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후회 방지’ 직관을 따르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놓입니다. 그 순간에서 많은 고민을 합니다. 하지만 섣불리 선택하지 못하고 망설입니다. 선택의 결과가 어떨지 모르기에 두려우니까요.
선택의 근거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저는 ‘후회 방지’ 직관을 따릅니다.
1. 친할아버지 목욕
친할아버지는 노환으로 치매가 오셨습니다. 돌아가시기 2년 전부터 저희 집에서 모셨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가 할아버지 목욕을 시켜드리라고 했습니다. 그날은 약속이 있어서 조금 있다가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머니한테 말씀드리고 나중으로 미룰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오늘 안 해드리면 후회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 목욕을 시켜드렸고, 깔끔하게 면도도 해드렸습니다. 그 사이 많이 왜소해진 할아버지의 모습에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그나마 면도하시고 나서 깔끔해진 모습에 위안을 삼았습니다.
거울을 보여드리며 할아버지께 깔끔해져서 좋으시냐고 여쭤봤습니다. 고개를 끄덕이시며 활짝 웃으십니다. 그게 제가 할아버지 목욕을 시켜드릴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할아버지는 목욕을 하시고 며칠 있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입관식을 할 때 들은 말인데, 돌아가신 분들 털을 밀어드릴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피부가 같이 벗겨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할아버지 마지막 모습이 조금이라도 깔끔했다는 것이 제게는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 마음은 아직까지도 제게 남아있습니다.
2. 서울 상경
따뜻하고 사람 냄새나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서 세상을 이롭게 하고 싶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창업보다는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대다수였습니다. 창업을 했지만 정보도 부족했고 도움을 받을 곳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때 제 멘토였던 대표님께서 서울로 오라고 하셨습니다. 사업하려면 서울에서 해야 한다고요.
서울에는 아무런 연고도 없었습니다. 집부터 모든 것을 다 준비해서 시작하기에 제게 돈도 없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었고 두려웠습니다. 마음속에서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가 계속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내가 여기서 서울을 안 가서 후회하는 것이 서울에 가서 도전해 보고 실패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더 클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는 서울로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만 했습니다. 결국 연고도 없는 서울로 무일푼으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12년 동안 노력하고 성장했습니다. 이제 더 큰 성장을 위한 시작점에 서있습니다.
3. 어머니 유럽 여행
어머니는 저와 동생을 키우기 위해 많이 노력하셨습니다. 젊은 나이에 결혼하셔서 저희를 낳으셨습니다. 아버지와는 서로 안 맞으셔서 젊은 나이에 헤어지셨습니다.
세상 많은 어머니들처럼 항상 자식 걱정을 하시면 사십니다. 자신에게 투자하시기보다는 자식들 챙겨주려고 하십니다. 그러던 어머니가 어느 날 연락이 오셨습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유럽 여행을 다녀오고 싶으시다고요.
그 당시 형편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이직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제게는 여러 대출이 남았거든요. 현실적인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게 부탁을 잘 하시지 않는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거라면 그때까지 수많은 고민을 하시고 말씀하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유럽 여행을 못 가시는 상황이 되면 너무 죄송할 것 같았습니다. 그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호화롭게 보내드리지는 못했지만, 여행사를 통해서 유럽 여행을 다녀오실 수 있는 정도로 보내드렸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어머니의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유럽 여행에서 찍으신 사진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명절 때마다 뵈면 그때 얘기를 하십니다.
살다 보면 정말 많은 고민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때 ‘후회 방지’ 직관을 바탕으로도 선택을 합니다.
그러면 높은 확률로 후회 없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
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