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다비 Feb 09. 2024

여기가 대체 누구 집이간이 난리냐고요

주인도 아닌 것들이 나서는 이야기

권태기가 왔을 때, 한 번씩 의견대립이 생기면 남편이 자꾸 집밖으로 나갔다.


닫힌 문 뒤에 남겨지니 기분이 정말이지..


여긴 내가 아는 동네도 아니고 살고 싶은 동네도 아니었는데 너 한 사람 보고 따라온 건데 이 삶 자체가 난 준비도 안 됐는데 당신이 여기다 날 버리고 나가? 하는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그래서 남편더러 담부턴 아무리 열이 받아도 집 밖으로 나가지 말고, 집 안에서 다른 공간에 있자고 했다. 당신이 그렇게 나가버리면 꼭 나를 버리고 나간 것 같다고. 

그런데 그러고 각 방에서 대치 중일 때 애가 울거나 하면 이상하게 분위기는 내가 가서 돌봐야 하는 뉘앙스인 것이다.?



그래서 내가 나갔다.


나도 열받았는데 왜 나만 계속 엄마 역할 해야 되느냐구요. 억울하다고요. 나도 당신처럼 헤드셋 끼고 스포츠 같은 거 보면서 혼자 내 필에 취해있을라니까요. 하는 심정에 뛰쳐나갔는데, 막상 나가보니까 갈 데가 없는 것이다.

아는 곳도 아니고, 불러낼 친구도 없고,

주택가라 밤엔 어디 들어갈 곳도 없고.

그래서 내가 어떻게 했게?


당신 꼴도 보기 싫으니 어서 이 집에서 썩 나가라고 했다.


그러자 남편이

여긴 교회에서 자기에게 준 집이니 나더러 나가라는 것이다!


하! 기가 막혀서!
내가 없는 당신한테도 과연 이 집을 줄까?


하고 앙칼지게 응수했다.


그 뒤로 우리는 서로 나가라고 몰아붙이거나, 배우자를 남겨두고 혼자 겨나가거나 하지 않는다.




#사택살이


#사이좋게 지내

#어차피 우리 집 아니야 여기







즐겁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하트(라이킷) 버튼을 꾸욱 눌러주세요! 브런치는 조회수나 좋아요로 수익이 생기는 구조가 아니라서, 하트라도 많이 눌러주시면 작가가 다음 글을 창작하는 데에 기부니 조크등요♡


이전 13화 비밀의 숲에서 만나 사랑을 했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