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한국농산물이 항상 비싼 이유

선진국 농업으로 가는 길, 가공산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


산지 폐기물량이 흔하게 발생하니 적정량 생산해서 적정량을 팔자..

라는 생각이 농업계 전반을 잠식해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정부쪽은 특히 그런 생각이 농정전반에 튀어나온 것 같다.

심지어 쌀마저 그런 생각을 갖고 정책을 펴고 있으니까...


80년대까지만해도 이렇게 대책없이 낳다가는 거지꼴을 못면한다며.. 강력한 산아억제정책을 폈었다.

40년이 지난 지금.. 은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라면서 이러다가는 몇십년안에 소멸될 거라고 난리다.


두 시대를 다 겪어본 사람의 생각은...

이럴 거면 왜 그때 인구억제정책을 폈었나.. 자연스럽게 덜 낳는 방향으로 갔을텐데.. 라고 생각이 든다.


농산물도 마찬가지.

지금이야 남는다고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지만...

미래엔 식량증산을 못해서 난리인 시절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이미 이건 예측이 아니라 거의 확실시.. 되는 듯하다.


업사이클링 한다고 전국의 생산현황, 통계를 찾아보고 있었다.


의외로 농업생산물 중 폐기되는 양은 다양하게 많았다.


앞서 말한 생산량과 가격조절을 위해 폐기하는 것도 있고..

지금 수확해봐야 수확인건비도 못건진다고 그냥 수확안하고 내버려두는 경우도 있고..

그중 제일 어이없음? 얼척없음? 의 느낌을 주는 건..

상품과를 선발하고 나머지를 폐기하는 것이다.


이건 과일, 야채에서 흔히 발견되는 건데...

일정 기준의 상품용 과일, 야채 품질 기준을 만들어놓고..

그 이상이면 상품용으로 그 이하면.. 모른다. 어떻게 팔지. 가공용으로 빠질 경우도 있고, 품질이 더 별로면 사료, 비료용도로 빠진다.


얼마전 들은 얘긴데.. 표면에 조그만 흠이 나거나 모양이 안 이쁘거나해도 수매를 안해간다고 한다. 상품으로서의 품질이 나쁘다나 모라나.. 하믄서.

이러니, 돈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고 상품과로 판매하려고 난리가 된다. 누구 얘기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장에서는 보는 눈이 많으니 등급판정이 매우 엄격하고.. 한적한 시골시장에서는 등외품도 몰래 껴주는 경우가 있다고...


아마 사과상자 위는 그럴듯한데 밑은 엉망인.. 문제의 그런 사과들이 그런식으로 유통되는 게 아닌가 싶다.


등급속여팔지 말자고 아무리 얘기해도.. 들키지만 않으면 엄청난 이익이 들어오는 건데.. 말린다고 안할까? 혹시 법적 처벌이라도 엄하게 하면 모를까.

근데 농부나 상인의 양심을 떠나.. 이건 농산물 분류체계랑 철학에 대한 문제다. 거듭 말하지만, 현대의 선진국형 농업은 철저히 상품으로서 농산물을 바라본다. 상품이 되니까 증권화가 되어서 선물거래가 가능해지는 거다. 그렇다면 상품이 되는 게 중요한데...


유감스럽게도 현재 한국의 농산물은 상품으로서의 속성이 거의 없다. 식량이나 먹거리인거지 증권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거다.

상품이 되려면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한다. 근데 값을 더 받기 위해서 품질을 속이는 게 빈번하다면 상품이 되기 어렵지.


일부 비양심적인 상인들.. 의 문제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의 관점에선 어쨋거나 규격외품이 예측불가할 정도로 규격품에 끼여서 들어온다? 이건 절대 안 될 말이다.


외국은 잘하는데 왜 한국은 안될까?

한마디로 시스템과 철학이 달라서다.


외국은 가공용 먼저 규격에 따라 분류해서 빼내고 일반 유통을 위한 과일 야채는 그 다음에 분류해서 빼낸다.

농산물 가격에 영향을 주는 건 가공용 유통량과 가격이지 일반 시장유통 물량이 아닌 것이다.


한국은 가공용 유통량이 매우 적은 편이고, 가공용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때문에 제대로 유통관리를 안해서 통계수집도 제대로 되지 않는 편이다.


농산물 가격 관리를 하는데 어디를 먼저 안정적으로 잡아야할까..

이 포인트를 한국은 시장유통물량에 설정하지만..

외국에서는 가공용유통품에 설정한다.

가공용유통품에서 수익이 나오면, 일반시장유통하는 상품과는 알아서 상황에 맞게 팔면된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질좋고 싼 농산물을 소비자가 맘대로 사먹을 수 있는 거고, 한국 소비자들은 별로 질도 좋지 않은 걸. 비싼 가격에 사먹는다.


선진국에서는 후방가공산업이 고도화되어서 농산물에서 이윤을 챙기지 않고도 얼마든지 이익을 낼 수 있는 반면..

후진국에서는 가공산업이 별볼일 없으니까 농산물에서 최대한 많은 이익을 뽑아내야한다. 진짜 후진국이라면, 인건비가 싸니까, 또 많은 사람들이 농업에 종사하니 농산물이 저렴할 수라도 있지.


한국처럼 농부들은 고령화되어 생산성이 안나오는데, 인건비는 비싼 나라라면 농산물이 비싸지는게 당연한 거다.


외국처럼, 유럽처럼 저렴하고도 싼 농산물을 원없이 먹고 싶다면..

일단 가공산업으로의 연결망을 활성화해야하고 국산 농산물의 가공비중을 높여야한다. 가공품으로 많이 가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양이 생산되어 과잉생산 우려가 될 정도로 많이 생산되어야한다.

가공품으로 가고 나면 남은 건 소수의 우수한 품질을 가진 농산물들이다. 이걸 유통하면 소비자는 싸고 맛있는 국산 농산물을 안심하고 즐길 수 있게 된다.


요약하면 수확품에서 상품으로 유통할 것을 먼저 빼는게 아니라 가공용으로 갈 거를 먼저 빼는 게 핵심이다. 가공용 분류후 남은게 상품과다. 한국은 이게 뒤바뀌어 유통되니 문제인 것이다.


추가. 난 B급농산물이라고 흠나거나 모양이상한거를 소비자들에게 싸게 유통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건 가공용으로 가야지 소비자들에게 바로 유통할 게 아니다.

이건 생산자법인에서 알아서 처리해야할 문제다. 

현재는 생산만 알지 유통과 가공은 잘 모르기때문에 방치하고 있을뿐...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의 귀농귀촌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