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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수 Jul 29. 2020

사회적 가치를 소비하는 시대

록야는  국산 농산물에 집착하나요?”

농업 기반의 스타트업을 이끌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하나다. 국산 농산물을 선호하는 이유는 많지만 가장  이유는 농업이 우리에게 주는 공익적 가치를 지키고, 농촌을 지키기 위해서다. 비록 작은 기업이지만   있는 범위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농업이 단순히 노동과 토지에 의존해 농작물을 생산하고 소득을 창출하는 시대는 지났다. 1차원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농장에서 식탁까지의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함께 성장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안타깝게도 국내 식품제조기업의 국산 원료 사용량은 519만 t으로 전체 원료 사용량의 31.4% 불과하다.

식품기업이 수입 원료를 구매하는 주된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다. 우리나라는 토지·기후·인력  농업 생산 환경이 미국·중국·호주와 비교해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 수입 대비 국산 원료는 비쌀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이익 창출이 우선인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수입 원료의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국산 원료는 무엇으로 경쟁해야 할까?  답은 소비자에게 있다. 최근 소비 트렌드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의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점에 주목해볼 만하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로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할  있다는 사회적 공유가치 창출(CSV) 전략을 주장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경제적 가치 창출이 기업의 성장동력이었지만, 이제는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고객과 사회가 요구하는 여러 가지를 충족시켜야만 기업의 지속 성장과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홀몸어르신을 위해 수익금의 일부를 후원하는 <소화가 잘되는 우유>, 선천성 대사 증후군 환아를 위한 특수 분유를 만드는 매일우유는 올해 1분기 매출이 35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6% 성장했다.

반면 갑질 사건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쟁 기업은 전년 대비 매출이 9% 하락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이는 소비자들이 기업을 판단할  단순히 제품의 품질·가격·서비스 수준을 넘어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품기업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상품을 개발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사회적 가치 실현이 식품의 본질인 농업·농촌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 국산 농산물을 활용한 빙그레의 신제품 <비비빅 인절미> <비비빅 단호박> 전년 대비 매출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상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아 기업 이미지 제고와 마케팅에 도움이 되고 있다. 스타벅스도 전체 식품  10% 국산 농산물을 원재료로 사용해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 농업에 매우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식품기업들은 국산 원료 사용 비중을 높인 상품을 개발·생산하고, 소비자들은 적극적인 구매로 보답한다면 ‘식품이 농업을 견인하는 농업의 안정적인 1 구조가 완성될 것이다.

정부에서도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식품기업을 지원하고, 계약재배 비율을 최대한 높일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 농업의 기초체력은 강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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