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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얼디베이트 Feb 17. 2022

20대 대선 준비 시리즈 Ⅴ

19대 대선 토론 분석 1

2016년 말,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퍼졌고,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받아들이며 조기 선거가 실시되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최고치였기에, 당시 여당인 자유한국당의 지지는 당연히 폭락하였고,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는 급상승하게 되었다. 10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룬 대선이었다. 


정권교체 이외에도 다양한 변화가 나타났다. 

19대 대선 전, 세대별 선거 관심도 조사에서 2040세대가 처음으로 5060세대의 투표율을 뛰어 넘어 대선판도를 좌지우지할 것이라 예상되었다. ‘대선에 관심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관심 있다’라고 응답한 20대와 30대는 91.3%, 40대도 91.1%에 달해 선거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예상처럼 대선 결과에서 2040의 선거 관심도가 5060세대를 압도하고 있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을 국민이 탄핵하는 과정은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였고, 그에 따라 토론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  



이러한 국민들의 관심과 사회적, 기술적 변화로 인해 토론회는 더욱 생동감이 넘쳤다. 


5개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 토론회는 4월 13일부터 5월 2일까지 총 6차에 걸쳐서 진행되었는데, 후보자가 5명이나 되었지만 다양한 대립 구도로 모두 주목 받을 수 있었다. 지지율이 가장 높은 문재인 후보를 둘러싼 대립, 이전 정권에 대한 책임을 묻는 대립, 특정 후보의 인간성에 대한 대립 등 다양한 대립관계가 펼쳐졌다. 청중은 흥미진진하게 토론을 지켜봤으며, 후보자들은 이를 고려하여 청중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펼쳤다. 국민들은 토론회를 시청하면서 SNS를 통해 손쉽게 이슈를 확인하고 사실확인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졌다. 이런 모든 과정을 보았을 때, 19대 대선 토론은 대선 토론이 점차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를 만드는 충분한 토론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19대 대선의 경우 문재인, 홍준표 후보의 토론 분석과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의 토론 분석으로 나누어 포스팅하고자 한다. 






< 문재인 후보 >

핵심 키워드: #유리한 지지율에 대한 자신감, #수비의 화법      


문재인 후보는 자신의 경험과 의지를 전략적으로 내세웠다. 

실제로 이 부분은 문재인 후보의 강점이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는 실제로 대통령 곁에서 국정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었고, 이러한 점은 정치적 혼란기에 강점으로 작용했다.



저는 오랫동안 대통령 국정운영에 참여한 경험이 있고, 대한민국 안보를 다룬 경험도 있다. 10.4 정상회담 때 북한을 상대해 본 경험도 있다. 누가 가장 든든하고 안정된 후보인지 국민이 판단해주기를 바란다.

                                                            (1회 대선 토론)      


국정운영을 안 해보셔서 하시는 말씀인데, 국정원을 통해서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파악을 해봤다.

                                                             (2회 대선 토론)     


위와 같이 문재인 후보는 ‘국정운영’이라는 단어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강조하였다. 이는 유권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효과적인 전략이었다고 평할 수 있다.     


또한 문재인 후보는 국정운영 경험 강조를 넘어 지지율 1위 후보로서의 자신감과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중략) 대통령이 될 사람이죠.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사람이다. 

                                                             (2회 대선 토론)


이번에 제가 당선되면 내년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 한다. 

                                                            (3회 대선 토론)     



‘대통령이 될 사람’, ‘제가 당선되면’과 같은 발언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재인 후보의 토론을 요약하면, 자신의 역량을 차별화하고자 했고, 지지율 1위 후보로서의 자신감을 드러내어 유권자들에게 문재인을 믿어도 된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당선될 수 있었다. 



< 홍준표 후보 >

핵심 키워드: #쉬운 단어의 적극적 활용, #상대 후보 이미지 규정     


19대 대선 토론에서 홍준표 후보는 좌파라는 단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진보라는 표현은 쓰지 않으면서도 좌파라는 표현은 반복했는데, 이는 청중들 중 일부가 좌파라는 개념에 대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음을 계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홍준표 후보: 강남 좌파라는 평은 어떤가?
유승민 후보: 전혀 동의 안 한다.

                                                            (1회 대선 토론) 


일반적으로 같은 보수로 평가되는 유승민 후보에 대해서도 전략적으로 ’좌파‘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을 볼 수 있다. 개혁적 보수를 내세운 유승민 후보가 좌파 정치인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하면서 보수 지지층을 상대로 유승민 후보와 자신을 차별화했다. 

다만, 정책과 관련없이 상대 후보를 낙인찍는 발언은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비춰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홍준표 후보는 쉽고 자극적인 표현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어 지지층을 결집하는데 주력했다. 일반적인 정책토론이었다면, 홍준표 후보의 태도는 사실 좋게 평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다만 이 토론은 대선 토론으로 지지층에게 자신의 정책적 입장을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홍준표 후보가 선명하게 입장을 드러내어 효과적으로 대선 토론을 치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19대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를 통해 유권자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국정 경험이 많고 이를 강조하는 후보자일수록 정책실현 수단이나 세부 계획에 대해서 유권자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2. 후보들이 제시하는 이미지로 다른 후보를 판단하는 것에 대해서 유권자들은 이를 경계해야 한다.


위 분석에 대한 더 많은 자료는 『토론, 설득의 기술』을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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