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호 Sep 05. 2022

쾌감의 예감


결국 도피한들 제자리라는 걸 알고 있는데, 나는 딱 거기까지만 알았다. 그래서 배수의 진에 있는 자신에 대한 막막함밖에 몰랐다. 그 절박함으로 어떻게든 극복해가면서도 그것을 음미할 줄 몰랐다.


결국 해낼 거라면, 살아있는  그걸 떻게든 마무리 지을 거라면, 그리고 그렇게 태어나서 그런 식으로  수밖에 없는 인간이라면, 분명  고통은 그만한 해방감을 예비하고 있다. 그러니까  고통 자체를 즐기는 것조차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 미미한 쾌감의 향기와 맛을 날 선 감각으로 음미하며, 감지하며. 결국 도망가지 않을 자신을 알고 있으니, 거기엔 스스로를 몰아넣은 고통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해결할 자신에 대한 예감또한 있으니.


작가의 이전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