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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현 Jun 22. 2022

실패 확률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

시작하는 창업자를 위한 조언

이 글은 <린스타트업>과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을 참고하여 썼습니다.

비즈니스의 1법칙

창업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다음 사실을 1법칙으로 삼고 시작하세요.


비즈니스의 90%는 실패한다.


일단 공식 통계를 보면 창업 기업은 5년 내에 70%가 폐업합니다. 폐업이 귀찮아서 안 한 사람들, 사업자등록 안 하고 망한 사람들은 통계에 잡히지도 않습니다. 또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료지만 미국도 비슷합니다. 거기나 여기나 사람사는 데니까요.


기업이 망하지는 않았지만, 성공하지는 못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도 사실상 실패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넉넉하게, 성공에 관해 다소 보수적으로 본다면 비즈니스의 90%는 실패합니다. 


이것은 창업을 하려는 당신의 기대나 직관과 상반됩니다. '내가 하면 될 것 같은데?' '이 아이템은 진짜 대박인데? 실패라니?'


비즈니스의 90%가 실패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입니다. 이것은 당신이 10번 시도하면 1번 성공할 것이라는 뜻도 아닙니다. 어떤 시점에 10명이 시작했을 때, 몇 년 안에 기대하는 결과를 얻는 사람은 1명이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술한 것입니다.


그런데 90%가 실패한다는 말이나, 10%가 실패한다는 말은 사실 잘 와닿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보통 다음과 같이 바꿔서 설명합니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높은 확률의 선택지는 실패다.



실패의 이유


비즈니스 실패사례를 분석하면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제품의 출시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제품이 세상에 나왔는데, 그것을 아무도 모르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운영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입니다. 운영이란 사용자 경험에 관한 것으로, 디자인이나 기능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비즈니스의 실패는, 비즈니스의 전제부터 잘못되었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비즈니스 아이템은, 이 제품은 “~~하니까 성공할거야”에서 ~~에 해당하는 부분이 처음부터 잘못된 판단이었던 거죠.



아이디어를 미리 검증하라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실패를 피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말해서 어떤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전에 성공가능성을 미리 아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실패는 아무도 피할 수 없습니다. 돈이 많고, 성공 경험이 많고, 팀이 유능해도 마찬가지입니다. 


MS 무덤(https://killedbymicrosoft.info/)과 구글 무덤(https://killedbygoogle.com/)에는 여러분들이 들어보지도 못한 두 거대 IT기업의 망한 서비스들이 가득합니다.

전부 금시초문 서비스들입니다. 네, 구글에서 만든거 맞습니다.


결국 작게, 빨리 실행해보고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즉 실패의 아픔을 가장 적게 겪으면서도 될 아이디어를 빨리 발견하는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이때 성공이란 대체 뭘까요? 실패는 또 무엇일까요? 무엇을 기준으로 잡아야 할까요?



성공과 실패의 기준: xyz 가설


창업을 하든, 서비스를 개발하든, 아니면 학기말 과제를 하더라도 결과물의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려면 척도가 필요하겠죠? 만약 당신이 졸업만을 목표로 하는 대학생이라면, 성적에 목을 맬 필요는 없죠. 


하지만 성적을 신경쓰지 않는 당신이라도, 무언가를 만들어낼 때에는 최소한의 기준이 있을 겁니다. 백지를 내거나, 정말 엉망진창으로 하려는 게 아니라면요.


그런 경우를 제외하면, 우리는 모든 실행에 대해서 어렴풋하나마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이 사업 아이템은 대박이다.”

“이 서비스를 출시하면 단기간 안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것이다.”

“과제를 이 정도로 하면 C는 받겠지.”


이 정도라면, 기준이 없는 것보다는 훌륭합니다. 그러나 창업, 더 넓게 비즈니스에서라면 이러한 척도는 불완전합니다. 실행 결과가 나왔을 때,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평가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xyz 가설입니다. xyz가설은 ‘x에 대해서 적어도 y는 z할 것이다’라는 명제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실행에 대한 기준을 xyz가설에 맞게 재정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아이템을 접한 20%의 사람들은 5천원씩 낼 것이다.”

“이 서비스를 처음 사용한 50%의 사람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2페이지 정도 쓰면 교수가 C 이상 점수를 줄 것이다.”


의외로 세 번째 기준이 처음부터 xyz 가설에 부합하는 것은 고객이 애초에 1명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뇌피셜에서 벗어나라


이제 이 가설, 즉 비즈니스 실행에 관한 당신만의 척도를 검증할 차례입니다.


