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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강민호 Sep 13. 2022

시간의 방정식

뻔한 이야기에 관하여

"삶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질문을 받게 되면 자연스럽게 우리는 삶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시 질문합니다. 


'그러게, 삶이 뭐지?'


"뭐 이런 질문이 다 있어?!"라고 그냥 질문을 무시하거나 피하지 않는 이상, 질문의 다음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우리의 상념이 향하는 곳은 바로 하나 입니다. 바로 단서죠. 삶이 단서말입니다. 삶이란 무엇인지를 개인적 수준에서 판단하려면 모든 개인은 자신의 삶을 떠올리게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시간 자신이 살아온 시간과 겪어왔던 경험들을 회상하겠죠.


 그렇다면 삶을 회상하면서 떠오르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아마 각자 다른 시간과 경험을 거쳐온 만큼 회상의 장면도 모두 다를 것 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회상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지금 지난 과거에서 의미있는 시간과 경험을 떠올린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분명 힘들었던 기억일 겁니다. 저도 잠시 생각을 해보니 그렇더라구요. 결국 기억 속에 생생하게 살아있는 장면은 고군분투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나이대 별로 상황별로 장소에 따라 고군분투의 내용은 달랐지만 절실함 마음으로 힘들게 살아남고자 노력했던 기억은 지금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여러분들도 저와 마찬가지일 겁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노력했던 기억, 능력은 부족했지만 뭐든 잘하고 싶은 마음에 고생을 사서 하기도 하고, 그런 와중에 배운 것도 깨달은 점도 많았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고군분투의 경험과 기억의 질량이 풍부한 사람들을 소위 어른이라고 부릅니다.




지금까지의 삶을 회상하면서 저와 여러분의 기억 속에 여전히 살아남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치열하게 싸우고 쌓아온 시간만이 살아남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그저 그렇게 시간을 보내왔던 수많은 시간들은 기억 속에서 제거되고 고군분투의 시간만이 남습니다. 그동안 경험했던 여행을 떠올려도 마찬가지 입니다. 계획대로 편안하게 아무런 차질없이 진행된 여행보다는 계획이 틀어지고 대중교통을 잘못 타거나 놓쳐서 길을 잃고 헤맨 여행이 있다면, 아마 그 우연한 고생의 연속이었던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일 것입니다.


 저는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의 프롤로그에서 누가 진짜 부자인지, 어떤 삶이 가치있는 삶인지에 대한 견해를 '죽음의 순간'에 빚대어 밝혔습니다.  우리 무지의 장막으로 둘러쌓여있습니다. 성공, 욕망, 쾌락, 돈... 견고한 무지의 장막을 열어제치는 일은 어쩌면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래서 그 장막에 초연한 사람을 깨달은자는 의미로 성인군자라고 표현하는거겠죠.  


 그러나 그 어떤 인간도 반드시 평생에 딱 한번은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워지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것은 바로 죽음의 순간 입니다. 그래서 죽음의 순간은 진실의 순간이자, 가장 지혜로운 순간 입니다. 


 이 사실을 1900년 전부터 먼저 깨달은 사람이 있습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입니다. 그는 <명상록>을 통해 죽음이 삶의 지혜를 밝히는 촛불이 될 수있다는 사실을 먼저 깨달았습니다. 따라서 우리들 중 누구라도 삶을 지혜롭게 살고자 한다면 죽음의 순간을 상상해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 자신의 주차장에 있는 좋은 차와 통장 잔고를 떠올리는 사람을 없을 것입니다. 죽음의 근처라도 가본 사람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보다 이 때 떠오르는 생각은 그동안의 시간과 경험, 그리고 이를 함께한 사람들입니다. 더불어 그 속에서 겪었던 도전과 시행착오, 실패와 그 속에서 이를 극복하고자 했던, 우리가 고군분투했던 시간인 것 입니다. 


우리가 삶에서 맞이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순간을 상상했을 때, 이 때 떠오르는 진실의 궤적을 좇는 삶을 살아간다면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야기에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중요한 단서가 있습니다. 우리 삶의 모든 것이 살아남는 것은 아닙니다. 오직 우리가 기억하고 회상할만한 일, 즉 고군분투한 시간과 경험들만이 삶 속에서 살아남습니다. 누군가 100년의 삶을 살고도 기억하고 회상할만한 시간이 1년 밖에 없다면 결론적으로 이는 1년만큼의 몫이 그의 삶인 것입니다.


반면에 30년을 살았지만 기억하고 회상할만한 시간이 10년이라면 그는 10년만큼의 몫을 그의 삶으로 지켜낸 것 입니다. 그리고 반대로 이렇게 살아남은 것들이 <나>라는 존재를 정체성으로 규정짓게하고, 또 살아가고 살아남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그런 삶의 장면을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자, 이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 비밀이 밝혀졌습니다. 그 방법은 아주 단순합니다. 매일의 삶을 고군분투하면 됩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사는 것 입니다. 5년, 10년 후 미래의 <나>에게 현재의 나를 기억하고 회상할 수 밖에 없도록 '오늘'을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오늘을 사는 사람은 결국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고, 그 행복한 사람에게 마치 모기가 사람을 물듯, 해 질 무렵 온갖 날파리가 꼬이듯, 그렇게 돈은 시간을 이기지 못하고 찾아오고 또 꼬일 것 입니다.


다시말해 성공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오늘 행복한 하루를 살면 되는 것입니다. 행복한 하루는 미래의 내가 기억하고 회상할만한 시간으로 흘러가게 만드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힘들었다면 기뻐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 하루 무언가 실패했다면 기뻐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 하루 지쳤었다면 기뻐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 하루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다면 그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아마 고군분투한 삶, 잊을 수 없는 여행의 추억과 같이, 미래의 <나>는 어느순간, 어디선가 과거의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며 회상에 잠길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에서 가장 지혜로워지는 순간,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작별하게 되겠죠.


삶의 마지막 순간,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나, 참 잘 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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