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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인 연

진심도 결국은 이기심이다

인간관계에 대할 이야기

by 바다에 지는 별


실망하다의 국어사전 뜻을 살펴보면 이러하다.

'희망이나 명망을 잃다. 또는 바라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아니하여 마음이 몹시 상하다.'

사람과의 사귐에 있어 늘 진심을 다하게 되는 성향의 나는 다치고 싶지 않아 최대한 멀리서 오랜 시간 동안 지켜본다.
그렇다... 나는 지금 또 상처를 받고 아파하는 중이다.

그 사람에 대한 나의 생각이 틀렸던 것일까를 반문해 보기도 했고, 왜 저렇게 밖에 행동하지 못했을까 혼자 화도 내 보았다.


하지만 오늘 문득 드는 생각은 나의 기대치가 높았다는 것이다.
국어사전에서 말하듯 '희망과 명망을 잃다'란 뜻은 내 마음대로 그 사람의 능력치를 정한 것에서부터 잘 못 되었다는 뜻이다.

결국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해서 그 결과가 잘 못 되었다는 결론이 아니라, 내 마음대로 믿고, 내 마음대로 기대했던 나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이러하다.

나는 그 사람을 용서할 이유가 없다. 또한 그가 용서를 구할 일도 아니다.

잔뜩 힘이 들어간 눈에 힘을 빼고, 위아래로 오르내리며 씩씩거리는 어깨를 내리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너무 집중하고, 몰입했던 나 자신을 되돌아보자고 그리고 그 사람은 내가 정해 놓은 기대치로 움직일 이유가 없으며, 나에게 실망을 안겨 준 일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므로 그럴 자유가 있다고 말이다.

누군가를 믿고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이렇게 어렵다. 관계의 중심이 내가 되면 이렇게 실수를 한다. 건강한 관계는 동등해야 하며 자유로워야 한다. 나이 들수록 시선이 자꾸 안으로 향하니 옹졸해지고, 고집스러워지는 것이다.

지금 나이에 많은 사람을 곁에 둘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금 내 곁을 지키는 이들은 판단받기보다 이해받는 일이 많아지기를 바라며 이해를 구하기보다, 자신의 결정과 선택에 평가받기보다 지지받기를 바란다.

마음은 녹이 나지 않도록 부지런히 닦아야 하는 동그릇이다.
내 기준을 고집하며 수동적으로 타인이 내게 맞춰주기를 기다리다 보면 마음은 금방
녹이 쌓이게 된다. 반짝반짝 빛이 나도록 스스로 열심히 닦고, 자주 나를 비춰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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