먼저 가설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합니다. 이때 데이터란 자기가 직접 수집한 것이어야 합니다. 영어로 하면 Your Own DatA, 요다(YODA)가 됩니다.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검증할 때 다른 사람의 의견, 다른 기업이나 유사 제품의 데이터, 시장 분석은 아이디어의 성공가능성을 검증하는 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제품을 출시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댓글, 좋아요 모두 그냥 무시하면 됩니다. 그에 기반한 모든 판단은 ‘뇌피셜’입니다.


토박이말로는 '독장수셈'이라고 합니다. 결국에 하나뿐인 항아리 깨먹은 그 사람 이야기요.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처음 소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이었습니다. 낯선 사람의 차에 타거나 심지어는 낯선 사람의 집에서 잔다는 것은 상식에 반하는 행동입니다. 당근마켓은 어떤가요? ‘중고나라가 있는데 당근마켓이 왜 되겠어?’라고 생각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될거라고 응원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그 말은 당신의 동기를 북돋워주는 것 이상의 효과는 없습니다. 


비즈니스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지갑을 열고, 시간을 쓰고, 기꺼이 사용을 하는 경우에만 당신의 실행은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당신이 수집해야 할 정보가 이와 같은 것들입니다.


YODA에서 실제로 유의미한 지표는 다음 세 가지로, 이것을 ‘적극적 투자’라고 합니다. 적극적 투자 이외의 반응, 데이터는 비즈니스 검증에 있어 무의미, 무가치합니다.


    제품 출시와 업데이트 정보를 보내주겠다고 고지했음에도, 사람들이 기꺼이 전달해준 유효한 이메일주소 (평소에 실제로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 1개에 1점)  
    사람들이 제품 데모에 참석해서 쓴 시간 (1분에 1점)  
    선구매 비용 (1달러에 10점)  



프로토타입에서 프리토타입으로, 시제품이 아닌 시시제품 만들기


데이터 수집을 하려고 하는 당신에게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쯤 되면, 한 번에 몇 천만원, 몇 개월간 수십 명이 붙어서 시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겠죠.


하지만 당신에게는 적금 천만원이 전부이고, 뭐 서비스 같은 것 만들어달라고 부탁할 개발자도 없습니다. 돈을 날릴 가능성을 생각하면, 차라리 빈손으로 시도하는 게 더 나을 겁니다.


예를 들어서 괜찮은 스케쥴러 앱 아이디어가 있다고 합시다. 아무리 간단한 기능으로 시작한다고 해도, 개발을 맡기면 500만원 정도는 필요할 겁니다. 그렇다고 직접 개발을 배우자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프로토타입, 즉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원, 비용이 필요합니다. 성공가능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리스크입니다.


이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소개할 것이 바로 프리토타입(pretotype) 또는 시시제품입니다. 프리토타입이란 상품이 있는 척(pretend) 하는 시제품(prototype) 또는 시제품보다도 더 앞선(pre-)제품이라는 뜻의 합성어입니다.


한국어로는 시(始)제품보다도 더 앞서는(始始) 제품 또는, 시제품보다 좀 시시하게 생겼지만 검증 효과는 뛰어나서 시시제품이라고 합니다.



시시제품의 종류


시시제품의 종류는 다음과 같이 총 네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메카니컬 투르크’ 타입

메카니컬 투르크는 ‘인조 터키인’이라는 뜻으로, 1770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이 기계는 말하자면 알파고의 고조 할아버지쯤 됩니다. 사람과 함께 자동으로 체스를 두는 기계였습니다.


이 기계는 거의 50년 동안이나 인기를 끌었는데, 사실 원리는 간단했습니다. 상자 안쪽에 거울이 설치되어서 기계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지만 사실 그 뒤에 사람이 숨어 있습니다. 자동 기계라는 건 뻥이지요.


비슷한 케이스로는 IBM이 1976년도에 시도한 음성기록장치가 있습니다. 컴퓨터 앞에 사람을 앉혀놓고, 그 사람에게는 “말하는대로 화면에 입력됩니다”라고 알려줍니다. 그 사람이 말을하면, 말하는대로 화면에 글씨가 나타났습니다.


사실 이것은 당시 기술수준으로는 엄청난 비용이 필요한, 사실상 구현이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성을 타진하기 위해 IBM은 메카니컬 투르크 방식을 차용했습니다. 컴퓨터 옆방에 키보드 속기사를 앉혀놓고 받아치게 한 것이죠.


