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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곰 Oct 14. 2015

미국 만화 검열의 역사

1948년: 미국의 만화책 시장, 재앙을 맞다

본 포스팅은 CBLDF의 기사를 번역, 정리한 것으로서 본래 저작권은 CBLDF에 있는 것임을 밝힙니다. 이 번역 기사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오롯이 배포자 개인의 책임이며 번역자는 이에 대해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음을 공지합니다. 



필자는 최근 “코믹 북 팬들 vs 할 일이 없는 엄마들”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가입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이 그룹은 DC네이션과 마블에 “우리는 코믹스에 나올 동성애자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의 등장을 철회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합니다. 독자들에게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을 통해 올바른 성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게 해주도록 해 주십시오.”라는 메시지를 보낸 어머니들에게 대항하기 위한 페이지였다. 

확실히, 백만 명의 어머니들은 자기의 아들들이 동성애자 캐릭터가 나오는 만화를 보면 그 아들들도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보인다. 마블과 아카이브는 이에 굴하지 않았고, 이는 곧 소셜 미디어 그룹에서 논란거리가 되었다.(즉, 양 진영의 편에 서는 소셜 미디어 그룹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최근의 뉴스에 따르자면, 100만 명의 어머니들은 그들의 반 동성애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했다고 한다. 

이러한 갈등은 언제나 존재하여 왔었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당신은 공동체의 안정과 보호를 추구(특히 자신들을 보호할 수 없는 아이들)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당신은 근본적으로 당신이 뭐라고 말하던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보호받을 수 있는 자유, 다시 말해 표현의 자유 역시 추구하고 싶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첫 번째 그룹의 선한 의도를 가지고 한 행동이 2번째 그룹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첫 번째 그룹이 두 번째 그룹의 권리 추구를 방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첫 번째 그룹이 주장하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매우 간단한 해결책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1940년대에 부모들이 그들의 자식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만화책을 불살라버리려는 운동을 벌이는 운동으로서 나타난 전례가 있다. 필자는 이 주제, 즉 “만화책 불태우기 운동”으로 CBLDF(Comic Book Legal Defense Fund)의 첫 “공식” 칼럼을  쓰려한다. 


역사상 최초로 정책적으로 책을 태운 것은 기원전 213년 중국의 진시황에 의해서였다. 이후, 역사적으로 책들은 언제나 불타는 신세였다. 책들은 다양한 이유로서 불태워졌다. 종교적인 동기에서 시작해서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높은 수준의 검열 가운데에 정부, 종교 지도자, 그리고 사서들에 의해서 불태워졌다. 심지어 2차 대전에서의 나치는 자신들의 사상에 부합하지 않는 책들은 모두 태워버렸다. 다행스럽게도, 나치는 세계대전이 끝남과 동시에 패배했다. 


1948년은 세계의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뀐 해였다. 세계 2차 대전은 끝났지만, 냉전이 새로 도래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16 국가에 50억 달러를 지원하는 마셜 플랜을 제의했고, 국제 연합(UN)은 WHO(세계 보건 기구)와 세계 인권 선언문을 발족시켰다. 과학자들은 빅뱅 이론이라는 새로운 이론을 내놓았고, 컬럼비아사社는 새로운 레코드를 내놓았다. 문화계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이처럼 세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때, “선의를 가진 부모들과 시민들”은 자식들을 설득해 만화책들을 미국에 있는 모든 만화책들을  불태우려했다. 


연합군은 3년 전 히틀러를 패배시켰다, 그리고 사람들은 새로운 적을 찾아 나섰다. 여기에 독일 출신의 심리학자이자 할렘가 범법 청소년 치료 부문에서 일하고 있던 Charitable 병원 프레더릭 웨덤 박사가 바로 이에 불을 지폈다. 프레더릭 웨덤 박사는 많은 범법 청소년이 만화책을 즐겨 읽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웨덤 박사는 만화책이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범죄를 저지르게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연구에는 심각한 오류가 하나 있는데, 바로 이와 같은 연구 방식을 적용할 시 “범죄 청소년들은 모두 신발을 신으므로 신발을 신으면 범죄 청소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만화책만을 연구 대상으로 국한해버리고 말았다. 


