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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유 Mar 06. 2017

아이폰으로 담은 부산여행

부산 갈맷길따라 걷는 봄여행



다행이다


부산으로 무사히 넘어왔다. 길을 한번 잃었고, 감기 덕분에 예매했던 기차표도 날렸다. 날이 좋은지도 모르고 아침부터 허둥지둥 쫒아 나갔다. 매번 여행이 이렇지는 않지만 이미 진이 빠져 도착한 부산은 고맙기도 그리고 외롭기도 했다.




이따금씩


넓은 파도가 고마웠다

내가 늦어도, 고민이 있어도, 슬퍼도

끊임없이 파도의 노래를 들려 줬으며

파란하늘이든 어두운 구름이든


위로해주는 좋은 대상이기도 했다

끼룩끼룩 갈매기들도 춤춘다

몰랑몰랑 빠진 모래사장을 걷다보니 정신이 없었다. 누구하나 말걸지 못하고 천천히 휴대폰만 보았다. 그리곤 조금 걷다보니 어여쁜 아이들이 뛰어논다. 모래사장에 유치원에서 배웠는지 자기 이름 한글자 한글자 적어 내려간다.

하지만 기억이 잘 안나는지 자꾸 발로 지운다.


틀려도 괜찮아

아저씨 오늘만 그리고 가실 껀가요?




아니요. 모래축제할때 와야죠.


이런 풍경들을 볼때는 어떻게 고맙다고 인사해야 할까요?


파란 하늘을 보고 따뜻하게 고맙다고 하거나

돌아가서 지치고 때때로 힘들때

한번 떠 올려 주세요.


고맙습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

사진을 찍히는 동상

봄이다


몰랐는데 걷다보니 옷을 하나둘씩 벗었다. 잠시 쉬면서 이야기도 하고 다시 걷는다. 부산 갈맷길에서 가장 많이 걸어다녔고 가장 좋아하던 길. 부산에 오면 이것은 꼭 다시와야지 했다. 그 약속을 매년 지켜 나갔으면


매년 봄이 되면 설렘을 안고 다시 올 수 있도록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야 되요

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어요


바로 오늘이 그날이거든요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고마워요


높고 높은 빌딩도 함께


갈맷길의 2구간을 천천히 느껴봅니다.

반하나 안반하나



그렇게 2구간의 일부를 걸었다. 항상 좋았던 이 길이

좋아하던 사람들과 함께했고 부산여행을 꿈꾸던 많은

사람들에게 이 길을 알려드렸고 또 내가 걷기도 했다.


반하고 또 반하는 부산여행

벗꽃이 만개해

빼꼼히 고개내밀때가 오면

다시 찾아올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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