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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재종 Jun 07. 2018

등기산- 후포등대의 꿈

1992년, 파리 몽마르뜨 언덕에서 즉석초상화를 그리면서,

그랑쇼미에 아카데미에서 열정적인 누드크로키를 하면서 가슴에 품었던 꿈 - 이 그림같은 인프라를 내 나라 대한민국에서 구현하고자 사반세기가 지나도록 뻘짓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뻘짓이 아니라 '별짓'이라 스스로 확신한다.

분명, 내가 꿈꾸는 별짓은 삶 속을 송두리째 관통해 온 프로젝트이므로 미래지향적이고 현재진행형이다.


서울 신사동에서 16년 동안 호기롭게 운영한 인물화아카데미그림패를 고향 울진 평해 오곡으로 옮긴지 1년이 지났다.

독수리가 거듭나기 위한 탈각의 몸부림이다.

고향 생가는 나의 창작활동의 구심점이다.

1년여 동안 이웃마을 백암온천 나들목에 있는 향암미술관 카페갤러리에서 귀한 인연들을 맺고 작업에도 나름의 성과를 이루었다. 그 연장선에서

이즈음, 또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다.

등기산 정상

서울의 북촌 프로젝트는 비단길이라 탐이 나지만 지뢰가 묻혀있어 일단 덮어두고, 또 다른 선택지를 뽑았다.

아버지 생시에 숱하게 들었던 한국전쟁 때의 등기산 이야기는 체험한듯 뇌리에 박혀있다.

후포등대

등기산 정상에 오르면 미친다!

소리없이 껌벅껌벅 불빛만 비추는 무인 등대가 망망대해 동해 앞에 서있다.

저 아름다운 풍광을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해 미치고,

여럿이 함께 나누지 못해 애닲다.

등기산과 후포항

지난해 울진군수에게 지속적으로 제안을 했던 후포 등기산 청사진!

후포 등기산을 한국의 몽마르뜨언덕, 로렐라이언덕으로 만들자고 핀잔하듯 쪼아댔었다.

누구는 없는 신화도 만들어낼 판인데, 이 거룩한 터전에서 밥만 먹고 똥만 싸다 인생 하직하고 말거냐고요!

"셰익스피어를 인도와 맞바꾸지 않겠다!"는 역사학자 토마스 칼라일의 뻥은 얼마나 통렬한가!

상상해보시라! 만일 등기산에 빈센트 반 고흐가 산다면....

소설가 이외수가 군부대 깡촌마을 화천군을 세계의 중심으로 만들어 놓지 않았는가!

등기산에 "황재종미술관"이 있다면?

두고보면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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