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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맘 Aug 24. 2016

토플학원 빡쎈 1일 체험기

10년은 늙었다



지금 쓰는 이 글은 지금으로부터 4년 반

전 쯤 경험한 토플학원 생생 체험기다.

그 당시에 나는 이런저런 설명없이 그저 내밀기만 하면 되는 영어공인성적 하나쯤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영문학을 전공했느니 학원선생을 했느니 회화반을 가르쳤느니(25년전 이야기다) 하는 구차한 설명보다는 높은 점수의 공인기록이 여러말 필요없겠다는 생각에 고민을 하다가 일단 학원을 방문해 알아보기로 하고 여기저기 폭풍검색 후, 집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인지도도 있고 규모도 큰 반포소재의 ㅇㅇ 어학원을 선택, 레벨테스트 날짜를 정해서 온라인으로 신청,그 날짜에 방문했다.


학원에 가보니 레벨테스트는 본관이 아닌 제법 떨어진 별관건물에서 한단다.

걸어걸어 별관 건물에 도착, 차례를 기다려서 테스트를 마쳤다. 약식토플시험이라고 보면 된다. 내 생애 토플시험은 본적이 없다.

답지 제출 후 잠시 앉아 기다리니 바로 결과가 나왔는데 여기서 잠깐, 학교졸업한지 24년이 지났지만 최고반은 아니라도 그 아래반 정도는 되겠지라고 내심 기대했었는데 결과는 제일 위에서 아래로 세번째 반 그러니까 중간보다 조금 더 나은 정도의 실망스런 점수표를 받았다.

이제 이 점수표를 들고 등록하는 일만 남았다. 이왕 결심하고 간거 저지르자 싶어

망설임없이 바로 한달 등록을 했고 그 날부터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데스크에서 교재들을 한아름 받아들고

해당 교실을 안내받아 들어갔는데,

입구에서부터 숨이 턱 막혔다.

교실크기가 어마어마했고 그 안에 책상 배열은 두사람이 앉는 책상 4개가 한 조로, 2개는 마주보게 놓였고 나머지 2개는 마주보게 놓은 책상 양 끝에 놓아서 총 8명이 한 조가 되는 형태였다. 이런 형태의 8명 한 조 배열 몇백명이 그 큰 교실안에 빽빽했는데 책상들 사이에 공간도 비좁아서 지나다니기도 힘들 정도였다 세상에...


수업은 점심전 두 과목 점심후 두 과목 끝나면 오후 5시정도였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는것이 지난 시간에 내준 숙제, 말하자면 테스트가 각 시간마다 있고 개개인이 이 테스트들을 통과하지 못하면 각자가 속한 조에 불이익을 가져다 주도록 해놓은 것이다. 첫수업을 받는 학생이라고 봐주거나 그런거 없었다.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내 생애 그 짧은 시간에 그 많은 단어들과 문장들을 미친듯이 외워본적이 있던가 그 어려운 문장들을 내차례가 되었을때 큰소리로 독해 발표를 해본적이 있던가 학생때도 안해본 점심건너뛰고 엄청난 양의 단어 외우기

단시간에 몆십개의 문장 적어내기...

다들 유학 준비생들 혹은 취준생들인데 그들 사이에 40대 중반을 넘은 아줌마가 끼어서 그들에게 민폐가 되기는 죽기보다 싫었기에 무서운 집중력으로 그 많은것들을 다 외워서 통과했었다.

물론 다른 학생들은 숙제로 해오기도 했고 그 자리에서 바로 받아서 하는것들은 그들도 꽁지가 빠지게 죽어라 했다.


극도의 긴장속에 수업이 끝났는데

다행히 모든 시간 무사히 통과는 했으나

또 걸리는 문제는 각 시간마다 내주는 과제들이 장난아니게 어마어마했고 음성파일을 어디서 다운받아 한다든지 하는 것들이 내 신경을 건드리기 시작하니

이건 도저히 해낼 자신이 없어져버렸다.

이런 수업을 매일해내야 하다니...

난 못해 난 못해

우리 애들이 이런 공부를 했단 말인가

이게 어디 사람이 할 짓인가

좁아 터진 교실에서 밥도 제대로 못먹고

수백개의 단어, 문장들을 앉은 자리에서 외우고 시험보고 내가 못하면 타인에게 불이익을 주고, 물론 열심히 하게 하려고 그랬겠지만서도...


수업을 마치고 바로 데스크에가서

못하겠으니 환불해달라고 요청하니

하루치 빼고 두말없이 해줬다.


빡센 공부도 때가 있는건지

아니면 이제는 나자신이 느슨해져서

그런 강도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건지

하루동안 정말 엄청난 정신노동의 경험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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