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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준 May 29. 2024

버려지는 아이들과 자립해야 하는 아이들

누군가는 시도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중의 하나가 저출산이라고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22년 0.78명에서 2023년 0.72명까지 떨어졌다. 둘이 결혼해서 둘을 낳아야 그 나라의 인구가 유지가 되는데 지금은 결혼 자체도 잘 안하거니와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2024년 기준 5천 144만 명이던 인구가 2072년에는3천622만 명까지 줄어들고, 2100년이 되면 1천 800만 명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부터 지금까지 대략 280조원을 쏟아부었는데 여전히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24년에도 저출산 대응 정책 5대 핵심과제(돌봄과 교육, 일·육아 병행, 가족 친화 주거, 양육비 부담 경감, 건강)에 따라 15조 4천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어 있다. 뉴스를 보니 어떤 기업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1억 원을 준다는데 감사한 일이긴 하나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사실 이번 글의 주제는 저출산이 아니라 버려지는 아이들과 자립해야 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수십조원의 예산을 낭비할게 아니라 이미 세상에 나와 버려지는 아이들을 더 잘 돌보자는 이야기이다. 환경문제, 지구 온난화 문제, 식량 문제, 기후 문제 등 거대 담론도 중요하지만 버려지는 아이들, 사회로 내몰리는 아이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자는 이야기이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고아는 약 1억 5천만 명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아시아에 6,100만명 아프리카에 5,200만 명 정도가 있으며 개발도상국이 95% 차지를 차지한다. 국내에는 약 2만 명의 고아가 있으며 매년 4천 명의 아동이 보호시설로 입소하고 매년 2,500여명의 보호종료아동(자립 청년)이 준비없이 사회로 내몰리고 있다. 


IT강국이라는 표현이 진부해질만큼 오래되었고, K-pop, K-food, K-culture가 전 세계에서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20204년 현재 한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손꼽히는 아동수출국이다. 1960~70년대에는 아이를 너무 많이 낳는 반면 너무도 못 먹고 못 살 때라 그럭저럭 이해라도 간다. 하지만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선진국이라면서 지금도 해마다 수백명의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고 있다.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이란 아동복지법에 따라 만 18세가 되면 보호시설을 떠나 자립해야 하는 청소년을 말한다. 경제적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꼴랑 1,000만원 내외의 지원금을 받고 사회로 떠밀려 나와 생계 불안정 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보호종료아동의 의사에 따라 보호기간을 최대 24세까지로 연장할 수 있도록 아동복지법이 시행되었으나 80%의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시설을 퇴소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억압된 생활을 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보호기간 연장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아원, 보육원, 양로원 같은 사회 약자들이 모여있는 시설에는 선의와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를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자원봉사 점수나 봉사 코스프레가 필요한 사람들이 한번씩 거쳐가기도 한다. 특히 선거철에는 억지로 아이들을 세워놓고 사진 찍기에 급급한 사람들도 많고 몸에 좋지도 않은 라면 몇박스 보내고 SNS에 허세를 부리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물론 아무것도 안하는 사람들보다는 나을 수 있지만 단순 1회성 방문이나 허세용 자원 봉사자들로 피로감을 느끼는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누군가는 시스템을 바꾸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누군가는 아이들이 버려지지 않도록, 버려졌다면 제대로된 환경에서 제대로된 음식을 먹고 제대로된 교육을 받도록, 자립하는 아이들이 취업이나 창업을 할때 제대로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전체 시스템의 혁신의 필요하다. 

나 역시 입만 살았고 키보드질만 하고 있을뿐 실질적인 해결책은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고민과 논의가 지속되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지혜와 자본이 모이고 세력화된다면 분명히 뭔가 변화가 일어날거라고 확신한다. 


요즘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산업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는 것은 물론이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벤처캐피탈들도 반려동물 펀드를 만들어서 관련 기업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성장성이 높은 산업에 돈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임팩트 투자사들이 많아지고 보호대상아동과 보호종료아동들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하는 펀드도 많아지길 바래본다. 보호대상아이들이 쾌적한 공간에서 교육을 잘 받고 잘 먹고 잘 살다가 보호종료아동이 되어 취업이나 창업을 할때 실질적인 도움을 받아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을 잘 하고 다시 그들이 보육원이나 보호종료아동을을 지원하고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누군가 그랬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최고의 투자라고.

인공지능이나 반도체도 좋고 개와 고양이도 좋지만 우리 아이들에 대한 투자가 절실히 필요하다.  

단순한 개선으로는 안되는 실정이다. 시스템 자체에 대한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 

누군가는 시도해야 한다. 

그 누군가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될 수도 있고 이 글을 읽고있는 바로 당신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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