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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쥬 May 16. 2024

그림에 재능이 있어 보인다고요?

아들의 재능에 당황한 엄마

지난 화요일, 아들의 담임선생님에게 전화를 받았다. 아들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선생님이 이런 질문을 하셨다.


“혹시 집안에 예술하시는 분이 있나요? “

“네? 아뇨.”

“아이가 그림에 재능을 보이는 것 같아서요. “


미술을 전공하신 선생님의 이야기가 아니라 ”하하하 우리 아들이 미술을 좋아하긴 해요. “라고 웃어넘기긴 했다.


전화를 끊고 선생님의 코멘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다가 더글로리 작가 김은숙 작가가 인터뷰 중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재능이 있으면 모를 수가 없어요. 어떻게든 재능이 비집고 나와요. 주변에서 다 알아보고요. 너는 글을 잘 써, 너는 노래를 잘해, 달리기를 잘해. 그렇게 백번 넘게 들어봤어야 합니다. 한 번도 못 들어봤는데 혼자 몰래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럼 재능이 없는 거예요. 빨리 그만둬야 합니다. (그런데 애매한 재능도 있잖아요?) 그럼 제가 하는 방법을 써야 해요. 엄청나게 노력해야죠.”


아들에게도 물어봤다.


“너는 그림 그리는 게 좋아?”

“아니”

“응?(당황) 너 맨날 방과 후 미술 시켜 달라고 하잖아.”

“그건 좋아. 근데 싫을 때는 엄마가 그림 그리라고 할 때는 싫어”

(속마음: 최근 몇 번 학습 목적으로 억지로 시켰던 거 뜨끔)

“아.. 그러면 네가 그리고 싶을 때 그리는 건 좋고 누가 시켜서 그리는 건 싫은 거야?”

“응”


아이를 키우는 게 지금까지 내가 했던 모든 일 중에 가장 어렵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아무튼 김은숙 작가 말 따라 아이가 재능이 있다면 재능이 계속 비집고 나올 것이다. 아이가 앞으로도 이 말을 여러 사람에게 많이 듣는 다면 조금 더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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