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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bby Jun 29. 2021

직원을 위한 선물인가 사장을 위한 선물인가

그냥 주는 내 마음이 너무 깊지 않기를, 또 상처받지 않기를


오늘은 우리 직원들과 주변인들을 위한 크림치즈를 만들었는데

만들다 보니 보고 싶은 친구들이 생각난다.


나이를 먹을수록 각 지역에 흩어져있는

우리의 시간 맞추기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서

언제 만났는지 기억도 안 난다.


여하튼,

나름 정성을 다해 선물을 준비하는 동안

스스로 기분이 좋아 힐링을 했다.

그리고 전해주려 하는데 한동안 고민이 되었다.

'부담스러워할까', '입에 맞지 않을까', '괜한 오지랖일까'


얼마 전에도 업무에 능숙해진 파트타이머가 기특해 시급을 올려주었다. 선물도 보내주었다.

그리고 2일 후 그는,

이번 주까지 하고 일을 관두겠다는 통보를 했다.

계약서의 노티스는 한 달이지만

그들에겐 노티스 그딴 거 그냥 글씨일 뿐 아웃 오브 안중이었다.


직원들을 관리하다 보면

주고도 욕먹는 일이 허다하다.

(물론 꼭 감사의 인사를 해주는 좋은 사람도 많다!)


기특하고, 고맙고, 앞으로도 잘해보자는 의미에서 그리고 나의 순수한 주고픈 마음에서 무언가를 더 주지만 

그 마음이 당연시 여겨지거나

나의 호의를 본인들의 권리로 착각해

본인과 나의 포지션(위, 아래)을 헷갈려하는 일들이 매우 종종 있다.


그런데 사실,

그들과 나는 그런 감성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머리는 아는데 이성적이지 못한 내 마음은 모르나 보다.


나는 월급 잘 주고 너는 일 잘하고

그게 베이스인데

정신 사납게 주기적으로 선물을 주며 교란시키는

사장은 그들에게 뭘 원하는 걸까


나는, 사장은 그냥 지금처럼 잘 성장해나가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많은 인간들끼리 서로 너무 딱딱해지지 말기를 바라는 것이다.


#근로계약서 #알바 #사장 #자영업자 #소상공인

#사장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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