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뭐하고 놀지?” 하는 고민은 아이를 둔 모든 부모들이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TV나 아이패드를 보여주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동네 놀이터나 키즈카페도 슬슬 질려가는 아이와 주말에 뭘 할까 고민하다가 서울 시내에 있는 어린이 박물관을 둘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지난 몇 주 동안 주말에 방문했는데, 관련한 정보와 감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제가 아이와 가본 곳은 세 군데입니다(국립 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서울 상상나라,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일단 세 군데 다 적용되는 팁을 말씀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예약은 필수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린이 박물관은 체험위주이기 때문에, 놀이공원이랑 비슷해서 입장 회차당 인원 통제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미리 예약해야 합니다. 당일 입장이 가능한 경우도 대부분이지만, 금방 다 차 버리니 미리 예약을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예약하시기 위해서는 해당 박물관의 홈페이지 가입이 필수입니다.
(2) 많은 기대는 하지 말자
어린이 박물관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박물관에 부속된 놀이터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교육적인 목적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 같고, 아이와 놀 수 있는 색다른 놀이터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편할 듯합니다.
(3) 어린이 박물관에 가면 나도 즐거울 수 있다
어린이 박물관은 자녀와 ‘놀아주기’ 위해서 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내가 놀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왜냐하면 어린이박물관은 박물관에 부속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녀가 어린이 박물관에서 놀고 난 다음에 30분 정도라도 내가 아이와 함께 박물관 방문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박물관 구경하는 것을 좋아해서 저한테도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4) 박물관 주변 지형지물을 미리 파악하면 더 좋다 위의 (3) 내용과도 연결되어 있는데, 박물관 관람 이후에 식사나 다른 일정과 연계될 수 있게 계획을 짜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국립 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삼청동이랑 가깝기 때문에 삼청동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게 일정을 짜는 것도 좋습니다.
아래는 각 어린이 박물관별 후기입니다.
[국립 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 입장료: 무료
- 예약하기 비교적 쉬움
- 들어가자마자 느낀 것은 “좀 실망이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규모가 좀 작아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상설전과 특별전이 있는데, 둘 다 규모는 작은 편입니다. 저는 상설전에 예약을 하고 가서 상설전 쪽을 구경하고 난 다음, 현장 예매로 특별전을 보러 갔는데, 둘 다 규모는 비슷했습니다.
- 하지만 여기는 야외 조경이 잘되어 있고, 국립 민속박물관에 바로 붙어 있어서 좋습니다. 국립 민속박물관 자체가 유물보다는 그 당시의 사회의 모습을 잘 재현하고 있어서 어린이들이 구경하기에도 좋습니다.
- 삼청동이나 경복궁, 광화문, 청계천으로 이동이 쉬워서 가족 나들이로 좋습니다. 저는 차를 운전하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갔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
- 입장료: 무료
- 예약하기 비교적 쉽지 않음
- 주차: 어렵지 않음
-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국립 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보다는 예약이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시간제가 정해져 있는데, 한 타임이 끝나면 다 퇴장해야 그다음 타임 예약한 사람들이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예약한 시간보다 늦게 들어가도 입장은 되지만,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적어집니다. 주말에 차를 가지고 갔는데, 주차 하기도 많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공간이 넓고 체험시설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서울 상상나라]
- 입장료 성인, 어린이 다 4000원 (연간 회원권 2인 가족 2만원, 3인 가족 4만원, 4인 가족 5만원)
- 예약하기: 어렵지 않음
- 주차: 주차장 진입하는데 시간 좀 걸림
- 세 군데 중에서 가장 아이가 좋아했던 곳입니다. 다른 박물관들이 역사와 관련한 교육적인 체험에 치중하고 있는 반면에, 여기는 좀 더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많습니다. 저는 6세 어린이를 두고 있는데, 에버랜드보다 아이가 더 재미있게 놀았던 곳이 아닐까 합니다. 시설은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큰 편입니다. 한번 가서는 다 체험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아이가 너무 재미있었던지 다음에 또 가자고 계속 조르고 있어서 또 가게 될 것 같습니다. 3층에 있는 과학놀이 체험관은 특히 더 인기가 많았습니다. 서울 어린이대공원 안에 있어서 관람 후에 어린이대공원에 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럴 에너지가 남아 있다면요^^). 연간 회원권이 비싸지 않아서 집과 위치가 가까우면 연간 회원권을 구입해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 위의 세 군데 말고 경기어린이 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미술관, 벗이 미술관에도 가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