을까? 어려운 것이지만 꼭 배워야 하는 것이 요리였다면, 모두가 요리를 가르치려 하고, 그 요리를 가르치기 위해서 체계를 만들고, 더 잘 가르치기 위한 고민을하지 않았을까? 이런 소용없는 생각을 하면서…� 더하여 사실 진짜 잘 먹고 잘 살라면 수학과 영어공부보다도 요리와 도덕을 잘 알았어야 하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도�



요리가 수학이었다면…(영어 안좋아하니까 영어 생략 그렇다고 수학을 잘하는 것은 아님�) 하고 생각하니 제법 흥미롭다. 요리에도 수학의 정석이나 개념원리처럼 기본 개념을 익힐 수 있는 책이 있어서 요리의 개념을 이해하고, 연습문제를 풀어서 요리의 기초 개념을 몸에 익히고, 다양한 문제집으로 응용 요리를 할 줄 알게 되는 그런 체계가 있다면.. ? 호오 흥미롭다! �



‘오늘은 재료+소금의 개념에 대해서 배우겠어요. 재료는 맛으로 치환하면 단맛+감칠맛으로 변환할 수 있는데, 재료의 감칠맛을 기준으로 소금을 적용하고, 단맛은 불을 약하게 다뤄 그 맛이 가득찰 수 있도록 풀어줘야합니다. 이때 재료의 단맛 그 이상은 단맛이 나오지 않는데, 부족하다고 단맛을 넣으면 재료는 힘을 잃어버려 재료의 맛은 사라지니 단맛과 감칠맛 관계를 섬세하게 살펴야합니다. 이것을 자꾸 머리로 외우려고 하지말고, 재료를 맛을 보고 맛의 정도를 가늠하여 적당 소금량을 쓰는 법를 연습하세요. 연습 예제1 이 양배추에 맞는 적당한 소금량을 감각해 보세요.‘



이러면… 아무도 요리 공부 안하고 싶겠지…�



사실 이런 기초 개념이 되어야 많은 재료들이 제대로 맛을 낼 수 있고, 갖은 양념을 쓰지 않아도 요리가 되고, 양념을 진짜 약념(藥念)처럼 쓸 수 있는건데.�



정승제 생선님이 나오는 티처스를 보면 그 의미를 모르고 문제집에 온갖 공식을 쓰다가 결국 해설지 보고 그럴듯하게 풀어 그 문제를 푼게 아닌데 풀었다고 착각하는, 난 공부했는데 성적이 안나와요 하는 친구들이 여럿나온다. (내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나서 씁쓸하다. � ) 항상 언제나 중요한건 제대로 이해하는 것. 내가 제대로 해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



가공 조미료를 이것저것 섞어 만든 양념을 과하게 버무려 재료의 맛은 살리지 않고 깨를 얹어 맛이 있는 것 같이 해놓은 요리는 난 공부했는데 성적안나와요 하는 친구들 이 문제 푸는 것과 비슷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 못 알고 있는 개념(양념)을 걷어내고, 원 문제가 묻는 바 (재료가 가진맛)를 정확히 파악해 풀어내면 정답(맛있는 그맛!)이 나오는 것이 참 묘하게 같은 부분이다.



요리 참 쉽쥬? 간단하쥬? 하고 싶은데.� 요리는 수학과 비슷하여…원래 요리는 어려운 것이고. 하지만 제대로 알면 정말 재미있는 것이고. 무엇보다 삶에 너무도 도움이 된다. 어떻게 전달해야 그것이 고스란히 전해질까..� 수학의 정석 방식은 결코 아닌 것 같은데… �


20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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