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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혁 May 20. 2021

부록: 스타트업, 지금 브랜딩 해야 할까?

초기 스타트업, 브랜딩 타이밍 진단하기


다음은 '스타트업, 언제 브랜딩 할 것인가?'의 부록입니다. 원글을 먼저 읽으시길 권해드립니다.

https://brunch.co.kr/@juhyeok/2




'마케팅이 문제인 것 같아요' 


브랜딩 상담 시 대표님들로부터 많이 듣는 고민입니다. 제품/서비스는 참 좋은데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이죠.


진짜 그럴까요? <Photo by Daniel Herron on Unsplash>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마케팅보다 매력적이지 않은 제품이 문제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밑빠진 독에 물을 붓고 계셨던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우리 제품/서비스의 매력도를 측정해서 ‘제품 개발 집중?’ or ‘브랜딩 진행?’을 결정할 수 있을까요?




추천 방법: NPS


제품/서비스의 매력 측정을 위한 좋은 지표가 있습니다. 바로 NPS(Net Promoter Score)입니다.


NPS는 ‘순수 고객 추천 지수’를 의미하는데요, 사용자에게 '제품 및 서비스를 기꺼이 다른 사용자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으신가요?'를 묻고 0점~10점 사이의 점수를 받습니다. (얻은 점수의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


0~6점: 비추천 고객

7~8점: 중립 고객

9~10점: 추천고객              


한마디로 사용자 입장에서 다른 사용자에게 기꺼이 추천할 만한 매력적인 제품/서비스인가를 물어보고, 지표로 만들어 이를 개선 및 관리하는 방법이죠.




기존 NPS 측정 방식



1. 적절한 반응자 수를 설정하여 설문조사를 진행합니다.


미국의 CRM SW 회사인 젠데스크(Zendesk)가 추천하는 적절한 설문자 수와 반응 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서비스 사용자 1,70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 진행 → 약 250회(약 15%)의 응답(반응)

출처: NPS Best Practices: The most effective way to send a Net Promoter Score℠ survey



2. 결과를 측정하여 현재 우리 제품/서비스의 NPS 점수를 산출해 냅니다.


추천고객 비율(%) - 비추천 고객 비율(%) = NPS

예. 응답한 250명 중
추천고객 비율 = 50%
비추천 고객 비율 = 30%
NPS = 50 - 30 = 20점

참고.
NPS는 이론적으로 -100부터 +100 사이의 점수가 도출됩니다.



3. 목표 점수를 설정합니다.


우리가 얻은 현재 점수는 상대적입니다. 업계와 기업의 상황에 따라 좋은 점수의 기준이 다릅니다. 업계 평균, 또는 경쟁자의 점수를 참고하여 개선 목표치를 설정하고, 사용자로부터 점수와 함께 받은 피드백을 통해 개선해야 할 점을 추립니다.



4. 서비스를 개선하고 다시 NPS를 측정합니다.


서비스 개선 후 다시 1,700명을 대상으로 250회의 반응을 얻어 NPS를 측정합니다.



5. 목표 NPS 달성 시까지 1~4를 반복합니다.




'초기 스타트업'과 기존 측정 방식이 맞지 않는 이유



1. 충분한 수의 사용자 확보 불가


설문조사를 보내야 할 사용자 1,700명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 없습니다.



2. 통계 전문가 부재


측정 과정을 컨트롤하고 많은 양의 데이터를 유의미하게 다룰 수 있는 통계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물론 직접 하실 수도 있지만 전문성을 쌓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다른 바쁜 일에 치여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3. 초기 스타트업 → 정성적 > 정량적


대단위의 정량적 반응은 사용자에 대한 '평균적'인 수준의 이해를 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의 멤버들은 잠재적인 사용자를 누구보다 '깊게' 이해하는 '사용자 전문가'가 먼저 돼야 합니다. 따라서 '정성적' 반응을 통한 통찰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 정량적인 반응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업 초기 야망에 불타올라 시장 지배를 꿈꾸며 많은 수의 사용자 확보에만 신경 쓰느라 정량적 반응에 집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제품/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려다 보면 엣지가 없는 평범한 결과물이 나오고,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Y Combinator의 제품/서비스 개발 방식'과 '구글 스프린트의 인터뷰 방식'을 NPS에 적용하여 '초기 기업의 제품/서비스 매력도 측정 및 개선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1. Talk to user


1-a. 인터뷰할 사용자 선정

현재 고객 중 재구매율(Retention)이 높은 사람 5명, 낮은 사람 5명을 뽑아주세요.

