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 ESPN은 10월 10일(한국시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선수들 중 겨울 유니폼을 갈아입을 수 있는 10명을 선정했다. FA(자유 계약 선수) 시장을 달굴 후보인 류현진(LAD)의 이름도 있었다.
-ESPN은 현 소속팀 다저스가 류현진을 적극적으로 붙잡지 않을 것이며, 계약을 원하더라도 단기계약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ESPN은 "평균자책점 1위 투수와 재계약에 힘쓰지 않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면서도 "다저스는 워커 뷸러, 클레이톤 커쇼, 마에다 겐타 등과 같은 로테이션 옵션이 너무 많다"라고 언급했다.
-류현진은 다저스가 아니더라도 그를 원하는 다른 구단에 더 좋은 조건으로 입단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그러나 류현진은 캘리포니아 지역에 있는 것을 선호한다고 알려졌다. 더구나 부상 시절에도 그의 재활을 위해 많은 신경을 써 준 다저스 구단 아니던가?
-류현진이 여러 불리한 전망 가운데서도 다저스와 보다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배트나란 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의 약어로써 협상이 결렬되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말한다.
-어떤 협상이든지 대안이 많은 쪽은 느긋하다. 반대로 다른 대안 없이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계약이라면 다소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더라도 성사시키려고 노력한다. 갑이 을에게 큰소리치는 이유도 함께 일하겠다는 을들이 많기 때문이다. 반대로 을은 목표 달성을 위해 반드시 저 갑과의 거래를 성사시켜야 된다고 생각하기에 저자세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협상력을 높이는 최대의 관건은 배트나가 있는지 여부이다. 배트나가 많으면 협상장에서 큰소리치는 것이고 배트나가 적으면 목소리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다저스가 자유계약 선수로 풀리는 류현진에 대해 적극성을 덜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 역시 배트나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류현진이 높은 연봉 프러스 다년 계약과 같은 더 좋은 조건의 계약을 하려면 다저스를 떠날 수밖에 없는 것인가?
-꼭 그렇진 않다. 류현진이 스스로 배트나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같은 내셔널 리그 서부지구의 라이벌 샌프란시코 자이언츠와의 계약 가능성을 흘리는 것이다. 류현진이 이적을 하고 내년에도 올해처럼 호투를 이어간다면 다저스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된다. 라이벌 팀 간의 경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구단의 스카우트 담당자들도 눈총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다저스 구단 관계자들은 류현진의 샌프란시스코 이적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원래 예상보다 더 좋은 조건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류현진이 배트나로 내세울 팀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만 있는 것이 아니다. 리그는 다르지만 같은 LA를 연고로 하는 LA 에인졀 스도 좋은 배트나이다. 두 팀 간에는 누가 더 LA를 대표하는 팀인가 하는 라이벌 인식이 있다. 류현진이 LA 에인졀스로 옮겨 간다면 많은 한국 교민과 팬들이 다저스보다는 에인졀스로 관심이 옮겨갈 수 있다. 그리고 거기엔 일본인 괴물 선수 오타니가 있어 한일 콤비의 활약이 화제가 디 ㄹ수 있다.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에서 나름 영향력을 가진 동아시아 팬들이 다저스 보다 에인졀스를 더 프랜차이즈 대표팀으로 인식할 수 있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요지는 협상장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면 류현진뿐 아니라 모든 협상가들이 반드시 배트나를 준비 해야 한다. 배트나가 없으면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일본은 한국이 자기네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즉 배트나가 없다고 생각하여 경제제재를 감행했지만 한국은 국산 소재로 대체 및 수입선 다변화란 배트나로 대응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 불매 운동에다 지소미아 연장 포기까지...당장 배트나가 없는 일본은 오히려 한국 눈치를 보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계속 결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협상재개를 바라는 이상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서로 결렬되었을 때 상대의 배트나가 겁나기 때문이다. 미국은 협상 결렬 시 북한이 계속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할까 두렵다. 예측하기 힘든 북한 김정은 정권이 혹시라도 핵을 미국 본토로 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미국 국민들에게 주게 되면 내년도 재선 선거에 나서는 트럼프에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북한 역시 경제를 살리려면 미국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데 미국이 협조 대신 제재의 강도를 높인다면 이 역시 북한에겐 매우 큰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요약하겠다. 류현진 선수가 원하는 구단에 보다 좋은 조건으로 입단하기 위해선 배트나를 잘 활용해야 한다. 배트나 없는 협상은 무기 없이 전쟁에 나가는 것과 같다. 일본은 우리의 배트나를 과소평가했다가 오히려 우리의 반격에 눈치를 보는 입장으로 전락했다. 협상의 출발은 나와 상대의 배트나부터 점검하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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