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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트바리 Dec 31. 2021

2021, 올해는 무얼 샀나

맥시멈라이프를 추구하는 우리 부부의 구매 목록

올해 유난히도 뭘 많이 샀다. 내가 그냥 이야기하기로는 '슈퍼 사이클'이라고 했지만 사고 보니까 각기 의미가 있었다. 그래서 한 번 기록해보고자 이런 뻘 글을 적어본다. 일단 이 정도를 구매하게끔 허락해준 아내에게 감사의 인사와 절을 올려본다. 내년에는 더 많이 사야지. 



1. Macbook Air M1

맥북에어에 날개를 달았다. 가벼우면서도 실사용성이 아주 높아졌다.

소문만 무성하던 애플의 자체 칩인 M1의 시대를 알리는 제품이다. 늘 애플만 써왔지만 인텔 칩셋 기반이었기 때문에 단점이 많았다. 유니 바디를 뜨겁게 달구는 고온의 발열과 잦은 쓰로틀링 문제는 천하의 애플도 어쩔 수 없는 영역의 문제였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아내의 맥북은 2014 Macbook Pro Late 제품이었는데 15인치 제품이다 보니 무거웠다. 2kg에 육박하는 크기는 항상 이동의 제한을 두게 만들었기 때문에 가장 우선순위는 '작고, 가벼운 것'이었다. 그렇다면 2021 맥북에어 m1 만한 게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13인치의 크기와 1.29kg의 무게는 파우치나 딱 맞는 가방에 들고 다니기에도 간편했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아내의 만족도는 생각보다 높았다. 노트북 특성상 가지고 다니면서 일할 때가 많은데 팬리스 제품이라 팬 소음이 없으니 조용한 카페에서도 사용해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거기에 1,290,000원이라는 높은 가성비를 보여준다. 




2. Scrivener, 스크리브너

장편, 다작의 글을 쓴다면 스크리브너는 필수다.


아내가 매거진에 몸을 담은 지 벌써 5년이 넘은 것 같다. 예전부터 소설가가 꿈은 아내는 현실 타협의 목적으로 매거진 쪽 일을 시작했을 터. 하지만, 엄청난 몰입력과 집중력을 가지고 있어서 이내 매거진화 되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본인의 글을 불만족스럽다고 평가했었다. 그러면서 매거진 원고를 쓰는 것 이외에 본인을 위한 글을 적고 싶어 했다. 그럴 때마다 아카이빙 할 도구가 부족했는데 스크리브너라는 아주 좋은 앱을 찾았다.


스크리브너는 영국의 Literature & Latte.라는 회사에서 만들었는데 오너이자 작가인 Keith Blount가 워드와 액셀로 장편 소설을 쓰다가 화나서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무슨 허세 넘치는 건가 싶은데 막상 써보면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목차 구성을 닮아있는데 조금 긴 글을 적을 때도 그렇지만 짧은 글을 아카이빙 해두고 언제든지 꺼내 쓰기가 너무 좋은 앱이다. 글이나 글감을 자주 적는다면 이 앱의 존재는 대체 불가일 정도다. 단점은 Mac OS, iOS 버전을 따로 써야 맥과 아이폰/패드에서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점이다. 지불할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Mac OS 60,000원 / iOS 20,000원




3. 청약

계약서를 쓰다니 믿기지 않을 뿐.

나는 전 회사를 다니면서부터 아내와의 결혼을 목표로 삼고 일했기 때문에 돈을 열심히 모았다. 모으면서도 불투명한 미래를 조금 더 확실히 했다는 점과 큰 경험을 했다는 점. 그래서 그런지 아내 손을 잡고 들어가서 계약하기 전까지 나는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이번 경험을 통해서 '혹시나'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 건가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ENFP라 그런지 계약 날을 떠올려보면 그런 힘들었던 시간들보다 날씨와 햇살이 너무 좋았던 것만 그날의 내 기억을 지배한다. 어쨌든 이제 1년 8개월 남았다.




4. 덩크

덩크 하면 사실 나는 중,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난다. 사실 그 당시에는 덩크보다는 에어맥스 1, 90, 95 등의 시리즈가 엄청난 인기를 구가할 때였다. 물론 그때 사지 못했던 사정으로 인해서 더 가지고 싶은 욕구가 분출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올해를 휩쓴 국민 신발인 '범고래'를 사고 나서 관심이 많아졌다. 점점 늘어나게 된 계기랄까. 이제는 아내가 하나를 사면 하나는 버리라고 하지만 나를 이해해줄 것을 알고 있다. 나만의 생각이지만 한 번 여쭤봐야겠다. 129,000원.




5. BOSE NC700

보스 NC 700은 QC와는 방향성 자체가 다르다. 유려한 디자인만 봐도 그렇고.

보스에 대한 로망은 항상 있었다. 풍부한 저음과 혁신적인 노이즈 캔슬링의 선구자라는 점은 구매 리스트에 올려놓기 너무 좋은 명분이었다. 실제로 구매해서 사용해보니 노이즈 캔슬링이 압도적이었다. 역시 노이즈 캔슬링은 보스와 소니가 탑티어에 위치해있음을 새삼 느껴본다.


