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컷 미팅 하기
PM/기획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가장 부러웠던 사람이 ‘미팅을 매끄럽게 진행하고 마무리도 깔끔한 사람' 이었다. 극 I인 내가 여러 사람들이 참석한 미팅을 이끌어야 한다는 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고, 그 부담감과 긴장감 때문에 미팅이 끝날 때면 내 얼굴은 종종 토마토가 되어있었다.
이 점 때문에 ‘내가 이 일이 잘 맞을까?’라는 고민을 하기도 했었다. 직무를 바꾸지 않는다면, 나는 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더 자주 미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미팅 참석자들의 시간도 덜 쓰고 매끄럽게 진행할까'에 대해 자주 고민했고, 이를 위해 노력해 온 내 방식을 공유하고자 한다.
1. 미팅의 참여자를 고려하여, 그에 따라 목적과 내용을 정리한다.
미팅의 참석자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작업 담당자(디자이너, 개발자 등)를 대상으로 하거나 유관 부서 담당자(사업부, 마케팅 등)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일단 작업 담당자들과 진행하는 미팅이라면, AS-IS 보다 TO-BE 를 중점적으로 설명한다. TO-BE 의 정책적인 내용부터 세부적인 작업 사항까지 디테일하게 설명하며, 각 담당자들이 작업시 주요하게 봐야 할 포인트들을 언급한다.
하지만 유관 부서 담당자들이 참석한 미팅이라면 AS-IS 와 TO-BE 를 비교하며 달라지는 점을 중점적으로 설명한다. 기존에 있던 기능이라면 개선된 점이 무엇인지, 없었던 기능이라면 추가된 기능이 무엇이며 어떤 점이 간편해지는지를 설명한다.
2. 정리한 내용을 보면서 말로 연습한다.
미팅 내용이 정리되었다면, 이제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 그려본다. 내 자료를 목적과 참석자에 맞게 어떤 순서로 풀어나갈지 정리하고, 주요 포인트를 되새겨본다. 눈으로 훑어보는 것보다 직접 말하거나 머릿속으로 말하는 걸 생각하며 연습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과정이 실제 발표할 때 가장 큰 도움이 된다.
아래 예시는 내가 작업 담당자들에게 리뷰했던 자료이다. 발표 자료의 전체 구성을 보면서 어떤 순서로, 어떤 내용을 중점적으로 설명할지 준비했다.
3. 내가 확인하고 싶었던 이슈 리스트를 짚으면서 논의한다.
미팅 참석자들에게 논의하고 싶은 내용이 있을 때에만 준비하며, 없다면 생략도 가능하다. 하지만 논의가 필요할 땐 그에 대한 1안, 2안도 함께 준비한다. 선택지가 없는 경우, 명확한 결론 없이 회의가 끝날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준비해둔다. 물론 논의하다 보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더 좋은 안이 제시될 수도 있으며, 그때는 그 안을 수용하면 된다.
4. Q&A 시간을 갖는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마무리가 된다면, 미팅 참석자들에게 질문을 받는다. 이 과정을 통해 내가 고민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추가 의견을 받을 수도 있다. 이때 나는 미팅을 위해 준비해두었던 파일(위키, 피그마, PPT 등)에 해당 내용을 딱지 형태로 바로 남겨둔다.
아래는 내가 실제로 미팅하면서 추후 검토해야할 부분을 피그마 코멘트로 남겨둔 내용이다. 내 작업 파일 안에 저장해두면 나중에 다시 봤을 때에도 검토 할 위치와 내용을 떠올리기 쉬워 자주 활용한다.
피그마 코멘트5. 미팅이 끝난 후, 회의록을 공유한다.
회의록은 형식은 자유롭지만 핵심 내용이 담겨야 하며, 일반적으로 아래 4가지로 정리한다.
주제: 미팅의 목적
논의 사항: 미팅에서 논의되건 확인된 내용
결정 사항: 미팅 참석자들과 합의된 내용
Next Step: 미팅이 끝난 후 추가로 검토하거나 작업해야 할 내용이며, 실제 담당자나 작업 예정일이 있다면 함께 기입
나는 미팅을 들어가기 전에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참석한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모두 전달했는가?
논의하고 싶었던 것들은 모두 해결책을 갖고 왔는가?
아직도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위 목표는 대부분 달성하고 미팅을 끝내는 편이다. 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주제와 새로운 참석자들에게 미팅을 진행하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지만, 내 업무에서 빠질 수 없는 한 축이기 때문에 가능한 '간결하고', '매끄럽고', '깔끔하게' 진행하고자 한다.
오늘도 미팅해야 진행 해야 사람들 모두 1시간, 30분 컷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