한마디로 인공지능이 아니고 '인간지능'입니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처음에는 말하는대로 입력되는 컴퓨터를 보고 매우 놀라워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시장성은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예컨대 말로 오랫동안 글을 쓰려고 하니까 목이 너무 아팠고, 중요한 내용의 경우 보안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2. 피노키오 프리토타입

피노키오 프리토타입은 실제 기능이 없이, 외형만 대충 갖춘 다음 사용하는 척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터치형 스마트기기의 시조인 PDA를 최초로 만든 개발자는 PDA 사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나무토막을 들고 다녔습니다.


나무토막 위에는 스크린과 조작 버튼이 그려진 종이를 인쇄해서 붙이고, 그걸 들고다니면서 생각날 때마다 화면을 톡톡 친 다음, 실제로 사용하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3. 가짜 문

당신이 식당이나 가게를 열고 싶다고 해봅시다. 임대를 하고 인테리어만 갖추는 데에도 몇 천만원이 깨집니다. 대신에 비어 있는 가게를 일주일 정도 빌려서, 간판 대신 현수막, 문에는 개점을 예고하는 포스터 정도를 붙여놓습니다.


아이디어 검증비용: 의상 대여료 5만원, 목에 건 안내판 제작비 3만원, 수치심 약간 <<<<< 고양이카페 인테리어, 고양이님들 입양비용


어떤 물건, 혹은 음식을 파는 가게가 다음주에 문을 열것이라고 안내를 하면서 예약을 하고 싶으면 어디로 문자를 남겨놓으라는 안내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 문 뒤에서 하루 동안 몇 명이 관심을 보이고, 실제로 예약이 들어왔는지 확인합니다. 유동인구를 모두 파악한다면, xyz 가설도 바로 사용가능합니다. 이 가게 앞을 지나간 사람 중 20%가 가게 포스터를 읽었다, 또는 가게 포스터를 읽은 20%가 예약을 했다 하는 식으로요.


똑같은 방식으로 기능이 없는 간단한 웹페이지를 만들고 페이스북이나 공개된 게시판에 올려서 반응을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전화번호로 돈을 송금하는 서비스로 출발한 토스가 정확히 이 ‘가짜 문’을 통해 아이디어를 검증했습니다.


4. 원나잇 시시제품

원나잇 시시제품은 하루짜리 시도입니다. 에어비앤비는 동네게시판인 크레이그리스트에 ‘1박, 70달러, 에어베드, 아침식사 드림’이라는 광고로 시작했습니다.


단발성으로 바로 시도해볼 수 있는 방식입니다.


5. 택갈이

집에서 방울토마토를 키워서 팔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칩시다. 유기농 100%, 가격은 시중 것보다 저렴해서 잘 팔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방울토마토 분재를 100만원어치 사서… 실패하기 전에 할 수 있는 이게 잘 팔릴지 검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마트에 갑니다. 방울토마토를 다섯 팩 삽니다. 택을 땝니다. 그리고 당신이 만든 브랜드명과 시중가보다 조금 낮은 가격표를 붙입니다. “집에서 기른 유기농 100% 방울토마토.”


그걸 들고 집근처 슈퍼로 갑니다. 슈퍼 사장님께 “부모님이 방울도마도 도매를 하시는데, 팔리는지 좀 보려고 합니다. 판매 수익 전부 드릴테니 진열좀 해주세요” 부탁합니다. 안 해줄 사람이 없겠죠.


그리고 결과를 보면 됩니다.


택갈이는 경쟁제품이 이미 존재할 때, 제품의 속성에 관한 자신만의 다른 아이디어가 있을때 시장 반응을 살펴보기 좋은 방법입니다.


싼거 떼다가 더 비싸게 팔아보는 것도 괜찮은 생각인가봉가?


끝까지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시시제품, YODA, xyz 가설을 이용해 빠른 검증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큰 손실을 예방하고, 아이디어의 시장성을 검증하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이 영원한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닙니다. 까페베네는 토종 커피 브랜드로서 그 어떤 경쟁업체보다도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창업주 가운데 한 사람은 자살, 그리고 한 사람은 파산했습니다.


시장성이 전부는 아닙니다. 물론 비즈니스 자체에는 선도 악도, 옳고 그름도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일을 통해 무엇을 얻어낼 것인지, 자신이 그리는 행복의 모습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한번쯤 생각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실패 확률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에 관한 이 글은, 아이디어의 초기 검증을 빠르게 함으로써 일을 시작해보기도 전에 큰 손실을 입거나, 혹은 되지 않을 아이디어에 매달리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시장의 반응을 얻은 이후로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갈지는 창업자 자신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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