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재능에 당황한 엄마
지난 화요일, 아들의 담임선생님에게 전화를 받았다. 아들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선생님이 이런 질문을 하셨다.
“혹시 집안에 예술하시는 분이 있나요? “
“네? 아뇨.”
“아이가 그림에 재능을 보이는 것 같아서요. “
미술을 전공하신 선생님의 이야기가 아니라 ”하하하 우리 아들이 미술을 좋아하긴 해요. “라고 웃어넘기긴 했다.
전화를 끊고 선생님의 코멘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다가 더글로리 작가 김은숙 작가가 인터뷰 중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재능이 있으면 모를 수가 없어요. 어떻게든 재능이 비집고 나와요. 주변에서 다 알아보고요. 너는 글을 잘 써, 너는 노래를 잘해, 달리기를 잘해. 그렇게 백번 넘게 들어봤어야 합니다. 한 번도 못 들어봤는데 혼자 몰래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럼 재능이 없는 거예요. 빨리 그만둬야 합니다. (그런데 애매한 재능도 있잖아요?) 그럼 제가 하는 방법을 써야 해요. 엄청나게 노력해야죠.”
아들에게도 물어봤다.
“너는 그림 그리는 게 좋아?”
“아니”
“응?(당황) 너 맨날 방과 후 미술 시켜 달라고 하잖아.”
“그건 좋아. 근데 싫을 때는 엄마가 그림 그리라고 할 때는 싫어”
(속마음: 최근 몇 번 학습 목적으로 억지로 시켰던 거 뜨끔)
“아.. 그러면 네가 그리고 싶을 때 그리는 건 좋고 누가 시켜서 그리는 건 싫은 거야?”
“응”
아이를 키우는 게 지금까지 내가 했던 모든 일 중에 가장 어렵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아무튼 김은숙 작가 말 따라 아이가 재능이 있다면 재능이 계속 비집고 나올 것이다. 아이가 앞으로도 이 말을 여러 사람에게 많이 듣는 다면 조금 더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