LTV(고객 생애가치, 부동산의 담보인정비율이 아닙니다) 점수가 있다면 LTV 점수가 높은 사람 5명, 낮은 사람 5명도 괜찮습니다.




참고: 인터뷰를 5명만 하는 이유 

from <구글 스프린트> by 제이크 냅 외 2명


"몇 번의 인터뷰를 해야 가장 중요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을까?"

85%의 문제가 단 다섯 명을 인터뷰한 뒤에 발견된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을 테스트한다고 더 높은 통찰력을 얻는 건 아니었다.


"일대일 인터뷰는 놀라울 정도로 쉽고 빠른 방법이다."

대규모의 정량적 데이터로는 얻기 힘든 중요한 통찰력도 제시한다. 어떤 부분이 왜 효과가 있는지 혹은 효과가 없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당신이 가진 것이 통계수치뿐이라면 고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면 그냥 물어보면 된다.




1-b. 인터뷰 진행 및 점수 확보


선정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아래 질문과 함께 직접 인터뷰(대면 또는 화상)를 진행해 주세요.


"저희 서비스를 타인에게 기꺼이 추천하실 의향이 어느 정도 될까요? 1점은 추천하지 않는다. 10점은 기꺼이 추천한다 입니다"
10점의 결과를 얻었을 경우: “어떤 점이 기꺼이 추천하게 만드나요?”
10점 미만의 점수를 얻었을 경우 질문: “어떻게 하면 10점을 받을 수 있을까요?”


추천 & 비추천의 이유는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하시는 게 좋습니다.

단, 사용자가 언급하는 이유나 의견에 대해서 반박하거나 변명하지 마세요! 결과를 왜곡할 수 있습니다.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보다 사용자의 자연스러운 반응에 집중해야 합니다.



2. Build what they love


2-a. Talk to user에서 나온 강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파악해서 제품/서비스를 개선해 주세요.


공통적으로 지목되는 개선점 또는 강점이 있는지 파악해 주세요.

있다면 우선적으로 개선하거나 강화(강점)합니다.

없다면 자체적으로 우선순위를 정하여 제품/서비스를 개선하거나 강화(강점)합니다.


2-b. 개선된 부분을 인터뷰 한 사람들에게 다시 보여주고 반응을 얻으세요.


2-c. 기존 10명의 점수 평균이 9.0 이상이 나올 때까지 Talk to user와 Build what they love를 반복하세요.


2-d. 기존 10명의 평균 9.0 이상을 달성했다면? 축하합니다. Active user가 10명이 되었네요. 이번엔 다른 10명을 뽑아 Talk to user와 Build what they love를 반복하세요.


2-e. 그렇게 Active user가 100명 정도 모였다면? 매력적인 제품/서비스가 탄생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제 브랜딩을 고려하실 차례입니다.





TIP


초기에는 '디자인이 별로다'라는 피드백보다 '이래서 사용하기 불편하다'라는 기능과 사용성에 대한 피드백에 집중해 보세요.


스타트업의 제품/서비스는 기존 서비스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위한 솔루션일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사용자는 디자인이 좋지 않아도 자신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은 '우리 서비스가 있기 전으로 사용자가 돌아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없다’라는 답을 얻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초기 디자인은 깔끔한 레이아웃과 초기 로고 정도만 유지해도 충분합니다.




So what


제품/서비스가 매력적이지 않다면 마케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먼저 우리 제품/서비스가 매력적인지 확인해 보세요. 방법은 NPS를 추천합니다.

적어도 1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NPS 9.0을 달성할 때까진 브랜딩 보단 매력적인 제품/서비스를 만드는데 집중하세요.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추천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서비스를 먼저 만드세요. 브랜딩은 그다음입니다.




고슴도치가 자기 새끼를 함함하는 것처럼 창업자가 자기 서비스를 편애하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더 많은 분들에게 의미있는 브랜드가 되려면 객관적으로 제품/서비스를 바라보고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제품/서비스가 그런 과정을 통해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브랜드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내용을 접하신 분들의 쉬운 내용 파악을 위해 간결하게 핵심만 적고자 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나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말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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