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을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찾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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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랫동안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나만의 장소를 마련하고자 동네를 헤매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며 복작복작 시끄럽지 않고 조용한 카페를 찾아다녔다.
가방에 책 한 권을 넣고 다니다가 잠시 들러 책을 읽으며 커피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그런 곳. 아는 사람이 우연히 들렀다가 나를 발견하고 말을 걸어 방해하지 않을 그런 한적한 카페를 원했다. 영업시간은 대략 아침 7시에서 저녁 11시까지. 그래야 출퇴근 앞 뒤 시간에 잠시 들러서 책을 볼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프렌차이즈 커피숍이 아니면 7시에서 11시의 시간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았다.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는 너무 빠르거나 늦게까지 영업하긴 힘들었다.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고 조각 케익이라도 먹으려고 하면 한 손으로 책을 잡아야 해서 읽고 있는 페이지를 유지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책 가운데에 끼워서 엄지손가락으로 잡을 수 있는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다) 페이지 홀더를 구했다. 처음에는 친구에게 그려서 설명을 해 주고 3D 프린터로 뽑아달라고 했는데 거칠어서 쓰기 쉽지가 않았다. 제주 구좌읍의 독립서점 달책빵을 방문했을 때 나무로 만든 페이지 홀더를 발견하고는 이거다 싶어서 여러 개를 사와서 쓴다.
책을 다 보고 정리를 하려니 테블릿과 키보드가 필요했다. 아이패드+키보드 케이스 일체형을 들고 다니니 너무 무거워서 블루투스 키보드를 선택했다. 책을 펼친 채로 테블릿에 타이핑을 하기 힘들었다. 결국 북스탠드를 여러 개 사서 써보고 골라서 가벼운 플라스틱 북스탠드를 가지고 다닌다.
결국 책 한 권, 테블릿 하나, 블루투스 키보드 하나, 페이지 홀더 하나는 기본으로 들고 다니게 되었다. 이것이 다 들어가는 크로스백을 고르기까지 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자, 이제 ‘책’을 읽는 ‘도구’까지 다 마련했으니 어디에서 읽을지 다시 찾아야 했다. 마침 출근길에 스타벅스 드라이브쓰루점이 생겼고, 좀 지나서 투썸플레이스의 드라이브쓰루점이 생겼다! 퇴근길에는 그 앞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편리한 동선이었다. 그런데 출근길에 몇 번 싸이렌 오더를 하고 매장앞에 오니 차량 줄이 어마어마 했고, 퇴근길에는 조용히 책을 보고 글을 쓸 수 있는 테이블이 남아있질 않았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서 매장 테이블이 반으로 줄어들고, 영업시간도 퇴근 하고 한 시간 겨우 볼 수 있을 정도로 짧아졌다. 책을 보는 것이 이렇게 힘들어질 줄이야. 준비만 다 하면 쉽게 될 것 같았지만, 안정적으로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은 준비하기 어려웠다.
위에 적은 준비 과정은 대략 2년이 걸렸다. 역시 책을 바로 읽었어야 하는데 준비를 해야 하는 장비병은 언제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으이그). 그래도 지금은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정리해서 글을 쓰기 위해서 시간을 쪼개어 쓰고 있긴 하다. 한 번에 한 권을 끝까지 읽는 편은 아니어서 여러 권을 동시에 조금씩 읽고 있다.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억을 부여잡고 완독해야 하기에 쪼개 읽기가 쉽지 않은데, 에세이나 여행기 등은 이런 방법이 잘 맞는 편이다. 점점 책을 요약해서 설명하기 보다는, 관련된 나의 이야기를 적으면서 책과 연결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소개하는 이 책은 1부가 어디에서 책을 읽을까에 대한 방황기이고, 2부는 그래서 책 읽을 가게를 만들었어요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마다 책을 읽거나 테블릿으로 영화를 보거나 문제집을 풀거나 스마트폰을 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공간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방이나 카페나 공원 벤치일지라도 쉽게 갈 수 있고 편안한 공간을 정하면 좋다.
목차
들어가며
1부 ‘책 읽을 수 없는 거리’를 헤매다
1장 일단 집에서
2장 북카페란 대체 뭘까
3장 거리에 나가 책을 읽다
4장 오랫동안 책을 읽는 혼자 온 손님
2부 ‘책 읽을 수 있는 가게’를 만들다
6장 가게를 정의하다
7장 잔잔한 고요와 질서를 지키다
8장 혼자 온 손님이 주인공이 되다
9장 아무도 손해 보지 않는 구조를 만들다
3부 ‘독서할 곳’을 늘리다
10장 원하는 세상을 분명히 꿈꾸다
끝으로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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