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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호 Sep 05. 2022

쾌감의 예감


결국 도피한들 제자리라는 걸 알고 있는데, 나는 딱 거기까지만 알았다. 그래서 배수의 진에 있는 자신에 대한 막막함밖에 몰랐다. 그 절박함으로 어떻게든 극복해가면서도 그것을 음미할 줄 몰랐다.


결국 해낼 거라면, 살아있는  그걸 떻게든 마무리 지을 거라면, 그리고 그렇게 태어나서 그런 식으로  수밖에 없는 인간이라면, 분명  고통은 그만한 해방감을 예비하고 있다. 그러니까  고통 자체를 즐기는 것조차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 미미한 쾌감의 향기와 맛을 날 선 감각으로 음미하며, 감지하며. 결국 도망가지 않을 자신을 알고 있으니, 거기엔 스스로를 몰아넣은 고통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해결할 자신에 대한 예감또한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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