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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이 아빠 Nov 05. 2021

#40 안과 진료 다녀왔습니다

동네 안과에서 의뢰서를 받아 대학병원에 다녀왔다.


약시, 원시, 난시 다 있는 콩이는 6살 여름부터 도수 높은 교정 안경을 쓰고 있다.

시력 발달이 느려 한쪽 눈씩 번갈아 가리는 눈 가림 치료도 받고 있다.

동네 안과 의사는 약시는 개선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하면서 원시, 난시는 일단은 어쩔 수 없다 한다.

안과적인 진단은 그 정도 였는데 대학병원에 간 이유는 작업치료사 선생님의 의견때문이다.

안구 운동의 어려움, 양 쪽 눈의 시야각 차이로

눈-손 협응, 시각 집중력, 시각 주의력, 공간위치와 공간관계 지각능력에 문제가 보인다는 것이다.


안과에서 받은 의뢰서와 작업치료사의 의견서까지 첨부해서 대학병원의 교수님 진찰을 받았다.

검사는 특별할 건 없었다.

안경 벗고 시력검사, 안경 쓰고 시력검사, 동그라미가 줄 지어 있는 자와 불빛을 이용한 안구 운동 진찰..

안과적인 관점에서 약시, 원시, 난시가 있는 것 말고는 안구운동 등 작업치료사 선생님이 관찰한 부분은 정상이라고 한다.

약시만 잘 개선하면 원시, 난시는 안경으로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한다.

어쨌든 안경은 계속 필요하다는 사실이 속상하다.


그리고 그 말들은 다만 '안과적인 관점'이다.

콩이가 의도적으로 과제 수행을 거부하느라 그러는 것이 아닌데 눈-손 협응이 안되고, 시지각에 문제가 실제로 있다면 그건 신경 부분의 문제일 것이라고 한다.

사진찍을 때 카메라를 쳐다보지 못하고, 점 잇기나 선 긋기 같은 협응 작업이 안되는 걸 봐서는 뭔가 문제가 있긴 있다.


안과 차원의 문제로 더 이상 자신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

일단 잠시나마 안심은 됐다.

안과에서는 안경만 제 때 잘 바꿔주면 된다.


더 뭘 해야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콩이는 병원에서 대체로 의젓하게 행동했다.

여유있게 도착한 덕에 에스컬레이터 타는 연습도 하고,

화장실도 여번 잘 갔다오고,

대기 의자에 앉아 미리 준비해 온 책을 보면서 얌전히 잘 기다렸다.


물론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콩이는 처음보는 의사 선생님을 안으려 하다가 밀려났다.

좀 매몰찬 면이 있는 의사다.

콩이 듣는데서 자폐스펙트럼이라는 말을 꺼내고 싶지 않아 의사에게 의뢰서를 다시 봐 달라고 하자

autism 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고는 태도가 좀 바뀌기는 했다.

진료가 끝나고서 화이트보드에 붙은 자석을 떼 가겠다고 떼를 쓰기도 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작은 귤 5개를 줬으나 금새 꿀꺽하고 더 달라고 졸라댔다.

비닐봉지안에 들어있는 마지막 5번째 귤을 먹을 때 까지도 더 이상 귤이 없음을 아직은 인지하지 못하는 듯 하다.




그래도 콩이 행동만 평가하자면 전반적으로 양호한 병원 나들이 길이었다.

시력검사판도 씩씩하게 잘 읽었고,

통제 안되게 떼 쓴것도 없고,

대기 시간에 책 한권으로 잘 착석해 줬고

화장실도 갈 때 가고 참을 때 잘 참았다.


오늘 잘 했으니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하자 역시나 빵빠레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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