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감정 폭우 뒤
수업을 듣고나면 항상 생각이 많아진다.
‘교수님 정보가 시대에 뒤쳐졌군. 언젯적 예시인지’
‘우리한테 이런 걸 시키시는 건 갑x 같은데‘
‘저런 이론이 있구나. 역시 교수는 교수야’
‘앗, 저거 내가 말하려고 했는데 한발 늦었다’
…
교수의 가르침에, 불만에, 나의 무식에, 동기와의 경쟁심에 드는 생각들은 수업시간 내내 나를 괴롭힌다. 그러다 집에 오면 그냥 기절이다.
봐야 할 논문, 새로 들어온 일거리(프로젝트) 자료 서치 등등 해야할 거 생각만 하다 씻지도 못하고 거실 바닥에 누워 잠든다.
오늘 아침. 분명 불편한 취침이었는데 샤워하다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비가와서 그런가.
밤새 하려고 했던 일은 오늘 틈틈이 하면 될 거 같다. 안되면 안되는 되로 미흡한대로 제출할 수 밖에.
나이가 들어 바뀐 것 중 하나는, 내 몸을 살펴가며 달려야 한다는 거다. 살피다가 이상점이 오면 바로 멈춰야 한다. 욕심은 휘어짐이 아닌 부러짐으로 연결된다.
살살 하자. 석사때처럼 난 20대가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