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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쥬 Mar 05. 2024

도대체 왜 영어유치원에 보내야 할까요?

영어유치원 3년 차 엄마가 말하는 나름의 이유


“10년 후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이 될 거야. “


2002년, 영국유학을 보내달라고 식음을 전폐하고 조르는 15살이던 나에게 중국유학을 제안하며 친정아빠가 하신 말이다. 그리고 10년 후, 아빠의 예상대로 중국경제는 부흥했고, 중국은 미국과 나란히 ‘2강’ 반열에 올랐다. 한국은 앞다투어 중국기업과의 거래를 늘려나갔고, 채용시장에서 중국어능통자는 큰 환영을 받았다. 그 당시 중국대학을 막 졸업해 한국으로 귀국한 난 운 좋게 여러 기업의 러브콜을 받았다.


선구안을 가진 부모가 자녀에게 어떤 선택지를 주는지 직접 경험한 나는 선견지명을 가진 부모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맘카페의 교육정보를 따라 철새처럼 결정하기보다 아이가 사는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여러 데이터를 근거로 시뮬레이션 돌려본다.


2034년의 한국, 내가 돌려본 시뮬레이션의 결과는 이러하다.


저출산과 고령인구증가로 늙은 대한민국, 지방대는 어느새 사라지고 주요 대학만 남았다. 더욱 치열해진 입시 경쟁, 어중간한 성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은 없다. 그렇다고 상위권 성적으로 좋은 대학에 들어가 대기업에 취업해도 불행하기는 매한가지.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에는 50대 이상 꼰대들이 주류이기 때문이다. 신입사원들은 가뭄에 콩 나듯 입사한다.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50대 꼰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지만 평균연령 52세 회사에서 20대 청년들의 근무환경은 그야말로 헬이다. 인구감소로 한국시장은 세계에서 경쟁력을 잃었다. 한국기업은 수출을 해야만 매출을 간신히 유지할 수 있다. 수출로 돌파구를 찾지 못한 기업은 줄줄이 망해간다. 반면 외국인들의 한국회사 취업은 쉬워졌다. 서울에는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다. 한국기업은 외국인 인력을 관리할 수 있는 영어가 능통한 젊은 한국 청년을 채용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왜냐하면 영어가 능통한 젊은 청년들은 글로벌기업에서도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


너무 비관적인가, 나도 내 상상이 너무 비관적여서 그런 미래가 현실로 펼쳐지지 않았으면 한다.

출처: Kosis 인구로 보는 대한민국

이런 오랜 고민 끝에 나는 영어유치원을 결국 선택했다. 아이에게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늙은 대한민국을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영어를 못해서 박탈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내게 있었다.


엄마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목적이 수능을 잘 보기 위한 첫 번째 마일스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고등학교 때 영어 공부 시간을 단축시키고 수학, 국어 같은 주요 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려는 전략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Reading과 Writing 아웃풋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수능 마일스톤 전략 따위는 없다. 내가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유일한 이유는 단 하나, 영어에 대한 좋은 정서 형성이다.


영어에 대한 좋은 정서만 있다면 스스로 자가발전하며 부모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자신의 영어실력을 늘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집중해야 할 영역은 AI가 대신해 줄 수 있는 Reading과 Writing역량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공감, 소통능력의 향상이다.


그렇기에 영어유치원에서 아웃풋을 측정하기 위해 하는 각종 테스트 결과는 의미가 없다. 그런 알량한 테스트로 제발 우리 아이의 영어 정서를 망가뜨리지 않았으면 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무조건 즐겁고 신나게 놀 수 있는 놀이식 영어유치원을 선택했다.


앞으로 아이의 큰 경쟁력이 될 수도 있는 공감과 소통능력을 또래와의 놀이경험을 통해 키워나가길. 영어를 학습의 목표가 아닌 소통의 수단으로 생각하길. AI가 대신해 주는 영어 통번역에 의존하는 어른이 되지 않길.


선구안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엄마가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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