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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벤자민 Jan 25. 2023

시즌 1을 종료하며


어느덧 시즌 1의 마지막 글을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필진들은 초반에 이 글의 목적을 무엇으로 할까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었어요. 우리가 만들고 싶은 임팩트는 무엇일까? 농구의 접근성을 높여 '농구하는 여성'을 더 많이 늘려가는 걸까? '운동하는 여성'을 늘려가는 걸까? 아니면 좀 더 넓은 범위의 도전적인 시도를 모두 응원하고 싶은 걸까? 그 중에서 뚜렷하게 중점을 잡지는 못했었어요. 그런데 답은 여러분의 피드백 속에 있었더라고요. 



“키도 작고 공도 무서워해서 평생 농구는 저와 상관없는 스포츠라고 생각했는데 레터를 읽고 나니 생애 처음으로 농구공을 잡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미 만삭의 몸이 되었지만 출산 후 건강을 되찾고 나면 어떤 운동이라도 (헬스/필테/요가가 아닌!) 해보려고요. 그때까지 미엔의 뉴스레터가 제 동기부여를 함께 붙들어주면 고맙겠습니다 :)”

“정말 모든 구절이 공감됩니다! 각자의 스토리텔링이 너무 좋아요!”

"읽을때 마다 가슴 뛰는 타이틀이에요. 그녀들의 리바운드. 어쩜 글도 이리 잘 쓰는지, 고맙고 존경합니다!"



누군가의 운동을 장려하고 지지해주는 것, 조금은 낯선 도전을 시도하게끔 하는 것. 우리의 경험을 담은 글들이 누군가에게 이러한 영향을 주는 것을 아는 것 만으로도, 저희에겐 큰 힘이 되었어요. 


조금은 더 오글거리는 고백을 하나 하자면, 사실 필진들은 이 과정 자체를 순수하게 즐기기도 했습니다. 함께 모여 뚝딱 거리고, 소재를 디벨롭해가고, 서로의 글을 읽고 웃는 일. 필진들에게 시즌 1이 어땠는지 잠시 물어봤어요. 


정말 즐거웠습니다. 꽤 오랜 시간동안 생각만했던 프로젝트였는데 혼자라면 절대 여기까지 못왔을 것 같아요. 필진들에게 너무 많이 배웠고, 의지했고, 덕분에 아주 많이 웃었어요. 사랑하는 ㅇㅅㅇ들, 유쾌하고 유능하고 배려있고 멋진 사람들! 우리 앞으로도 지금처럼 즐겁게 노닥노닥 얇고 길게 오래가요. 그리고 지금까지 정독해주신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 수진 - 
함께 쓴 글은 혼자 쓴 글과 달리, 서로가 만나서 만들어내는 에너지를 닮는 것 같아요. 유쾌하고, 리듬감도 있고 무엇보다 기죽지(?) 않는달까. 혼자서 생각하면 '할 수 있을까?'였던 것들이 조금씩 구체화되는 과정. 우리가 꾸는 꿈은 원대하지만 길게 보고 할미엔까지 밟아가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 서영 - 
농구를 같이 하는 즐거움 만큼이나 글을 같이 쓰는 즐거움이 크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의 장단점이 다르고 개성이 뚜렷한 우리 네 명이었는데, 모이면 마치 퍼즐 맞추 듯 꼭 맞춰져서 멋진 그림을 만들어 내는 게 늘 신기했어요. 꾸준히 읽어주시고 응원을 아끼지 않아 준 분들, 후기를 기다리는 설렘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 상아- 
글을 쓰며 미엔과의 좋았던 추억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만나서 회의할 땐 또 한번 미에너지를 얻기도 했구요! 다음 시즌이 더 기대가 되고, 원대한 계획이 현실이 되는 날을 기다려봅니다! 이제 시즌 1을 끝냈지만, 저희의 이야기가 소소한 영감이 됐으면 좋겠네요. 꼬박꼬박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 슬아- 



