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이유와 목적
창업의 시작과 끝
얼마 전에 모 기관에서 주최한 스타트업 관련 행사에서 스타트업의 생존전략에 대한 특강을 했다.
100여 명의 패기 넘치는 젊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나의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었다.
강연이 끝나고 창업자들과 네트워킹을 하면서 다양한 얘기를 나누었는데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대표님은 창업을 왜 하셨나요?
나는 0.1초도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했습니다.
그랬더니 질문한 사람이나 주변 사람들이 다소 놀라는 눈치였다.
그래서 왜들 그렇게 놀라시냐고 물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나 인류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등으로 멋있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너무 솔직하게 얘기해서 놀랐다는 것이다.
아마도 솔직하기 이전에 다소 저렴하게 들렸을 것이다.
대부분의 창업가들, 특히 소위 좀 잘 나가는, 또는 실제로는 매년 마이너스이지만 겉으로만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스타트업 대표나 투자자들이 미디어나 강연에서 절대로 돈을 벌기 위해 창업했다고 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창업을 했다.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했다.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했다. 기아, 난민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했다.
또 우리가 흔히 듣게 되는 상용문구가 있다.
돈을 좇지 마세요.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돈만을 쫓는 것은 천박한 일입니다. 돈은 일에 대한 성취를 하면서 따라오는 부산물일 뿐입니다.
글쎄올시다.
물론 정말로 고귀한 사회적 가치를 위해 창업한 사람들도 있고 돈을 벌려고 창업하지 않았으나 막대한 부를 쌓은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정말 극소수에 불과하며 심지어 그들의 진짜 속 마음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나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창업을 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돈이 많아지면 대부분 우아해진다. 아니 우아한 척을 한다.
돈을 쫓아온 자기의 인생을 좀 멋지게 포장하고 싶다.
본인은 돈을 위해 창업한 것이 아니며 좀 더 우아하고 고차원의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창업을 했다고 미화시킨다.
돈을 벌기 위해 창업을 했고, 미친 듯이 일해 엄청난 성과를 만들어내고 부를 쌓는 것은 존경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수천억, 수조를 벌고 나서 미디어가 강연에서 돈을 좇지 말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후배 창업자들이나 젊은 세대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돈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고 알려주는 경제 유튜버들이 조회수가 높게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왜 창업을 했냐는 질문은 창업을 한 이유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고 무엇을 위해 창업을 했는지 목적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이유나 목적에 대해 고민하다 검색을 해보니 '이유는 근거이며 시작이고 목적은 의지이며 끝이다.'라고 명쾌하게 정리한 글귀를 찾았다.
그렇다. 창업의 이유와 목적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창업의 이유가 돈이었지만 목적이 숭고해질 수도 있고, 이유가 사회적 가치였지만 목적이 돈이 될 수도 있다.
옛말에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는 말이 있지만 개같이 벌면 대부분 개같이 쓴다.
그래서 창업의 이유와 목적, 창업의 시작과 끝에 대해 다시 한번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강의 및 멘토링 연락처: junsm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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