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가끔 로또를 살 때가 있다.
대부분 좋은 꿈을 꿨을 때이다.
특별히 안 되는 이유가 없다면 꿈을 꾼 날 사러 간다.
그날도 좋은 꿈을 꿨다.
내게 좋은 꿈은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가 나오셨을 때다.
두 분은 내게 중요한 순간마다 나타나셔서 내게 좋은 기운을 주셨다.
중요한 연봉 협상을 앞둔 전날,
내가 가고 싶었던 회사의 면접 전날,
그리고 로또 3등 당첨 발표 전날.
원래 나는 로또를 잘 사지 않는다.
로또 당첨될 운이 내가 하려는 사업에 작용하길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좀 엉뚱하지만 사람에게 3번의 기회가 온다는데,
그중 한 번을 10억 남짓의 돈에 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는 차를 산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들어갈 돈이 많았다.
궁하면 찾게 된다고 좋은 꿈을 꾼 김에 로또를 사러 갔다.
짝꿍과 즐겨가는 센트럴시티에 있는 명당이라는 곳으로.
어떤 번호를 할까 한참 고민했다.
보통 나는 수동을 즐겨하기에 내게 의미 있는 숫자들을 조합해서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생신과 내 생일의 조합.
어머니, 남동생, 나의 생일 조합.
그날은 짝꿍과 나의 생일을 조합했다.
참고로 내 생일은 11월 9일이고, 짝꿍의 생일은 11월 10일이다.
우리는 생일이 하루 차이다.
우와 신기하다 할 수 있지만, 난 별로 좋지 않다.
그건 나중에 따로 글 하나 써야겠다.
암튼 두 명의 생일을 조합해서 번호를 만들었다.
우선 11, 9, 10을 마킹하고, 각자의 생일을 더해서 20, 21에 마킹했다.
마지막으로 20+21을 해서 41을 했다.
그 외 다른 몇 개 조합을 해서 5,000원 치를 했다.
그리고 집에 왔다.
다음날이 발표일이었기에 나의 희망회로는 나를 하루동안 행복하게 해 줬다.
1등 당첨되면 뭐 하지?
집부터 사야 하나?
투자를 해서 불려야 하나?
조금 남아 있는 빚부터 갚아야 하나?
여행을 한번 다녀올까?
등등등.
하지만 토요일 오후에 개인적인 일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당첨자 발표를 까먹었다.
우연히 페이스북에 들어갔다가 페친 중 한 명이 5등 당첨되었다고 올린 로또 종이의 당첨 번호가 낯익었다.
어? 설마?
지갑에서 로또 종이를 꺼내서 폰카로 QR을 찍었다.
그 결과…
그 자리에서 짝꿍과 나는 둘이서 부둥켜안았다.
누가 보면 1등 당첨된 줄 알 정도였다.
그 당시 우리는 1등이 당첨된 것 과 같은 기분이었다.
한참을 부둥켜안고 감동한 우리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때서야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하나만 더 맞췄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했을 거라 생각한다.
“이거라도 어디야. 이걸로 기쁨이 선팅이랑 이것저것 꾸며주자. “
그렇게 우리는 1등이 안된 실망감은 넣어두고,
우리 받은 행운을 행복으로 느끼려고 노력했다.
아무리 좋은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도
그걸 행복으로 느끼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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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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