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나는 떠날 때는 혼자였지만, 여행지에서는 사람들이 항상 주변에 있었다. 그들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내게 이것저것을 묻기도 하고 친절을 베풀기도 한다. 대부분은 스쳐 지나가는 짧은 인연이지만 어떤 이들은 내게 식사초대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함께 투어를 하자던 사람들도 있었다. 또 낯선 동양인을 이상하게 쳐다보던 펍에서는 스케치 한 장으로 그들의 무리에서 유명인사가 되기도 했다. 나의 여행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떠났지만, 그곳에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문화가, 그리고 사람들이 있었다. 마냥 좋은 사람들만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게 친절했고 도움을 주었다. 그래서 늘 새로운 여행지에 대해 기대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풍경은 물론이거니와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궁금하다. 여행은 결국 또 다른 세상과, 문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떠나는 일이다. 그리고 그런 여행을 통해 자신에 대해 더욱 깊게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