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문

2026. 2. 20.

by 한상훈

오늘 받아본 수면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중증 수면 질환자가 무호흡 구간이 1시간 중 30회라면 나는 그것의 2배가 넘는 65회. 55초마다 숨을 쉬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서 잠을 자고 있었다. 이를 비유하자면 해발 4천 미터 고도에서 잠을 자거나 물고문에 비슷하게 숨을 참고 자야 하는 상황과 같았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누구 하나 나에게 알려준 적이 없었다. 나 스스로 찾아낸 나의 결함일 뿐이다. 한 가지 웃겼던 점은 나는 이런 상황에서도 남들의 몇 배를 해내고 살아왔는데 도대체 나는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진 사람인가 우스웠다. 평생을 제대로 잠도 못 자고, 똑바로 자는 건 불가능이었던 사람임에도 이 정도의 삶을 살아왔다면, 정상의 내 모습이 됐을 때는 얼마나 좋아질 수 있을까.


나는 내가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안 하고 살아왔지만 살다 보니 나는 우월한 게 아니라 초월한 사람에 가까웠다. 아득히 초월해 버렸다. 평범한 사람들의 세계는 과거에 초월해 버렸고, 내 몸과 정신, 경제적 상황 모두 절망적일 때도 범부들은 하지 못할 선택을 하며 살아왔다. 애초에 초월한 사람이었다. 그러니 어울릴 수도 없었고, 사람들이 모두 뚝하고 부러질 아주 약한 막대기처럼 보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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