1948년, 월텀은 “보육소 안의 공포”라 불리는 칼리어의 잡지에서의 인터뷰에서 만화에 대해 공격을 시작한다. 그 후, 그는 “The Psychopathy of Comic Books”라는 학술 토론회를 제안했다. 이후 1948년 5월, American Journal of Psychotherapy나 Saturday Review of Literature와 같이 위의 연구와 비슷한 관점을 지닌 글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다(excerpts would later be included in the August issue of Reader’s Digest, 필자 주). 

충격과 공포: 월텀은 후일 이 연구에 대해 후회하게 되지만 그건 먼 미래 이야기. 사진은 잡지를 읽고 있는 프레드릭 월텀이다.

월텀은 만화책을 읽으면 사람들이 비정상적으로 폭력적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에 따라서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른다고 보았다. 이제, 월텀은 그 이론을 주장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도 1954년, 그는 미국 상원 의회 공청회에서 “아마도 우리가 한 일의 시초는 아마도 히틀러인 것 같다.”라는 발언을 하였다. 문제는, 그가 “만화책이 아이들에게 매우 해롭고, 그를 자꾸 주장한” 매우 공신력 있던 심리학자였다는 것이었다. 이제 월텀이 불을 지폈으니, 미국은 새로운 미국의 적을 때려잡는 일만이 남았다. 


이에 대응하여, 여러 지역 공동체가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거나, 서점이 청소년 유해 조류의 원인으로서 지목받은 만화책들을 팔지 못하게 하라고 압력을 넣기 시작했다. 1948년 10월 26일, 사태가 점점 악화되면서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작은 마을 스펜서에서는 아이들이 목사, 교사, 그리고 부모들이 보는 앞에서 천여 개의 만화책들을 불태웠다. 몇 달 후 학생들은 책들을 모은 뒤, 학교 운동장에 약 1.8미터 정도의 높이로 책들을 쌓은 뒤, 6천만 명의 아이들이 둘러싼 가운데에서 슈퍼맨 코믹스의 커버에 불을 지핀 뒤, 그것을 만화책들을 쌓은 곳 맨 위쪽에 던졌다. David Hajdu의 책인 The Ten Cent Plague 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자세히 나와 있다. 여기서는 이 광경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불꽃은 25피트도 넘게 피어올랐다. 선생들과 교장, 그리고 지역 신문의 기자와 사진 기자가 한 시간도 넘게 불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스펜서에서 책 화형식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뉴욕 빙햄톤의 주민들은 집집마다 만화책들을 모으고 다니면서 공개적으로 화형식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제라드 존스는 그의 저서인”Men of Tomorrow: Geeks, Gangsters and the Birth of the Comic Book”에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즉흥적으로 조직된 뉴욕 빙햄톤의 십자군들은 지원자들을 집집마다 보내 ‘거기 안에 만화책 있나요?’라며 물었다. 만일 집 주인이 만화책을 태우는 것을 거부할 때에는 의사에서부터, 경찰, 그리고 심지어는 장관들까지 투입하여 집 주인에게 만화책의 위험성에 관하여 이야기하며 만화책을 태우도록 유도했다. 지원자들이 집집마다 “잘못된 출판물들”을 모아 근처의 학교 운동장으로 가져가면, 만화책들이 쌓여있는 곳에 가솔린을 넣고 불을 붙였다.” 


타임지는 만화를 태우면서, 무언가 구린 기분을 느끼며 만화책이 태워지는 것을 보는 아이들의 모습을 필름으로 기록했다. 사진은 빙햄톤의 “책 화형 의식”을 찍은 것으로서 12월 20일 타임지의 20세기 이슈로 선정됐다.