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나의 높은 텐션과 구매욕이 만들어내는 쌉소리를 했을 때 그 진가를 드러낸다. 아내는 그럴 때마다 노이즈 캔슬링을 켜버린다. 그렇다고 음질이 좋지 않은 건 아니다. 보스만의 진득한 저음은 좀 빠진 느낌이 강하지만 그건 상대적으로 중음역대가 풍부해져서 그런 느낌이 드는 거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는 변했다고 했지만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499,000원




6. B&O Beoplay HX

뱅앤올룹슨답게 빌드퀄리티 뿐만 아니라 내구성도 좋다.

시간이 지나서 HX 모델로 뱅앤올룹슨과 만나게 되었다. 소재가 되게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귀마개의 이어 패드는 양가죽으로 되어있어서 아주 보드라운 반면에 이어 패드 겉면에는 메탈 재질로 되어 있지만 아주 튀지 않고 잘 어울린다. 터치 방식에서 불편한 점은 있지만 소리로는 얕볼 게 없는 거 같다. 이 헤드폰을 쓰면 공간감이 잘 느껴져서 잘 다듬어진 스피커 같은 걸 듣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역시 뱅앤올룹슨 스피커를 사야겠지? 아내의 뜨거운 눈빛이 느껴진다. 679,000원



7. Mac mini M1

이제서야 '맥'답게 움직입니다.

집에서 사용하던 윈도우 PC가 갑작스럽게 세월의 타격을 맞고 너프되어서 작업이 쉽지 않았다. 이미 느껴본 m1의 쾌적함을 잘 알기도 했고, 선 정리가 쉽고 공간을 덜 차지한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윈도우를 안 써도 된다면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PC다. 가격도 저렴하고, 퍼포먼스도 뛰어나다. 이제서야 맥 미니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모델이 되었다. 인텔 맥미니야 안녕. 다신 오지말길. 기본형 890,000원




8. Macbook Pro 2021 M1 pro

맥북프로 이번 건 미쳤다.

올해 유난히 애플 제품의 구매가 많았다. 슈퍼사이클이라 그렇다고 하자. 드디어 나의 맥북도 세대교체가 됐다. 같은 팀 막내 덕분에 잘 구매했고, 아내는 내게 관용을 베풀고 사용하면서도 대만족이다. M1의 성능도 쾌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이제 진짜 애플 실리콘의 큰 그림을 완성시켜가는 것 같다. M1 Pro는 CPU와 GPU, 뉴럴 엔진, Prores 가속기 등을 한 칩에 넣어버리는 엄청난 설계를 완성시켰고, 유저 입장에선 더욱 빨라지면서 최적화된 맥을 쓸 수 있다.


또한, 99% 커버하는 DCI-P3가 지원되며, mini LED 탑재로 최대 1,000 니트, HDR 시 최대 1,500 니트까지 올라가는 디스플레이도 압권이다. 무게와 약간 투박한 디자인 빼고는 많은 부분이 바뀐 맥북프로 M1 Pro. 인텔이 쥐어짜내며 까는 이유. 그리고 그 위기의식을 드러낸 점이 이해가 가면서 안쓰러워졌다. 파이팅. 인텔. 16인치 M1 pro 3,600,000원.




9. 아이폰 13 프로

아이폰 13 프로 예판은 정말 대란급이었다. 결국 쿠팡에서 할인받기에 실패하고 빨리 받는 것에 만족할 뿐.

이전까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거나 영상을 찍는 일은 거의 대부분 기록 용도에 불과했다. 영수증 사진 촬영이나 아내가 차에서 기절해 자는 모습이라던지. 그런 소소한 일상을 제외하고선 거의 쓰지 않았다. 이유는 딱 하나. 구렸다. 하지만 13프로로 바꾼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카메라.


13프로로 바뀌고 나서 폰으로 사진 찍는 재미를 느낀다. 큰 디스플레이에서 보면 당연히 차이가 좀 나지만 여러 가지를 감안하면 수준급의 촬영이 가능하다. 이제는 메모 대신 기록하는 용도가 아니라 카메라 대신 가끔 사용하며 보정까지도 즐길 수 있는 영역까지 도달한 것 같다. 1,390,000원




10. M.2 SSD + 인클로저

M.2 SSD 답게 속도가 엄청나게 잘 나온다. 단일 파일로 120기가 옮기는데 2분이 채 걸리지 않는 미친 속도. 또한 인클로저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케이스와 같은 거라 언제든 SSD만 사서 갈아 끼우면 끝. 언제 이렇게 발전했나 싶지만 아직은 단점도 많다. 특유의 발열은 어쩔 수 없다. 만지만 진짜 뜨거워서 안 그래도 비싼 금액으로 뜨거워진 뒤통수는 이제 발열을 넘어 쓰로틀링이 걸릴 것만 같다. 리뷰안 썬더볼트 3 케이스 70,000원 / WD Black SN750 SSD 1TB : 14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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