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몽한오후 Feb 09. 2016

언젠가 그 빛도 사라져

오랜 연애의 익숙함에 익숙해지기

나: 우리 내일 뭐할까?! 
그 : 흠……글쎄..
나: 우선 책방에 갔다가.....뭐하지?????
그: 그냥 내일 만나서 생각하면 안돼?




서운했다. 그리고 불안했다. 동시에 미안하기도했다. 늘 그가 무엇을 할지, 어디를 갈지를 정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에게 찾아온 서운함은내가 그런 그에게, 그의 노력에 익숙해져버린 탓이었다. 누군가에게 익숙해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동시에 슬픈일이기도 하다. 연인들이 헤어지는 이유는 이 세상의 커플 수만큼 다양하겠지만 그 중 익숙함을 지루함과 진부함으로 느껴서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지금은 반짝반짝 하겠지, 하지만 언젠가 그 빛도 사라져



맞다. 오랜시간을 함께하고 상대에 대해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많아지기 시기가 오면 더이상 첫 데이트의 설렘, 처음 손을 잡았을 때의 짜릿함은 희미해지다 사라진다.  대신 사라진 감정의 빈 공간엔 편안함과 익숙함이 채워진다. 처음만났을 때처럼 생각만해도 설레고 보기만 해도 심장이 두근거린다면 사람은 그리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심장이 뛰는데 오래살 수 있을리가 없지.


그리고 곧 권태기라는 것이 찾아온다. 이때부터는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당신과 함께하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한다 그리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왜냐면 내가 지루한만큼 상대도 지루할 거니까, 그리고 내가 불안한만큼 상대도 불안할 거니까. 이때부터는 자신에게 조금 더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의무감에 만나지 않아도 좋다. 그렇다고 서로를 잊고 지내는 건 아니니까, 같이 일을 해도 좋고 책을 읽어도 좋고. 같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익숙해져야한다. 아무 것도 안하고 같이 있어도 편안한 그 느낌을 즐기는 거다.


우리는 새로운 사람에게 끌리게 되어있다. 신기하고 재밌고 무엇보다 이 사람은 처음이니까. 예상치 못한 반응이 신선하기도 하다. 매일 먹는 음식은 익숙하지만 문득 다른 게 먹고싶어지는 거랑 비슷하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밥만한 게 없지. 연애 시작의 설렘이 두근거리고 그 떨림은 언제나 기분 좋지만 동시에 불안정하다. 그 관계에 에너지를 쏟아야하는데 앞으로 얼마나 그더 쏟아야할지도 모르며, 그 에너지가 늘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 수도있다. 그게 우리가 연애를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결론은 지금 옆에 있는 소중한 그 사람에게 잘하자는거다. 헤어지면 그만이고,새로운 사람만나면 된다고? 

아니, 그사람만큼 당신을 사랑해 줄 사람 찾기 어렵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