도덕과 예의: 뉴욕 빙햄턴의 패트릭 스트리트의 학교의 학생들이 2000개의 '불쾌한' 만화책들을 집집마다 모아서, 학교 운동장에서 불태우고 있다

이 보도로 인하여, 다른 도시 역시 이와 같은 행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뉴 저지 주의 Rumson에서는 청소년 스카우트에서는 이틀 동안 Rumson의 빅토리 공원에서 태워버릴 불쾌한 만화책을 모으고 다녔다. 마을에 있던 거의 모든 책을 수집한 스카우트들은 그 도서들을 모두 불에 태우려 하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들이 책을 태우지 않고 재활용하려 했던 것이었다. 


미주리 주의 Cape Girardeau에서는 소녀 스카우트단이 만화책들을 메리 스트리트의 가톨릭 고등학교에 있는 학생들에게 가져와 모의재판을 열었었다. 책들은 모두 “청소년들에게 나쁜 가치관을 형성시키고 범죄로 이끈다”는 죄목으로 인해 화형을 선고받았고 불에 태워졌다. 시카고에서도 역시 가톨릭 주교관 구에 의해 조직된 단체가 만화책들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이웃나라 캐나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제이씨 청소년 리더십 캠프가 주동하여 밴쿠버 근방에 있는 집들을 모두 돌아다니면서 8000여 개의 만화책들을 모두 불태웠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불태워진 만화책들 중 상당수는 1952년부터 시작된 레이 브랜드베리(*미국 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소설가. 자세한 것은 위키 항목 참조, 역자 주)가 스토리를 개작한 소설의 기본 바탕이 된 EC코믹스에서 발행한 만화책들이었다는 사실이다. 1953년, 브랜드베리는 책들이 모두 불태워 지고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그린 소설인 화씨 451도(Farenheight 451, 종이가 불타는 온도, 역자 주)를 발표했다. 그러나, 그 소설의 스토리는 1947년에 출판된 “The Fireman”, 후일 “Bright Phoenix”로 불리는 만화책의 스토리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Bright Phoenix”라는 만화는 1947년, 초기 만화책들을 불태 우려던 때의 이야기이다.(사실 이러한 방면으로는 2차 세계 대전 때의 나치가 가장 악명이 높았다.) 필자는 브랜드베리 씨가 세상을 뜨기 전 그를 만나보았다. 그는 그가 어떻게 EC 코믹스와 일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만화책의 작가는 그의 이야기 중 두 개의 이야기를 복사한 뒤, 한 개의 스토리에 그 둘을 집어넣었다고 한다. 브래들리는 실수로 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사용한 데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동시에 그들을 칭찬했다. EC는 수표를 보내왔고, 그리고 그들은 공동으로 브레드베리의 각색본을 출판했다고 한다. 

검열: 과연 이와 같은 과거가 반복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에 대해서는 더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과거에 일어난 것이고, 그저 범죄를 싫어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었을 뿐이었으며, 또한 오늘날 사회에서는 그러한 목소리가 더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06년, 해리 포터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몇몇 도서가 불태워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필자는 다빈치 코드 역시 이보다 더 전에 불태워졌을 것이라 추정한다.) 트와일라잇 역시 스태파니 메이너에게 불만을 표시하고 싶은 몇몇 팬들에 의해서 불태워 지기도 했었다.(이 독자들은 결국 책을 반환하는 것이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책을 태운다는 것은 가장 심각한 형태의 검열 중 하나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두 아무리 좋은 책도 역사에서 자취를 감추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나 더 낮은 형태의 검열도 이와 비슷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것들은 매우 위험하다. 필자는 “당신은 문화를 파괴하기 위해서 책을 태울 필요가 없다. 그저 책을 못 읽게 하면 된다.”라는 말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원한다. 만약 당신이 원한다면, 헨리 존스가 언급했듯이 “그 거위 대가리들이 책을 태워버리기 전에 책을 읽게 유도해야 한다”는 말을 실천해보는 것도 이러한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틀림없이, 우리는 만화 산업을 공동체와 사회의 안녕을 위하여 규제하려는 편의 반대편에 서 있다. 필자는 냉철한 이성에 기반을 둔 사회적 합의에 의해서 다시는 그러한 검열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란다. 다행히도, 지금은 1948년과는 다르다. 어디서나 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무엇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사회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CBLDF와 같은 단체들이 있다는 것 역시 긍정적인 신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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