우리들이 그리는 미래 

이렇게 끝날 순 없죠! [그녀들의 리바운드]는 계속됩니다. 대략 1쿼터 정도 뛴 기분이랄까요! 전국제패까지 가려면 갈 길이 한참 더 남았지요. 저희는 무엇을 할 예정일까요?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함께해 주신 여러분들께만 살짝 말씀드릴게요! 이전에도 여러 번 언급되었지만 2023년은 우리가 사랑하는 미엔의 10주년입니다. 미엔 창단 10주년을 맞아 미엔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간하려고 해요. 저희와 좋은 책을 함께 만들어줄 편집자를 찾고 있고요, 아마도 저희 시즌 2는 책의 방향성이 잡힌 후에 한층 더 발전한 모습으로 컴백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책이 나온 다음에는요? 지금부터는 상상놀이지만(미엔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저희 필진은 진지하게 이런 꿈을 꾸고 있어요.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서 여자 농구와 미엔이 다른 콘텐츠로도 만들어지고 다양한 사업 기회가 모이고 모여서 언젠가 우리가 부우자가 된다면 말이야..



필진A : 여자 농구를 위한 코트를 만들어야겠다! (실내 코트 대여의 고난을 겪어본 우리는 모두 격한 공감)

필진B : 미쥬(미엔 쥬니어)들도 생겼으니 엄마들이 편하게 올 수 있게 어린이 농구 교실도 만들어야겠네.

필진C : 농구만 할 필요가 있을까? 즐겁게 운동하고 싶은 여자들이 모여서 할 수 있는게 다양했으면 좋겠어!

필진D : 맞아. 배드민턴, 요가, 골프, 테니스, 수영, 배구, 클라이밍! (서로 원하는 운동을 욱여넣어본다..)

필진A : 엄마들부터 학생들까지 몸을 움직이며 즐겁게 에너지를 찾는 여성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필진B : 운동하는 여자들의 커뮤니티라, “미엔”이 더 많이 생기는거 잖아! 너무 좋아!!

필진C : 일단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주차시설도 있어야하고 최소 4-5층 정도는 되어야하겠어. 

필진D : 그럼 예산이..(먼산)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는 꿈이죠? 여러분들도 저희와 함께 이 꿈을 꾸어주시리라 믿습니다! 이제 우리는 같은 꿈을 꾸고 있으니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도 좋아요! 시즌 2에서 다루었으면 하는 내용들에 대해 의견을 주시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혹시 필진 참여도 원하신다면 말씀해 주세요! 혹시나 주변에 유능한 편집자님을 소개해 주신다면 너무나 감사하고요!



글은 잠시 쉬어도, 플레이(Play)는 이어집니다. 


미엔의 필진과 별개로 미엔의 선수들은 늘 그랬듯이, 일요일 오후 6시마다 모여 농구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펜데믹으로 인해 2년여간 홈 코트도 없이 광명-수지-일산 등을 떠돌았고, 신규 회원을 모집할 수도 없던 어려운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엔과 농구에 대한 애정으로 잘 버틴 덕분에, 올해부터는 컨디션 최상의 홈 코트에서 열정 넘치는 신규 멤버들과 함께 매주 열정을 불태우고 있어요.


미엔의 정기연습 스케치


더불어 크고 작은 도전들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단합 차원에서 3년 만에 열린 서울 시민리그에도 참여했었고, 얼마 전에는 몇몇 팀원들이 비 선출로 구성된 3 대 3 대회에도 나갔습니다. 그리고 바로 지난주에는 처음으로 자체 3 대 3 리그를 열기도 했어요. 이러한 도전들은 모두 미엔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미엔의 모토가 농구를 즐기는 것은 맞지만, 농구를 오래 즐기려면 ‘잘 하고 싶은 마음’ 이 동반되어야 하는 점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늘 잘 하는 농구와 즐기는 농구 사이에서의 균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늘 즐기는 농구에 무게중심이 기울고 있지만요ㅎㅎ)


서울 시민 리그, 비비고 3대3 농구


그럼에도 늘 변하지 않는 점은, 늘 미엔에는 ‘오래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 이 모인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일에 대해 자부심이 있으면서도 농구라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그리고 무엇보다 ‘미엔’이라는 공동체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쏟는 많은 멤버들 덕분에, 미엔은 또 다른 10년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언젠가는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할미엔(할머니가 되어서도 미엔을 하자)’ 도 해낼 수 있지 않을까요? 바로 이분들처럼요!


https://youtu.be/QqE-kNIh3YQ

80대 이상의 선수들로 구성된, 미국의 팀 '스플래시 시스터스'.



그동안 '그녀들의 리바운드' 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즌 2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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