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외국어 회화 10년 여정기

내가 끊임없이 외국어를 배우는 이유

by travelerlydia





1. 와 저 사람 진짜 멋있는데?


바야흐로 10여년 전, 영어 회화를 잘하고자 하는 갈망이 시작됐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하는 과목 중 하나가 영어였지만 영어회화에 대한 관심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아마 크게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이유도 큰 것 같다. 시간이 흘러 대학생활에 접어든 20대 초반에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외국인들과 자신감 있게 대화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게 그렇게 부러웠다. 뭔가 프로페셔널해보이고 더불어 자신감이 있어 보이는 모습에 '나도 저렇게 대화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영어권 국가로 나가 직접 부딪치며 하루종일 그 나라 언어를 쓰는게 언어 습득에 제일 도움이 되겠지만 그럴 형편도 상황도 아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외국에 나가지 않고 영어실력을 늘릴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2. 부끄러움은 잠시일뿐


내가 막 영어회화에 눈 뜰 무렵, 그 당시에 유명했던 언어교환 어플리케이션이 있었다. 나는 영어회화 실력도 키우고 싶고 외국인 친구도 사귀고 싶어 당장 그 어플을 다운로드했다. 처음에는 외국인이랑 영어로 대화한다는게 너무 신기하기도 재밌기도 했다.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들과 1:1 채팅형식으로 대화하는 방식이였다. 이런 플랫폼을 잘 사용하기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큰 단점은 아무래도 좀처럼 깊은 관계를 만들기가 어려웠다. 언어를 배우는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도 많지만 불순한 목적으로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고, 언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좀 더 깊은 대화를 해야하는데 대부분 일회성 인사로 끝나는 일이 대다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만났던 친구분의 지인이 영어회화 관련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무료로 원어민 or 교포와 영어회화 매칭을 시켜줄테니 경험해보고 피드백을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수업료도 무료이고 영어회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니 당장 알겠다고 대답했다. 영어회화는 1:2, 대면 수업으로 교포분이랑 진행될거라고 연락을 받았다. 비록 일주일에 한 번 이었지만 경험삼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고 내 실력이 어느 수준인지도 알고싶었다.


처음 수업을 받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강남역에 있는 카페에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나랑 수업을 같이 들었던 분은 증권가에서 일하는 분이었고 비즈니스 영어회화를 배우고 싶어서 수업을 받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날 나는 깨달았다. 거진 지난 10년동안 학교에서 영어공부를 그렇게나 해왔는데 이렇게 영어로 몇 마디 하는게 어려울 수가 있나? 이렇게 못 할 수가 있나? 그 당시에 나랑 같이 회화 수업을 받았던 언니는 그래도 회사에서 비즈니스 영어를 가끔 사용해서 대략적인 회화는 가능했었던 반면, 나는 5형식 말하기도 힘들었다. 머릿속에서는 알겠는데 입으로 문장이 나오질 않았다. 하고싶은 말은 많은데 입에서 나오질 않으니 부끄러웠고 창피했다. 이 때의 경험이 외국어에 대한 갈망의 시작이자 회화를 열심히 공부하게 된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KakaoTalk_Photo_2022-10-01-20-41-33.jpeg
선생님이 추천해줬던 애니메이션 영화 목록들 / 스카이프로 수업하던 날


그 이후로 매일 매일 나 자신을 영어에 노출시키려고 노력했다. 아침마다 영어 팟캐스트를 듣고 문장을 통으로 외운다던가, 각각 다른 분야의 신문 기사 읽어보기, 내가 관심 있는 유튜브 영어로 시청하기, 영어 책 읽기 등등 그 당시에는 기본적인 말하기 수준도 안되었으니 입 밖으로 말을 많이 해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기본적인 문장들은 통으로 외워버렸다.


인풋도 중요하지만 내가 공부한만큼 써먹으려면 아웃풋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 이후에 외국인 친구들도 몇명 사귀며 최대한 영어를 사용하려고 했다. 외국인 남자친구도 만나며 첫 회화 수업을 받을때와는 다르게 많이 성장해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3. 나를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데려가 줄 하나의 도구


가장 최근에는 언어에 대한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 줌으로 진행하는 영어 회화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요즘에는 영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언어를 배울 수 있는 플랫폼이 무궁무진해서 진입장벽이 매우 낮은 것 같다.


내가 지난 10여년간 영어회화를 배우며 깨달은 것은 언어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것이다. 회화를 잘하고자 하는 나의 열망이 5형식도 말하기 힘들었던 나를 외국인과 거리낌없이 대화할 수 있게 발전시켜주었지만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지점에 다다르면 더 이상 발전이 없는 것 같은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게 되고, 미묘하게 다른 늬앙스 차이에서 오는 좌절감도 느낄때도 있다. 물론 영어권 국가에 나가서 살면 자연스럽게 터득 되겠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가 여태 보아왔던 이주민과 유학생들을 통해 들은 바로는 외국어는 공부의 끈을 놓기 시작하면 어느 한 지점에 멈춰 더 이상 발전이 없게 된다.


영어 회화를 못한다고 해서 살아가는데 문제는 없다. 내가 외국어를 배우는 가장 큰 이유는 언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도구이고, 이 도구가 나를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데려가줄 것 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구글이나 유튜브 사이트만 보더라도 대부분 자료들이 영어로 구성되어있다. 내가 한글만 알고 정보를 얻을 때보다, 전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알고 있는 순간 내가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이나 질적으로 매우 달라지게 된다.


최근에는 스페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에스파냐어는 미국에서 영어 다음으로 언어 사용 비중이 높은 언어라고 한다. 속된말로 영어못하고 에스파냐어만 잘해도 살아남을 수 있을정도라고 하니까.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니 그 언어를 사용하는 문화권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 문화를 좋아해주고,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외국인들을 보면 더 신나고 잘해주고 싶고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처럼 나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다른 문화권을 가진 사람들을 알게되는 것은 정말 흥미롭고 신나는 일이다.


나의 외국어에 대한 여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 계속 될 것 이다.

좀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