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베르게 Sep 06. 2019

'조급함' 에 대하여

작심삼일 (결심한 마음(作心)이 사흘을 가지 못하고 느슨하게 풀어짐)이라는 말도 있듯이 카페를 창업하여 많은 것을 도전하였지만 그 끝을 보지 못하고 어느샌가 사라진 것들이 많다. 

지금 이 브런치도 그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분야의 성공하신 분들 혹은 전문가라고 불리는 분들을 보면 한 분야에서 꾸준히 무엇인가를 지속한 힘이 있다.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님은 '배달의민족' 창업 전 네이버 오픈캐스트에 디자인에 관련된 사이트나 콘텐츠를 매일 같이 2년 동안 꾸준히 올리시며, 배달의민족 아이디어를 첫 생각하셨다고 하였다.


나는 왜 그들처럼 꾸준히 지속하지 못하는 것일까? 

꾸준함은 왜 이렇게 어려운 단어로 자리 잡은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이면에 '조급함' 이라는 가장 무서운 녀석이 숨어 있었다.


우리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에 발맞추어 유의미한 성과를 바란다.

내가 들은 노력의 성과를 기대하지만 실상 그 성과는 그렇게 유의미하거나 대단하지 않다.

그러면 보상심리가 들면서 이거 해서 도움이 될까? 과연 효과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며,

뇌에서는 좀 더 편한 쪽으로 지시를 내린다. 

"이거 이제 그만하고 좀 쉬고 다른 걸 해봐."

하지만 우리는 중요한 한 가지를 놓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다. 

우리는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노력만 생각하여 금세 판단하고 만다. 


'꾸준함'과 '조급함'이라는 단어의 중심에는 '시간' 이 위치한다.

이 시간을 견디고 노력하면 '꾸준함'이 되고, 이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노력하면 '조급함'이 된다. 


하지만, 시간과 노력만 들인다고 다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다른 하나는 '방향'을 제대로 가야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동쪽에서 서쪽 한 방향으로 계속 걸어가게 된다. 

한 시간에 4km씩 두 발로 걸어서 서쪽을 향하여 간다. 

그러다 보면 남은 거리가 800km에서 700km 500km 300km 100km 점점 줄어들게 된다. 

처음에는 100km를 가려면 한 시간에 4km로 걷는다는 가정하에 약 25시간이 걸린다. 

보통 하루에 20km~25km 정도를 걸으니 4~5일 정도 소요되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너무나 더디게 간다. 과연 내가 800km를 다 걸을 수 있을까?

언제 산티아고 꼼포스텔라에 도착하지? '조급함'이 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400km를 넘기는 시점부터 시간의 상대성 이론이 작용한다. 

어느새 나는 100km를 더 걸어와서 남은 거리는 300km 남짓이다.

'꾸준함'이 나의 정신적 속도를 높여 주었다. 


하지만 위에 말한 대로 이런 성과를 보이려면 방향을 제대로 맞추어 가야 한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야 하는데 어느 순간 길을 잘 못 들어 북쪽으로 가게 된다면

남은 거리는 더 멀어지고 나의 노력과 시간은 유의미한 결과를 낳지 못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겪는 경험은 유의미한 결과를 낳을 수 있지만 

그럼 또다시 시간과 노력을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성공을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무엇인가를 이루고 싶다면 '조급함'을 가장 먼저 내려놓자. 


2008년 순례길 Ages 마을
2014년 순례길 Ages 마을



작가의 이전글 괜찮아, 오늘 하루 잘 걸었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