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예의 바른 지휘자가 되자

악보에서 자유로운 지휘자가 예의 바른 지휘자이다.

필자는 대학생 시절부터 찬양대 지휘를 했고 유학 후 한국에 돌아온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지휘자로서의 사역을 시작했다. 학부 - 대학원을 모두 작곡 전공으로 했기에 지휘는 선택 수업에서 들은 것이 전부라 처음엔 익숙치 않아 힘든 부분이 있었다. 교회음악협회, 국립합창단, 음악출판사 세미나에서 지휘 클래스가 있는 경우 찾아가서 배우고 책을 사서 나름 열심히 공부를 하고자 했다. 

나이 서른 살 넘어까지 학비를 대 주신 부모님께 너무 죄송해서 지휘를 정식으로 배운답시고 또 몇백만원씩 되는 학비를 쓰며 대학원을 가기엔 너무나 죄송할 뿐이었다. 


어찌 되었건 피아노, 건반을 내 주된 악기로 습득해 왔고 성악 전공처럼 발성을 100% 꽤뚫고 있지 못하더라도 이미 학부-대학원 작곡전공으로 공부를 했기에 분명히 나는 곡을 보면 파악하고 연구하고 분석할 수 있었다. 


따라서 필자가 부족한 발성적 티칭을 보완하기 위해 할수 있는 방법은 대원들 앞에서 자신 있어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떻게 하면 될까? 라고 생각하니 그 방법은 '암보'하며 지휘를 해야 단원들 앞에서 당당 할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초반 사역을 시작했던 안양에 위치한 교회에서는 1년 가까이 다음 주 할 곡을 유튜브에서 플레이 시키거나 파트 연습실 영상을 띄워 놓고 곡을 암보하기 시작했다. 이미 녹음된 음원에 박자를 저어가며 지휘를 미리 해 보며, 동시에 성부가 바뀌는 부분, 클라이맥스, 어려운 화성 진행등을 머리 속에 암기하고자 했다. (종이 악보를 미리 봐야 하는 것은 필수다.) 


이렇게 미리 종이 악보를 통해 곡을 파악한 후, 음원을 들으며 미리 지휘해 보는 경험을 함으로써 악보의 내용이 마치 지휘를 하는 동안 내 눈 앞에 영사기를 틀어 놓은 것 처럼 지나가는 효과를 느끼며 지휘하니 당연히 필자는 암보를 할수 있었고 동시에 악보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었다. 


예의 바른 지휘자가 되자- 라고 제목에 기입 하였는데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바로 사람들 앞에서 악보에서 자유로운 지휘자가 되어 당당히 지휘를 함으로써 누구라도 나를 보고 따라오라는 암묵적 사인을 보내는 리더십이라 생각한다. 앞에서 지휘를 하다 보면 대부분의 단원들은 고개를 숙이고 악보 보기에 바쁘다. 비 전공자가 대다수인 교회 찬양대에서는 지휘자를 처다보는 대원들이 거의 없다. 하지만 지휘를 하다 보면 마치 예전 오락실 앞에 놓여 있던 두더지 잡기 게임 처럼, 랜덤으로 누군가는 나를 바라 본다. 바꿔 말하면 누가 나를 바라볼 지 모르는다는 거다. 


따라서 필자는 암보로 지휘를 하며 동시에 언제 어디서라도 랜덤으로 나를 보더라도, 지휘자가 음악적 리더로써 앞에 있으며 그들을 이끌고 있음을 보여주려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예의 있는 지휘자는 바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누가 날 볼지 모른다. 따라서 지휘자는 언제 누가 날 보더라도 내 싸인과 얼굴 눈빛을 보며 따라 올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단원들, 대원들에 대한 '예의'라 감히 필자는 생각한다. 따라서 주일 드리는 찬양에 대해서는 대원들에게 리더십을 그렇게 보여주어야 한다 생각하고, 그것이 바로 대원들에게 '예의 있는 지휘자'가 될 수 있다라

매거진의 이전글 두 언어의 장점을 살리는 번역, 번안의 묘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