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웃의 토토로 Sep 26. 2022

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

책 읽을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찾는 이야기

#어서오세요책읽는가게입니다 #책읽는가게 #아쿠쓰다카시 #김단비 #앨리스


꽤 오랫동안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나만의 장소를 마련하고자 동네를 헤매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며 복작복작 시끄럽지 않고 조용한 카페를 찾아다녔다.


가방에 책 한 권을 넣고 다니다가 잠시 들러 책을 읽으며 커피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그런 곳. 아는 사람이 우연히 들렀다가 나를 발견하고 말을 걸어 방해하지 않을 그런 한적한 카페를 원했다. 영업시간은 대략 아침 7시에서 저녁 11시까지. 그래야  출퇴근 앞 뒤 시간에 잠시 들러서 책을 볼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프렌차이즈 커피숍이 아니면 7시에서 11시의 시간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았다.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는 너무 빠르거나 늦게까지 영업하긴 힘들었다.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고 조각 케익이라도 먹으려고 하면 한 손으로 책을 잡아야 해서 읽고 있는 페이지를 유지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책 가운데에 끼워서 엄지손가락으로 잡을 수 있는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다) 페이지 홀더를 구했다. 처음에는 친구에게 그려서 설명을 해 주고 3D 프린터로 뽑아달라고 했는데 거칠어서 쓰기 쉽지가 않았다. 제주 구좌읍의 독립서점 달책빵을 방문했을 때 나무로 만든 페이지 홀더를 발견하고는 이거다 싶어서 여러 개를 사와서 쓴다.


책을 다 보고 정리를 하려니 테블릿과 키보드가 필요했다. 아이패드+키보드 케이스 일체형을 들고 다니니 너무 무거워서 블루투스 키보드를 선택했다. 책을 펼친 채로 테블릿에 타이핑을 하기 힘들었다. 결국 북스탠드를 여러 개 사서 써보고 골라서 가벼운 플라스틱 북스탠드를 가지고 다닌다.


결국 책 한 권, 테블릿 하나, 블루투스 키보드 하나, 페이지 홀더 하나는 기본으로 들고 다니게 되었다. 이것이 다 들어가는 크로스백을 고르기까지 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자, 이제 ‘책’을 읽는 ‘도구’까지 다 마련했으니 어디에서 읽을지 다시 찾아야 했다. 마침 출근길에 스타벅스 드라이브쓰루점이 생겼고, 좀 지나서 투썸플레이스의 드라이브쓰루점이 생겼다! 퇴근길에는 그 앞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편리한 동선이었다. 그런데 출근길에 몇 번 싸이렌 오더를 하고 매장앞에 오니 차량 줄이 어마어마 했고, 퇴근길에는 조용히 책을 보고 글을 쓸 수 있는 테이블이 남아있질 않았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서 매장 테이블이 반으로 줄어들고, 영업시간도 퇴근 하고 한 시간 겨우 볼 수 있을 정도로 짧아졌다. 책을 보는 것이 이렇게 힘들어질 줄이야. 준비만 다 하면 쉽게 될 것 같았지만, 안정적으로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은 준비하기 어려웠다.


위에 적은 준비 과정은 대략 2년이 걸렸다. 역시 책을 바로 읽었어야 하는데 준비를 해야 하는 장비병은 언제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으이그). 그래도 지금은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정리해서 글을 쓰기 위해서 시간을 쪼개어 쓰고 있긴 하다. 한 번에 한 권을 끝까지 읽는 편은 아니어서 여러 권을 동시에 조금씩 읽고 있다.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억을 부여잡고 완독해야 하기에 쪼개 읽기가 쉽지 않은데, 에세이나 여행기 등은 이런 방법이 잘 맞는 편이다. 점점 책을 요약해서 설명하기 보다는, 관련된 나의 이야기를 적으면서 책과 연결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소개하는  책은 1부가 어디에서 책을 읽을까에 대한 방황기이고, 2부는 그래서  읽을 가게를 만들었어요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마다 책을 읽거나 테블릿으로 영화를 보거나 문제집을 풀거나 스마트 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공간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방이나 카페나 공원 벤치일지라도 쉽게   있고 편안한 공간을 정하면 좋다.



목차


들어가며


1부 ‘책 읽을 수 없는 거리’를 헤매다

1장 일단 집에서

2장 북카페란 대체 뭘까

3장 거리에 나가 책을 읽다

4장 오랫동안 책을 읽는 혼자 온 손님


2부 ‘책 읽을 수 있는 가게’를 만들다

6장 가게를 정의하다

7장 잔잔한 고요와 질서를 지키다

8장 혼자 온 손님이 주인공이 되다

9장 아무도 손해 보지 않는 구조를 만들다


3부 ‘독서할 곳’을 늘리다

10장 원하는 세상을 분명히 꿈꾸다


끝으로


옮긴이 후기



링크

교보문고 : http://kyobo.link/IRHd

예스24 : http://m.yes24.com/Goods/Detail/104829014

알라딘 : http://aladin.kr/p/GPuad

쿠팡 : https://link.coupang.com/re/SHARESDPLO?pageKey=6170535522&itemId=12041675911&vendorItemId=79313896194

매거진의 이전글 왕가위의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